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시대의 도래와 과학기술자의 역할 - 인과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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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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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0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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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경제변화에대해 Peter Drucker는 그의 최신작 Next Society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첫째, 기업구조가 개발도상국 경제에 전형적인 것이자 적합한 것으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다. 즉 전문경영인이 자율적으로 경영하는 독립적 회사들이 주류를 이룬다는 말이다.

둘째, 제조업이 차지하고 있는 부와 일자리 창출 역할, 경제의 중심 역할이 꾸준히 줄고 있다.

셋째, 한국의 거대 이웃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주요한 잠재적 성장 시장으로, 동시에 주요 경쟁자로 등장했다.

넷째, 노동력의 중심이 지식근로자들로, 그리고 지식기술자들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이들 지식근로자는 한국 경제의 핵심자원이자 부의 창출자다. 지식 작업의 생산성과 지식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이 한국의 중심적인 경영과제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그는 또 말하기를 "역사상 어떤 나라도 한국이 두 세대 동안 겪은 것보다 더 빠른, 더 철저한 변화를 겪지는 않았다. 또한 앞으로 20여 년 동안 어떤 나라도 한국이 변해야 할 만큼 빨리, 그리고 철저히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은 경제구조와 사회구조, 특히 기업구조 측면에서 위와같은 네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라고 한다. Peter Drucker가 말한것처럼 우리 미래가 변화할지는 잘 모르지만,  지금이 정보화혁명의 최종 정착역이 아니며, 앞으로의 20년은 지나온 20년보다 더 격심한 변화를 겪을수 있다는 점에선 많은 사람들이 일치하고 있다.

이중에서 한국에 향후 20년간 일어날 변화의 핵은 단연 중국의 공업화라고 할수 있다. 이미 저가격경쟁에서 한국은 중국의 경쟁상대가 되지않는다. 신문을 보면  중국해안지역의 근로자임금은 한국의 1/3수준, 내륙지역 대도시부근은 해안지역의 1/3, 내륙지역 시골부근은 또 그보다 1/3 이하 수준이라고한다. 이정도의 임금실정이라면, 설사 중국해안지역의 경제발전으로 인해 중국노동자의 임금이 올라가더라도 그보다 싼 내륙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면 제품에서 차지하는 인건비는 여전히 올라가지 않는다. 이말은 앞으로 최소한 10년간은 중국 상품에서 차지하는 인건비의 비중은 고정된다는 말이된다. 

또 중국기술자의 노동수준또한 한국에 떨어지지 않는다. 이미 중국에서 기술문제로 제조하지 못하는 제품은 없다고 하니, 중국이 WTO에 가입한이상 우리나라 시장에서 질좋고 싼 중국제 첨단제품을 볼수있는 날이 얼마남지 않은 것이다. 물론 상표는 여전히 Samsung, LG, Hyundai등을 붙이고 있을 가능성은 있지만, 분명히 Made in China인 값싸고 질좋은 고급 중국제품이 몰려올 경우, 그런 경향은 위에서 말한 중국의 노동시장구조와 맞물려서 최소 십년이상은 지속될것이라고 생각한다. 저급상품이건, 고급상품이건, 경쟁에 의해 최소한 10년이상 상품값이 올라가지 않는 새로운 시대, 바로 디플레이션시대의 시작인 것이다.

이렇게 저급,고급제품이 시장에 넘쳐나고 끝없이 공급된다면, 중요한 것은 제조업같은 공급자가 아니라 유통업,판매업같은 수요자가 될것이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유통혁명또한 그런 변화의 하나라고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상품의 판매가격을 더이상 제조자가 정하지 못하는 시대가 온다면, 그제조업에 종사하는 과학기술자의 운명은 어떻게 될것인가? 예상하건데 최악의 경우 대량실업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부산의 신발산업처럼, 구조조정에 실패해 경쟁력을 잃은 제조업을 시작으로 대량실직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비관적 전망은 우리나라가 구조조정에 실패할경우 충분히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Peter Drucker가 말한 네번째 예상처럼, 구조조정에 성공해 지식노동자위주의 산업구조로 재편될 가능성또한 크다. 지금처럼 경영자의 결정으로 외국에서 기술을 사와, 상품을 제조해 외국에 내다파는 경제구조가, 지적노동자들의 지적생산성에 의지해서 가격경쟁에 무관한 제품제조위주의 경제구조로 변화한다면, 단순제조업은 사양산업이 되거나 중국으로 이전해 가더라도 상관없다.

