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없이 살고, 엄청후회합니다. 한탄글입니다...

글쓴이
립톤홍차
등록일
2019-10-19 01:33
조회
10,33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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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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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ㅂ신 패배자의 한탄입니다. 아무 영양가가 없으니 읽지 않는걸 추천드립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해서 여기에라도 써봅니다.
중3때부터 꿈이 있었습니다. 공학자가 되어서 인류발전의 최전선의 기술개발을 하고싶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열망하던 과에, 전국 최고급 교수님들이 계신 학교에 입학해서 너무나 행복했고 인생이 계획한대로 다 순조롭게 이뤄질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재수도 안했는데 29살이고 이제 졸업합니다. 학점은 2점대 후반입니다. 휴학을 3번을하고 연장학기를 2년다니고 연장학기 도중에 학고를 2번받아 재적까지 당하고 재입학해서 어찌어찌 졸업은 하네요. 진짜 개 막장인것같습니다. 이러니 공백을 메꿀 변명이 없더군요.
대학교 필기시험이 저에겐 너무 힘들었습니다.. 90퍼센트가 사람들이 돌리고 돌리는 소스에서 나오고, 그걸 완전히 암기해야 했습니다. 소스없이는 거의 풀지 못할정도의 난이도로 나오더군요. 저는 외우는걸 너무너무너무 못했습니다. 학교입학도 수리논술을 보고 들어왔으니까 말이죠. 항상 필기시험은 폭망. 70점을 맞아도 평균이 80점이고 아래로는 한둘밖에 없으니 출석을 다하고 팀프로젝트를 1~2등 해도 필기시험 배점이 80퍼센트니 상대평가로 C+이 나오더군요. 거의 모든과목이 다 이런식이였습니다. 어떤과목을 듣던 모두 팀프로젝트가 있었고, 거의 항상 제가 팀장을 했습니다. 기획 설계 제작 발표 거의 다 제가 맡아서 한게 많은것같네요...제가 성격이 소속된 곳의 사람을 위해서면 자신은 뒷전이라 시험공부 할 시간에 프로젝트만 했네요. 영악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너무 멍청했네요.
뭐...무슨 말을 해도 핑계이며, 남들은 피눈물나는 노력할때 저는 게임하고, 연애하고, 동아리활동이나 했네요. 특히 동아리활동이 너무 재밌어서 눈이 뒤집혀서 시험이고 뭐고 다 냅두고 대회참가할 작품만 만들었네요. 뭐 덕분에 상도 여러개 타고 전국순위권도 들고 세계대회도 나가보고 했지만.. 결국 너무 많은나이, 너무 늦은 졸업, 너무 낮은 학점에 좌절합니다. 그냥 우리나라 취업은 학벌, 학점, 나이가 전부같습니다.. 공대면서 언어공부는 또 왜좋아했는지 쓸모없이 영어도 잘 못하면서 제2외국어를 2개나 하네요. 워홀은 또 왜 갔다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짜 쓸모없는 시간이였던거 같습니다. 자격증 다 찢어버리고싶네요.
같이 활동하던 선후배 친구며 알던사람들은 전부 하나도 빠짐없이 초일류 대기업에서 꿈을 마음껏 펼치고 있네요. 아니면 좋아하는 학업을 연장하여 대학원을 다닙니다. 현타 제대로 옵니다. 돈 욕심은 전혀 없습니다. 연애도 결혼도 집장만도 별로 생각없습니다. 그저...수준높은 사람들과 같이 일하면서 많이 배우고, 선진기술을 연구하고 일하고 싶습니다. 연구가 아니여도 선진기술을 가진 회사에서 일하고싶네요. 이젠 같이 활동하던 친구들과도 만나서 이야기에 끼지도 못하는게 너무 한탄스럽습니다. 처음엔 잘 못느꼈는데 갈수록 느껴지더군요...앞으로 인생격차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그들에게 저는 점점 잊혀지겠죠. 지금 심정은 솔직히 10년동안 월 100만원만 준다고 해도 오라고하면 갈것같습니다...
그동안 놀면서 정말 행복하고 잊을수없는 추억이였고, 너무나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게 해줬지만, 댓가는 너무나도 잔혹하네요. 이제와서 후회합니다. 이제와서 정신이 차려집니다. 하지만 너무 늦어버렸네요.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다 우리회사엔 너같은놈이 필요하다라고하네요. 응원해주려는 말인지 진심인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정작 기업에선 필요로 하지 않았네요. 대학생분들, 연애와 게임은 학업이 정말 여유로울때 합시다. 아니 그냥 대학생때는 하지마세요 정말로요. 학점이 전부입니다. 정말 정말로요...나이가 많아도 취업 잘되시는 분들은 편입생이거나 몇수생이시거나 다른일하다가 늦게 대학오신분들입니다. 학점이 낮은분들은 다들 휴학같은거 안해서 나이 어리고 다른 초강력한 뭔가가 있습니다. 저처럼 학업못따라가서 인생 조지지 마세요. 진짜 필사적으로 학점사수하세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요. 게임하시는분들, 정신차리세요.
전 이젠 다 내려놓고 다른길을 찾아봐야 할것같습니다. 경쟁에서 제대로 패배했습니다. 아마 기술직공무원 준비할것같네요. 정말 재미없는 인생이 되겠죠. 취준생분들, 다들 절 보면서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전 모든걸 다 잃었습니다. 꿈도, 돈도, 나이도, 자존심도, 자존감도, 가치관까지 전부요. 살다보면 또다른 목표와 행복을 찾는날이 올까요? 몇번 느껴봤지만, 꿈이 완전히 좌절되는건 정말이지 견디기 힘드네요. 저라는 사람의 스토리는 여기까지인것같습니다. 재능은 펼쳐보지도 못한채로 하루하루 썩어가겠죠. 연구원분들, 너무 부럽습니다. 같은시대에 같은나라에서 태어나서 나름 명석한 두뇌를 가졌으면서 여러분은 이뤘고, 저는 못이뤘습니다. 너무 부럽습니다. 아직 기회있는 분들은 꼭 성공해서 제 몫까지 행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다시 긴 우울증에 빠져살것같네요.
여기에서 여러분이 펼치는 꿈을 엿보면서 대리만족이라도 해야겠습니다. 여러분 행복하세요.

