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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R&D) 비효율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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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에너지 작성일2019-08-0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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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택 에기평 원장님의 8월7일자 전자신문 기고문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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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구비 부정이 단골뉴스다. 5만 4,000개 정부과제 중 0.4%가 해당된다. 99.6%의 선량한 연구자들이 복잡한 증빙서류 처리로 시간을 낭비하는 원인이다. 작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3,781명으로 OECD 상위권이지만, 1996년 12,653명에 비하면 1/3로 줄었다. 정부가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률은 5년 전부터 미국보다 낮아졌다. 연구비 부정도 교통사고처럼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문제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연구개발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올해 20.5조원인 정부 연구개발비의 3배인 민간부문까지 합하면 전체 연구개발비는 약 85조원으로 추산된다. 국내총생산(GDP)의 4.5% 비율로 세계 1위 수준이니 국민적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과연 비효율적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만성적 기술무역수지 적자가 자주 문제시된다. 2017년에 기술도입액이 165억불, 기술수출액이 118억불로 47억불 적자다. 그러나 그 비율인 기술무역수지비가 2010년에는 33%였지만 꾸준히 높아져서 2017년에 72%가 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2년에는 기술무역수지 흑자국이 된다. 통상 90%를 넘는 높은 겉보기 연구개발 성공률도 단골 지적사항이다. 하지만, 산업부문 과제의 사업화 성공률은 45% 내외로 적절한 수준이다. 이게 너무 낮으면 연구비 낭비지만 너무 높아도 목표가 낮은 것이니 문제다.

중소기업 위주로 나눠먹기 지원이라는 비판도 있다. 정부 연구개발이 독이니 직접지원을 중단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민간 연구개발 투자는 대부분 대기업이 한다. 따라서 정부 연구개발 지원은 상대적으로 열세인 중소기업에 하는 것이 맞다. 작년에 우리의 소재·부품 수출은 3,162억불, 수입은 1,772억불로 1,391억불 흑자였다. 반면, 작년에 일본과는 소재·부품 수출 137억불, 수입 288억불로 151억불 적자였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있는 1,194개 품목 중에서 13%인 159개는 대일 의존이 크다. 특히, 에너지 소재·부품 대일 의존율은 7%다. 이들 품목은 국산화가 불가피하다. 다행히 대부분의 나머지 품목은 수입선 변경이 가능하다. 이 경우 연간 17조원에 달하는 일본의 무역흑자는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소재·부품은 중소기업 주요 업종인데, 그동안의 집중투자가 주효했고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는 방증이다.

우리 연구개발의 높은 효율은 세계 5위 특허강국에서도 확인된다. 우리의 국제특허(PCT)가 4위 독일의 90%로 좁혀졌는데, 이 추세라면 3년 내 독일을 앞지를 전망이다. 2010년 이후 양 위주 특허가 문제되면서 질 위주로 바뀌었다. 참고로, 양으로는 미국을 따라잡은 중국 특허도 질이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무선통신·디스플레이·가전분야는 일본을 제치고 10년 이상 세계 1위다. 원자력·석탄화력은 세계적 수준으로 기술자립했다. 안전성·경제성과는 별개로 기술수준은 그렇다. 1,500 km에서 2m 표적을 명중하는 순항 미사일도 국내개발했다. 지난 40여 년간 과학기술에 집중 투자한 결과다. 이게 대기업의 성과라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정부 연구개발로 가능성을 확인 후 민간투자로 이어졌다. 삼성 반도체, 현대 수소차, LG·SK 배터리가 그 예다. 인력양성과 수출지원도 정부가 했다. 이런 식으로 바이오헬스, 로봇, 미래차도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 연구개발 효율이 낮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참여정부에서 자주국방을 위해 연평균 국방비를 8% 증액했다. 복지비는 10% 했다. 지금은 장기 무역침체와 기술전쟁에 대비할 때다. 군자금인 연구개발비 10% 증액이 필요하다. 아직 우리 연구개발비 규모는 미국·중국의 1/5, 일본의 1/2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 연구개발 투자비율도 경쟁국들보다 낮다.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과 디지털전환·에너지전환 등 혁신성장을 위한 필수투자다. 대신 과학기술계는 연구효율을 10% 향상시키자.

전자신문 링크(http://www.etnews.com/20190807000173)

[이 게시물은 sysop님에 의해 2019-08-10 10:31:34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댓글 3

시간님의 댓글

시간

아주 좋은 뉴스고 반가운 이름도 보이는 뉴스입니다. 사이엔지가 한국 국가 발전, 과학기술 발전, 또 경제 발전에 큰 몫을 보이지 않게 해왔다는 증거가 되는 기사링크네요.

기적은 생활 주변에서 언제 일어났는지 알 수 없을 때, 우리 주변에서 서서히 밀려오네요. 놀랍습니다!

mhkim님의 댓글

mhkim

제가 오래전에 이곳에서 그들과 격차는 크지만 할 수 있다는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을 적은지 불과 몇 년후에 tv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했고 십년이상 1위를 유지했습니다. 다만 지금은 중국이 우리의 자리를 넘보고 있죠.  세계 1위가 가능하리라 생각하지는 못했는데 해보니 가능하더라구요. 하면된다라고 무턱대고 주장하는게 아닙니다. 꾸준히하면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거죠. 성공도 해본 사람들이  성공합니다. 성공도 습관입니다. 무한 긍정을 하라는게 아닙니다. 주의깊게 선택을 하고 현명한 노력을 꾸준히하면 성공에 가까워 집니다. 실패하면 또 어때요. 다시 일어나서 가면되죠.

빨간거미님의 댓글

빨간거미

정말 반가운 이름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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