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정부내 과학기술인력 부족현상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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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등록일
2002-08-0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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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안 다녀온 사람이 국방을 책임질 수 있나?

총 한번 쏘아본 적도 없고 엄동설한에 보초 한번 서보지 않은 사람이 국방부에서 군을 책임지고 국방정책을 좌지우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군부대원의 사기저하는 물론이거니와 무지에서 오는 시행착오로 인해 군부대에 대혼란이 오게될 것이다.  소총수에게 대포알이 대신 보급되는 실수가 발생하고 보초병에게 심심할때 들으라고 MP3플레이어가 지급되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딨는가? 이로 인해 나라의 국방이 위태로워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런데, 위와 같은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핵심 이공계 정부 부처라 할 수 있는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정통부의 정부 인력구조가 바로 그것이다.  무한경쟁시대 첨단기술 전쟁의 전사들인 이공계 연구인력 및 산업인력을 지원/지휘할 이공계 정부부처내 공무원들 대다수가 과학기술에 문외한인 행정직이라는 것이다 (주1).

이들은 이공계 대학생이면 흔히 겪는 '만성적인 이공계 푸대접'과 '현대 과학문명의 이중성에 대한 고민' 한번 제대로 못해본 사람들이다.  그러니 작금의 '이공계 기피 현상', '고급 과학기술인력 탈한국현상', '과학기술인 조기퇴출 문제' 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어떤 방식으로 실마리를 풀어나갈지 생각자체가 안 떠오르는 것은 자명한 것 아닌가?

그동안의 거듭된 과학기술 정책 실패로 인해 한국의 과학기술자들이 실의에 빠지고, 청소년들은 노골적으로 이공계 대학진학을 기피함으로써 국가 장래가 어두어지고 있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않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과학기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기에 사태의 심각성마저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문제의 본질조차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표한 정부 대책의 경우, 그간 적지않은 시일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원론적인 입장에서 미봉책만 나열한 것을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주2). 전문성 결여로 인한 무능력이 드러났으면 그 분야 전문가로 대체되거나 능력없는 자는 도태되어야 뭔가 앞으로 나아질 가망이라도 보일텐데, 그런 자정능력조차 없는 듯하다. 아직까지 과학기술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공청회를 열겠다는 움직임이나 이번 사태를 책임지고 물러났다는 사람 한 명 보질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한국 과학기술인 연합은 이공계 총체적 위기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내 과학기술  공무원을 적정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며, 다음과 같이 4 개 항목을 최우선적으로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

1. 청와대에 과학기술 수석을 두어야 한다.  '과학기술 입국'만이 살 길인 국가로서, 과학기술 정책중심의 국정운영을 내외에 표방하고 효율적인 과학기술 정책집행을 위한 최소한의 가시적 조치이다.

2. 적어도 과학기술 핵심정부부처인 과기부, 정통부, 산자부 장관 및 차관은 반드시 과학기술계 인사로 채워라. 더이상 물리량 기본단위도 모르는 정치인 출신은 안된다.

3. 현재 평균 10%수준에 그치고 있는 국/과장급이상 과학기술직 공무원 고유보직 수를 전체적으로 30% 이상으로 높이는 등 과학기술에 전문식견이 있는 인력들이 고위공직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라. 과학기술 관련 업무가 대부분인 과기부, 산자부, 정통부는 과학기술직 공무원 비율을 90% 이상으로 유지하라. 

4. 3항의 실현을 위해서 현행 5:1 수준의 행정고시/기술고시 선발 인원을 향후 5년간 점차적으로 1:1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행정고시에 공통의 과학기술 과목(IT, 물리/화학 개론)을 신설토록 하라. 개방직 고위공무원(2급)에 경륜이 풍부한 이공계 연구원/교수들을 적극 채용하라. 조기에 과학기술 전문인력을 관료로 활용하기 위해 '03년부터 한시적으로 5년간 매년 30명수준의 4-5급 박/석사급 공무원 특채를 실시하라. 현재 독립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행정직/기술직 공무원 연수 또한 통합해서 함께 시행해야한다.

21세기의 국가 경쟁력은 곧 그 나라의 과학기술력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현재 이공계가 겪고 있는 위기는 지금은 과학기술인들에게만 국한되고 있지만, 조만간 수출경쟁력 약화라는 형태로 우리 사회 전체 문제로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더 늦어지기전에 정부의 조속한 대응과 결단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이다.

한국 과학기술인연합 운영진 일동

주1.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과학기술공무원 실태조사, 중앙인사위원회) 과학기술부는 겨우 50%가, 산업자원부는 3분의 1만이 과학기술관련 공무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세기 IT 를 주도해나가야 할 정보통신부는 기술직 공무원의 수가 30% 수준에도 못미치는지 통계자료자체에도 수치제시가 되지 않을 정도이다. 

주2. 국가과학위원회의 이공계 사기진작 정부대책에 대한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의 공식논평 자료 참조
  • 돌샘 ()

      이공 관련 내용에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군대 안 다녀 온 사람이 국방을 책임질 수 있느냐, 대포알 보급, MP3 지급 등의 비유는 너무 가볍다는 느낌이 듭니다. 병역이 자원제인 외국에서는 군대 갔다 오지 않은 사람도 심지어는 여자도 국방 장관 하고 합니다. 유시민씨 글처럼 군에 가서 총 좀 쏴 보았다고 국방장관이나 총리가 되기엔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는 없죠. 하여튼 위에서 언급한 표현들이 다른 공식 논평글은 물론 이 글 자체의 내용에 비해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군요.

  • 돌샘 ()

      국방을 책임지는 자리에는 국방을 잘 아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고 특별한 경력이 없는 한 군에 갔다 온 것이 도움이 된다 정도는 좋습니다만 비유의 분위기가 군에 갔다왔다는 단순한 사실이 국방 담당자가 되는 획기적인 조건인 것처럼 표현된 것을 지적할 뿐입니다.

  • 김덕양 ()

      국방관련 부문에서 몇 마디 드리자면, 현재 준전시 상황인 우리나라에서 같이 '전문성'이 지극히 강조되는 경우 (물론 과학기술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위기상황이니까요), 실제 경험이 부족한 사람을 고위급에 앉히는 것은 곤란하다고 봅니다. 평화상태인 외국의 사례와 비교하시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되네요. 다소 희극적으로 보이도록 하기위해서 위을 예들을 들었습니다. 그 점 양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김덕양 ()

      마찬가지로 국민소득 만불수준의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불수준의 지식기반 사회로 발전하려면, 정부내 적재적소에 전문가들이 배치되어야하는데에도 불구하고 구시대적인 공무원채용방식을 아직도 채택, 운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던 점이 이번 논평의 시작점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논평은 단순히 과학기술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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