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아래 V를 보니, 저도 하나 추가합니다.

이 드라마는 어릴쩍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드라마는 아니지만, 제가 본 TV 시리즈 가운데에서는 단연 최고에 속하는 드라마입니다.

전쟁이나 재난 영화가 그렇듯이 '전쟁'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서 고군분투하는 '인간'이 방점인 드라마인데,  미니시리즈부터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꼼꼼한 이야기와, 매우 과학적이면서도 이성의 한계를 넘어서는 이야기들로 꽉 차 있습니다. 그렇다고 X 파일같은 이야기는 아니고, 상당히 무거운 주제들을 (humanity가 가지는 근본적인 질문을 합니다) 묵직하게 끌고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보통은 이야기를 이 드라마정도 수준으로 벌려 놓으면 상당수의 소설이나 드라마가 수습을 못하는 편인데, 그 모든 것들을 상당히 만족스런 수준으로 수습하고 정리 하는 것도 참 대단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는 이야기가 전달하는 내용이 마음을 너무 힘들게하는 때가 많아서, 보다가 쉬었다가 다시 보고 그렇게 해서 시즌 4를 기어코 끝내고야 말았습니다. 요즘은 이 드라마에서 느낀 것들을 어떻게 내가 정리하는가가 일상의 숙제입니다.

언젠가 좀 빡센 드라마를 보고 싶으시다면, 긴 시간을 내셔서 시작해 보세요. 어느 순간 베틀폐인이 되어있는 스스로를 발견하실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