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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남극 세종기지 사고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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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작성일2003-12-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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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난 12월 8일 남극 세종기지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중 사고를 당한 고 전재규 님의 영전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 아울러 불행 중 다행으로 무사히 구출된 분들의 건강도 속히 회복되시길 기원한다.

이번 사고는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는 동료들이 조난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구조차 나갔던 동료 대원들이 악천후로 인해 또다시 조난을 당한 사고로, 사전에 잘 갖추어진 장비 등에 의해 구조를 시작하였다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로 보여 그 안타까움은 더할 나위가 없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남극에 진출한 이후 남극의 대기․지질․지구물리․생물․해양․우주과학 등을 연구하고 석유탐사를 하는 등 미래의 자원과 지구환경 문제에 대비하는 체계적인 연구 활동을 해오면서 많은 연구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열악한 조건에서 오로지 연구에 대한 열정으로 힘들게 연구해온 수많은 연구원들의 땀의 결실이 감추어져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이번에 희생된 전재규 님의 서울대 대학원 재학 중 장학금을 놓치지 않는 재원이었지만 생활고 때문에 계약직 연구원으로 남극 탐사 길에 올랐다는 이야기는 과학기술인의 현실을 잘 대변하고 있다. 언제나 그러하듯 과학기술인의 노력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 기적을 일구어내는 신화 창조의 이야기로 회자되고, 사회는 과학기술인들에게 그런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과학기술인의 비정규직 문제, 실질적 연구 인력인 대학원 학생들에 대한 처우 문제 등의 개선을 뒤로 미루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 국민소득 2만 불을 뛰어넘는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힘이 무엇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 위험하고 힘든 현장에서 묵묵히 고생하는 많은 연구자들의 안전 문제를 비롯한 처우 개선을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기를 정부에 바라마지 않는다. 또한 과학기술과 국가를 위해 희생된 전재규 님의 장례는 국가와 과학기술계가 성대히 치러 못 다 피고 사라진 젊은 과학도의 영혼을 달래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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