[논평] 이공계 전문인력의 5급 특채에 부쳐

글쓴이
sysop
등록일
2004-08-2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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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
이번에 과학기술 전문인력 53명을 5급 공무원에 특채하고자 시험공고를 낸 것은 과학기술계 전반에서 오래전부터 요구해온 과학기술 전문가에 대한 공직진출 문호개방의 조치로서 일단 환영한다. 과학기술계가 당초 과학기술인의 공직진출 기회 확대를 요구한 것은 날로 늘어나는 과학기술관련 국가정책과 대형 국책사업의 기획에서 수행 및 평가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전문성으로 무장한 과학기술인이 직접 참여하여 국가행정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국가경쟁력을 향상함이 목적이었으며 단순히 이공계의 진로 다양화나 실업문제의 해소책으로서의 공직진출이 목적은 아니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특채공고 내용은 다소 미흡한 감이 없지 않다. 먼저 채용 규모가 너무 작다. 공직사회의 인사적체가 심각하고 신규로 5급 이상의 자리를 만들기가 쉽지 않음은 이해하나 이렇게 작은 규모로 채용하는 것을 보면 기존 공직사회의 저항으로 마지못해 문호를 개방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채용직렬과 관련하여 53명 전원 기술직으로 특정한 자격증을 요구하는 분야가 많음은 물론 채용분야에 대한 전공 요구조건이 과도하게 세분화 되어있음을 지적한다. 이러한 전공 세분화 및 특정 기술분야로의 편중은 채용할 수 있는 인재의 풀을 스스로 제한함으로써 정작 능력 있는 인재들이 등용될 기회를 제한할 우려가 있다. 또한 선발인력의 전공분야를 지나치게 세분화 하면 정부기관의 조직개편 등과 맞물려 배치된 부서가 폐지되거나 임무가 전환되었을 때 신속하게 새로운 업무로 전환할 수 있는 순발력을 저해할 수 있어 자칫 이공계 전문가에 대한 공직사회 내의 불신감을 키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필요한 자격요건을 보면 이공계 박사학위 또는 이와 유사한 자격을 소지함을 기본으로하고 여기에 일정기간 이상의 경력과 특정기술 자격증을 요구하는 분야가 적지 않은데, 물론 5급이라는 직급이 결코 낮은 것은 아니나 이정도의 자격과 경력을 가진 인재들이 이미 30대 중반을 훌쩍 넘어선 연령대에 있고 또한 다년간의 실무경력이 있음을 감안한다면 경력과 능력에 따라 4급이상의 특채도 가능토록 문호를 더 활짝 개방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러한 잠재적 문제점들이 기우로 끝나고 이번에 채용되는 전문가들이 공직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여 앞으로 이공계 전문가의 공직진출의 문호를 대폭 확대하는 계기를 제공하기를 바라나 제도상 아쉬운 점이 없지 않은바 다음 번 채용부터는 좀더 개선된 공고가 나오기를 바란다.

먼저 채용분야의 전공을 지나치게 세분화 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공고처럼 세부전공을 박사학위 논문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이며 그 동안의 실무경력, 연구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전공을 평가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채용분야를 기술직에만 국한하지 말고 당초 취지대로 공직의 전 분야로의 진출이 가능해지도록 채용시점에서 전공별로 부처를 미리 구분하기 보다는 일단 채용후 연수과정을 거치면서 본인의 희망과 적성에 따라 전 부처로 배치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박사학위는 이미 그것만으로도 전문성에 대한 자격증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박사학위 소지자에 대해서 추가의 자격증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인 것으로 판단된다. 대학원 학업과 병행하여 별도의 자격증을 위해 시험준비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전공이나 자격에 있어서 융통성을 두는 것이 이공계출신 공직자의 다양한 직무의 소화에도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경력자 외에 갓 박사과정을 마친 인력에 대해서도 문호를 확대개방하고 경력자에 대해서는 호봉산정이나 직급 등에 있어서 경력을 반영하여 다양한 직급으로 전문가들이 진출하여 국정수행에 있어서 보다 영향력 있고 책임 있는 자리로 진출함으로써 이공계 전문가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는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
  • Kellypapa ()

      공무원으로서 5급이란 자리는 전적으로 기술적인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공무원 조직중에서 5급이상의 기술직은 국가의 전문적 기술분야의 정책을 수립하고 국가의 장래를 이끌고 나가야 하는 중대한 책임을 안고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특채된 분들을 보면 - 전부는 아니지만 - 너무 자신의 전공분야만 알고있어 이를 정책으로 이끌고 나가질 못하하고 있습니다.
    결국 행정직들의 놀음에 꼭두각시 노릇만하고 자기자리에 안주해버리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혹시 주변에 5급이상으로 특채된 분들을 보시면 제발 자기전공만 부르짖거나 자리챙기기 하지말고, 국가의 정책을 입안하는 것을 항상 생각하라고 조언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법'에 대하여 공부좀 하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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