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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젊은 과학자에 거는 기대 [06.01.19/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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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g 작성일2006-02-0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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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젊은 과학자에 거는 기대
/최희규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공학박사

2006/01/19 030면 11:31:56   


젊은 과학기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황우석 논문 조작 파문 등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면서 한동안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 빠져 있었다.
처음에 윤리문제에서부터 시작돼 논문조작,줄기세포의 진위여부 논란 등을 거쳐 결국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지금 이러한 모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필자의 심경도 답답하다 못해 암울하기 그지없다.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는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국내 연구자들의 노력을 폄하하고,비난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생겨나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국내 과학기술인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살을 에는 고통을 감수하는 등 치열한 자기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황 교수의 논문 조작 파문을 끝까지 밝히는 데 앞장선 이들이 바로 우리나라 젊은 과학자들이라는 점에서 그나마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세계 각지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한민국의 많은 연구자들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들 연구자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나아가 결국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이 시간에도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미다스의 손이 되어 돌덩어리를 황금으로 만들겠다고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말없이 자기의 갈 길을 걸어가면서 묵묵히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다. 학위 과정 중이거나 학위를 막 취득한 젊은 현장의 연구자들은 열악한 연구 환경에도 불구하고 연구에 대한 열정과 희망찬 미래를 꿈꾸며 휴일도 없이 밤잠을 설쳐가며 연구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고의 연구비를 받던 교수의 입에서 '우리 연구실 학생들은 라면만 사주어도 연구를 열심히 하더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오고,수십억원의 연구비를 받던 그 연구실의 연구원이 월 수십만원의 연구비를 받고 연구를 진행하였다는 사실을 보면 그 밖의 연구실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지방대학 연구자들은 더욱 어렵고 학위 후의 진로마저도 불투명하다. 그렇지만 이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단 한 가지,훌륭한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서 맡은 바 본분을 다하며 성실히 연구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들의 노력을 하찮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인류의 삶을 질을 높이고,생명을 연장하고 나아가서는 우리를 먹고 살게 하는 모든 것이 이들의 손에서 발견되고 만들어지고 이룩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따라서 보다 합리적인 처우의 개선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주먹구구식의 지도교수의 관리체계에서 벗어나야 하고 무조건적인 도덕성만을 요구하는 연구비 관리 및 연구과정의 시스템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안정적인 연구가 지원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옛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린 다시 한번 단단해 져야 한다. 이제 우리의 희망을 짊어진 과학기술인들은 다시 한번 도약해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열심히 자기의 일에 묵묵히 매진해온 이들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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