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스파이에 의한 기술유출 사례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기술유출은 국부의 유출이며 기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지만 기술에 관한 구체적인 전문지식이 부족한 조사과정을 통해 일부 당사자의 이야기에만 의존하는 처벌은 자칫 잘못된 족쇄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피해액 산출에 대한 논란은 정확한 잣대가 마련되지 않아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계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첨단 기술과 관련해 중요한 정보를 유출시키는 행위는 아주 나쁜 일에는 틀림없으나, 잘못된 기술 범위의 해석에 따라 무고한 범죄자도 양산할 수 있다. 널리 알려져 있는 기술이 첨단 기술로 둔갑하거나 크게 부풀려진 피해액에 집착한 무리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기술 유출은 단지 권리 자체만을 바라보는 법적 시각으로만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기술의 혁신을 바라보는 큰 시각과 더불어 기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만 한다. 잘못된 기술유출에 대한 처벌은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과학기술인력의 희생을 강요하는 만큼 보다 신중하고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은 여론에 휩싸여, 혹은 일방의 주장에만 귀 기울여 무고한 과학기술인의 희생이 나오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