  • 돌아온백수 ()

    창업 하실 분이네요. 대박 기대.

  • Kallempty ()

    저도 학사출신에 늦은 20대후반 졸업생인데 읽으면서 늦게 졸업해서 슬프다는건지 좋은 스펙쌓았다고 돌려서 자랑하시는 건지 모르겠네요. 전국 최고의 교수진이라하니 좋은 대학이시겠고 그 안에서 학생들은 대기업알앤디도 가고 좋은대학원도 가시니 더욱 비참해보이겠지만 평균적으로 좋은 대기업 일반 공학직군 공채에선 님같은 분들이 오히려 잘됩니다. 서류나 필기에서 떨어지는건 낮은 학점 많은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회사를 덜이해한 자소서와 준비안된 인적성성적일 뿐이지 핑계라고 보입니다. 두세달만 준비해도 잘 되 실분인 것 같은데 왜그러시는지..

  • kobu ()

    좌절 - 후회 - 악순환 - 좌절 - 후회 - 절망 - 한탄 - 중독 - 자살

    설마 나한테 그런 일이 일어날까 싶지요.
    우리나라에서 하루에도 몇명씩 자살을 시도하는데
    잘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인생의 가치는 행복이 아닙니다.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는 점에서 누구나 결국 비극이라 볼 수도 있죠.

    종교를 가지던, 책을 읽으시던, 여행을 다니시던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보세요.

    꿈, 돈, 열정과 같은 물질적인 것은 가져도 끝이 없으며,
    자신감이란 것은 상대적인 것이라, 본인이 남에 비해 부족한게 조금만 있어도 바로 좌절됩니다.

