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잘사는 나라에는 이공계 기피 현상이 있는가? - 김덕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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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등록일
2002-11-0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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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제는 최소비용 -> 최대효과의 경제논리가 사람들의 뇌리에 박혀있다 입니다. 같은 효과를 보았을때, 예를 들어 똑같은 티비를 샀다고 하죠, 누가 더 싼 값을 지불했느냐를 인간은 따지기 마련입니다. 자기가 더 싸게 샀으면 기분이 좋을 것이고, 자기가 남보다 더 비싼 값을 지불했다면....화가 나고 '나는 왜 그걸 몰랐을까'하면서 자신을 질책하겠죠. 후후.

잘 사는 나라들을 보죠. 아래 어떤 분이 미국 이야기를 하셨는데. 제가 보기에는 분명 미국에 이공계 기피 현상이 존재 합니다. 지난 4월에 다녀온 학회에서 본 통계자료에 의하면 (정확한 수치는 기억이 안납니다.) 이공계열 학과 학부 등록 학생이 무지하게 떨어졌더군요. 그나마 대학원은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자 그럼 어떤 곳이 몰릴까요? 발표자가 비교예로 든 것은 에어로빅 강사를 배출하는 과였습니다. 엄청나게 수치가 증가했더군요.

왜 일까요? 잘사는 나라일수록 서비스업을 해도 충분한 벌이가 되기 때문입니다. 같은 돈 버는데 뭐하러 남보다 오래 공부하고 골머리 썩혀야 하나요? 그냥 편하게 사람들 운동하는 거 가르치고 자기 건강도 돌보고 (절대 헬스클럽에서 일하시는 분들 폄하하는 것 아닙니다. 알아주시길) 하면서도 넉넉하게 벌수 있는 여건이 되니까 이공계 안가는 겁니다. 박사학위 없어도 먹고 살기 편한데 뭐하러 그렇게 힘들게 공부해야하나요??? 특별히 관심이 있다면 모를까. 백이면 백 사람들은 쉽게 사는 방법 택합니다. 잘사는 나라여서 소득이 좋으니까 따라서 인건비가 높아져서 서비스업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수 있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소득이 어느정도 수준에 오르니까 공부 많이 안해도 걱정없는 직업 선택도가 당연히 높아지게 되는 것이고요. 또한 공부도 적당히 해서 사회적 명망도 있는 전문직(=일단 어느수준에 오르면 계속하서 넉넉히 벌어들일 수 있을거라고 믿어지는)에 사람이 몰리는 거 어떻게 막을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당연하죠!

그러나 국가적으로 보면 어떨까요? 잘사는 나라는 걱정이 별로 없죠. 이미 못사는 나라들은 한참 뒤져있으니 심심풀이 땅콩으로 물건 팔아도 먹고 살 걱정안해도 됩니다. 다만 혹시 모르니까 만일을 대비해서 미국같은 나라는 과학기술인 수입이 용이하도록 취업비자까지 만들어줬죠. 80년대에 일본한테 당했던 일을 다시 겪지 않으려는 고육책입니다. 외국인들이 혹시 자기네들 기술빼갈까봐 특별관리는 필수죠. 힘들게 잡아놓은 생선을 고양이한테 맡기지 않으려는 최소한의 노력입니다. 얼마전에 코넬대에서 무슨 균주 빼가던 중국인이 공항에서 붙잡혔더군요. 후후.

잘 살지도 못하는데 흥청망청 이미 샴페인 터트리면서 최소비용 -> 최대효과 누려볼려고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정책적으로 자국한테 이익이 되도록 되돌리지 못하는 나라는? 결국 IMF 또 맞습니다. 그게 지난 97년에 모든 한국사람이 얻은 교훈 아니었던가요? 아직도 깨닫지 못한다면 별수 없죠.

