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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과 아인슈타인 등에 대한 커다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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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작성일2018-04-1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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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의 공감의 과학] 다윈과 아인슈타인에 대한 큰 오해

지난달에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의 유해가 안치될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는 그의 대선배인 천재물리학자 아이작 뉴턴과 저명한 생물학자 찰스 다윈도 함께 영면해있다. 그런데 다윈과 그의 진화론은 생전에 기독교계 등으로부터 큰 비판을 받았을 뿐 아니라 사후에도 많은 오해를 사왔다. 강한 자만 살아남는 적자생존과 자연선택이 진화의 원리이므로 인간사회 역시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고 약자는 도태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으냐는 식의 사고이다.
그러나 이는 이른바 자연주의적 오류라 불리는, 즉 현상과 당위를 혼동하는 데에서 생기는 대표적인 오류의 하나이다. 다윈과 그의 후계자들은 도리어 자연상태에서나 발생하는 적자생존 경쟁을 인간사회에서 정당화할 수 없으며, 이를 방지하는 것이 문명사회의 목표라고 역설한 바 있다.
 
호킹이 세상을 떠난 3월 14일은 아인슈타인의 생일이기도 한데, 그의 상대성이론 역시 대중들에게 가장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의 이론을 “시간과 공간마저 절대축이 없을진대 모든 것은 보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것일 뿐이다”고 해석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그러나 이는 시공간이 서로 연관되고 관측된 계에 따라서 길이와 시간이 달라 보인다는 상대성(Relativity)의 의미를 대단히 잘못 이해한 것이다. 시공간은 결코 사람의 주관에 따라 멋대로 달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공식에 의해 그처럼 표현될 뿐이다.
이 이론의 핵심은 ‘모든 물리법칙은 관측하는 사람의 상태와 무관하게 같다’라는 것이다. 즉 정지한 상태의 관찰자건, 등속 혹은 가속도로 운동하는 상태의 관찰자건, 동일한 물리법칙이 적용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름처럼 ‘상대적인’ 이론이 아니라 도리어 절대적인 이론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일반 대중뿐 아니라 이름 꽤 있는 철학자·경제학자들마저 상대성이론을 인문사회과학에 잘못 끌어들인 역사적 사례들이 적지 않다.
4월 과학의 달을 맞이하여 이처럼 자연과학이론에 대해 오해가 생기지 않고 대중들이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하는 것도 필자와 같은 과학평론가들의 중요한 임무가 아닐까 싶다.
 
최성우 과학평론가

[중앙일보] 2018.04.10

댓글 1

묵공님의 댓글

묵공

아주 시의적절한 지적입니다.
아인시타인이나 다윈처럼 많이 오해받은 과학자도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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