    저는 학부시절에 회의주의와 염세주의에 깊게 빠져서
    악순환이 계속되어 2학년때 자살 직전까지 갔습니다.

    그 이후 대학 시절에 불교, 개신교 여러 곳을 다녀보기도 하고,
    행복학, 심리학에 관련된 책도 많이 읽으면서 행복해지려고 했지요.

    지금은 복음을 받아들여, 천주교 신자로서 평화롭게 기쁘게 살아가고 있지만,
    만약 제가 대학 시절에 꾹 참고 대학 공부만 했으면 지금쯤 살아있었을까 싶습니다.

    너무 돈이나 꿈 같은 것에 집착하지 마세요.
    그런 세상의 것들은 추구하면 추구할수록 멀어집니다.
    가지는 것에 비해 기대가 너무 커지기 때문이죠.

    종교를 굳이 가지라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의미든 비교적 절대적인 가치를 찾고자 노력하셔야 합니다.
    아니면 건강한 삶을 살 수가 없어요.

    그냥 본인이 욕심이 많으신 겁니다.
    조금 내려놓고 한숨 돌리면서, 가지고 싶은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떠올려보세요.
    한국에 사는 우리는 생각보다 축복받은 사람들입니다.

    제가 정녕 드리고 싶은 말은,
    남과 비교하는 마음, 더 갖고 싶은 마음은 인간을 병들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신학적으로는 선의 결핍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밖에 나가서 보세요.
    본인이 희망하셨던 직장을 가진 사람들, 학벌을 가진 사람들
    나름 성공 가도를 달린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보면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선 또 더 높은 자리, 더 높은 연봉이 보이기 마련입니다.
    그게 인간입니다.

    시야가 너무나도 좁으십니다.
    인생은 학점 - 직업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다가 아닙니다.
    수천가지의 길이 있고, 수천가지의 가치가 있습니다.

    용기를 가지세요. 길은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도움을 청해보세요.
    사람들은 생각보다 이타적입니다.

    제가 보았을 땐, 기술직 공무원은 자존감 결핍과 병든 자아를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이라고 보여집니다만, 본인의 인생은 본인의 선택이고 자유입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이 진심으로 심히 염려됩니다.

    행복에 이르는 길은 욕심을 채울 때가 아니라, 비울 때 열린다. (에피쿠로스)

  • tSailor ()

    장점이 많으신데, 잘 살려보세요.

  • 빨간거미 ()

    학점은 별로지만 프로젝트를 잘 하는 학생들이 있고,
    프로젝트는 별론데 학점이 잘 나오는 학생이 있습니다.
    양쪽 다 각자의 장점으로 인해 그런 결과들이 나오는 것이라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을겁니다.
    둘다 못하는 학생들이 문제지요.

  • 짜이한잔 ()

    윗분들 말씀대로 장점이 많으신 것 같은데요? 저도 돌고돌아 28살에 유학을 시작했고, 곧 34살에 박사디펜스를 마칠 예정입니다. 눈을 돌려 해외로 학업을 연장하거나 취업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굳이 한국에 남을 필요 없습니다. 더 많은 기회가 한국 밖에 있다는 것도 기억해두세요. 그 정도 프로젝트 진행력이면, 외국에서도 잘하실거라 생각됩니다.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단순히 학점 때문에 포기한다면, 너무 아깝지 않은가요?  힘내세요.

  • 홍홍 ()

    2.5로 졸업했는데 잘 살고 있습니다. UIUC 교수가 쓴 글 한번 보세요.

    https://3dpancakes.typepad.com/ernie/2005/03/re_phd_with_low.html

    초일류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도 다 고만고만하게 삽니다.

  • 늘그대로 ()

    대기업취업이 목적이었으면, 패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무엇을 하고 싶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죠. 대기업취업을 제꺼놓고 가면 여러가지 길이 (특성상 공무원은 본인 성격에 안어울릴 것 같은...) 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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