Peter Drucker가 말한대로 이제는 지적생산성을 높이는 지적기술자나 지적근로자같은 이공계 연구인력를 경제적, 사회적으로 대우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운명은 이들에게 달렸기 때문이다. 그들을 독려하고 예우해서 다가오는 변화의 시대를 능동적을 맞이해야한다. 그래서 무한경쟁시대에서 무한경쟁에 좌우되지않는 제품을 개발해야만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갈수있는 희망이 보일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경제미래는 낙관적으로 될것이며, 그 변화의 주도적 역할은 우리 젊은 과학기술자들이 맡아야 할 것이다.
 

  백수. 중국의 인건비는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습니다. 지적하셨듯이 내륙에서 값싼 노동력을 언제까지 데려다 써먹을 수 있을지는 얼마전 월스트리트 저널의 분석에 의하면 10 년정도로 예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보다 더 빠르리라 예상합니다. 중국 내륙에서 노동력이 빠져나오는 시간보다 정보가 내륙으로 침투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기 때문이죠. 2002/08/25 x 
 
  백수.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공학계열 대학에 대한 막대한 지원을 통해 지식근로자를 양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미 중국에서도 상류층에서 부터 급속한 이공계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벌써, 미국의 많은 로스쿨과 MBA 스쿨에는 본토출신 중국학생들이 상당수 진출해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아메리카에 대한 열정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들이 소수라고 할지라도, 향후 수십년에 걸쳐 중국의 운명에 영향을 끼치게 될것입니다. 2002/08/25 x 
 
  백수. 지식노동자로의 권력의 이동은 20 년전에 앨빈 토플러에 의해 예견되어 온 것이고, 그 증거가 인텔, MS 등의 굴지의 성공담이죠. 대한민국은 아직 그런 오퍼레이팅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80 년대 수준에도 못미칩니다. 중국은 우리보다 10 년에서 20년 정도 뒤쳐져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2002/08/25 x 
 
  백수. 경제의 외형이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증거하고 있고,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의 남미 국가들이 생생하게 증거하고 있습니다. 막연한 장미빛 전망만을 보지 마시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필요조건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보게 될것입니다. 2002/08/25 x 
 
  인과응보. 중국과 중국인은 하나의 새로운 세계라고 생각해야 하지않을까합니다. 중국은 하나의 객체로 판단하기엔, 너무나 크고 다양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1978년 시작된 등소평의 개혁개방정책은, 경제적으로 콜럼부스가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한 것과 비교할수있지 않을까요.  2002/08/25 x 
 
  인과응보. 제가 만나본 중국의 지식노동자의 수준은 세계정상급입니다. 솔직히 한국 지식노동자보다 뛰어난 사람 많습니다. 결국 중국의 경제적 흥망은 중국의 지식노동자를 얼마나 잘 시스템화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일 것이구요. IMF처럼, 불황때 연구원을 가장먼저 해고하고, 연구원들이 노력해봤자 40초반이면 나가야하는 분위기가 바뀌지않는다면, 향후 3-5년내에 대량실업같은 형태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2002/08/25 x 
 
  인과응보. 그러나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뿐아니라 도시나 국가가 경제적으로 쇠퇴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하고, 사람의 마음을 흉흉하게 하는지 안다면, 결코 우리나라가 쇠퇴하기를 기다려서는 안되지요. 이곳이 존재하는 의미도 그것때문이 아닐까합니다. 2002/08/25 x 
 
  정문식. 인과응보님께 몰표를! 2002/08/26 x 
 
  인과응보. 다가오는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기위해선 과학기술의 발전에의한 성공적 구조조정만이 우리가 택할수있는 유일무이한 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유능한 과학기술자의 육성및 그들에 대한 적절한 예우는 우리나라의 사활적 문제라고 볼수있다는 뜻이 되지요. 그러나 정부가 내놓는 정책을 보면, 이공계기피현상에대한 대책을 단순한 복지정책이나 3D업종에대한 임기응변정책중 하나로 생각하는 것같아 안타깝기 그지없읍니다.  2002/09/01 x 
 
  인과응보. 변호사,의사,한의사가 우리나라의 십년대계를 책임질수는 없으며, 그들은 오직 과학기술자가 중심인 지식 노동자계층의 보조계층에 지나지 않습니다. 오직 지식노동에 기반을 둔 제조업만이 우리나라의 생존을 책임질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정부가 지금과 같은 안이한 상황인식으로 이공계기피현상을 그냥 놔둔다면, 우리나라는 반드시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을 답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일본은 세계최강이라는 제조업때문에 10년이 넘게 버티고 있지만, 사다쓰는 기술력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과연 어떻게 중국의 도전을 이길수 있을까 비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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