 
  이민주 제가 생각하기엔 요즘일어나고 있는. 과학기술자 천대현상과 대기업의 해외인력 유치노력현상의 원인은...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서울대니 카이스트니 지방국립대니 IMF덕분에 떨이로 구해 쓸수있는 여건이 되어 구해쓰고 있던중에...중국이란 넘이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과거처럼 대충 외제 베껴먹던 연구소 인프라와 의식구조. 그런것들에 한계를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자초한것입니다. 그런데 일본과 선진국은 첨단기술로 자꾸 멀어저면 갔습니다. 그래서 기업 대표들은 답답증이 생겼습니다... 우리나라 대학나온 넘들 다 소용없다.. 실력도없다... 지그들이 돈 쪼끔주고 구박하며.. 황당할정도의 인프라와 투자속에서 부려먹으며 머리를 썩게 만든 당사자임을 모르고.. 해외의 좋은 인프라와 환경 2002/08/30 x 
 
  이민주 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는 해외파 들을 영입하기 시작합니다... 그려 국내 대학나온 넘들보다.. 해외에서 나온넘들이 훨씬 낫지..하고요~ 그렇지만 그들도 국내에 와서는 이내 우리나라 박사와 똑같아 집니다....  2002/08/30 x 
 
  이민주 여기에서 우리나라 박사들 석사들 대졸자들은 국내의 형편없는 대우와 처사에 불만을 품고 해외로 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대기업은 그런사람들을 또 데려오려고 하구요.. 뭐 그딴 식입니다. 그리고 대학마다.. 공대에서도 과거 문과대 경상대 들이 실험실습기자재가 없고 강의실만 달랑있어도 학생수를 무제한으로 늘렸던 것처럼... 공대정원도 무지막지하게 늘렸습니다.. 물론 실험실습기자재나 교수확보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래서 많은 공대생들은 납땜한번 안하고 졸업하기도 합니다. 기계는 책에서만 봤습니다... 마이크로 마우스 같은거는 일부 몰지각한 학생들이 전공포기하고 만드는겁니다... 유교사상에 젓은 교수들은.."너그들 그런거 해봐야 뭐하냐..".하면서 출판된지 30년도 넘은 최신 이론책의 구닥다리 이론들을 2002/08/30 x 
 
  이민주 달달 외워서 풀도록 세뇌교육시킵니다. 막상 대학에서는 복잡한 마찰면의 마찰과 관성력과 기구학 동력학 유체역학 등이 복합된 정교한 시험문제를 풀고 A를 맞지만.. 졸업하고나면..AD컨버터에서 나오는 출력치를 스케일링하는 1차 방정식조차 문제에 적용하지 못합니다. 그런것들은 너무 어려운 것들이라 감히 풀 용기도 못냅니다. 아마 기술사 수준이나 되어야 풀수 있을듯..--; 2002/08/30 x 
 
  이민주 요번에 들여오는 F-15K의 비행제어장치는 블렉박스로 되어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정비및 수리를 하지 못합니다. 미국 관계자의 입회하에 하여야 하고.. 소스코드도 주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거기에 들어간 코드들이.. 카이스트나 포대 서울대나온 공학 석사 아니. 학사도 짤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거 못합니다. 왜냐면 어렵다고 하고.. 그런 첨단기술분야는 우리나라의 잡것들이 해봐야 못하니까.. 비싼 돈주고 들여와야 한다는 경영자들의 고정관념이 이미 박혀있습니다.  2002/08/30 x 
 
  이민주 그러데 들어가는 첨단이라는 코드들은 선진국에서 수많은 비행기를 추락시켜가며 수많은 인명을 희생하며 많은 돈을 들여 만든 피와 땀과 노하우의 결정체이지 결코..마법같은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은 그렇습니다...  2002/08/30 x 
 
  이민주 그리고 그런데서 피땀흘려 일해봐야.. 바보라는 소리 듣습니다. 비행기 추락하면 모든 책임을 기술자가 져야 합니다. 그리고 한번 추락하면 거의 포기해야 합니다.. 왜 박사따고 그런것도 못하냐..이겁니다. 그렇지만.. 기술은 항상 시행착오의 산물이며 그것이 노하우고 첨단기술입니다. 그리고 그런것들에 대한 댓가는 의대나 변호사나 하는일 없는 관료들이 받는 대우보다 커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럴까요?? 이상한 짓거리 하는 공돌이라고...천대 받습니다.. 2002/08/30 x 
 
  이민주 벤처기업에 취업하는 사람들도 불쌍합니다. 아침 8시30분에 출근하여 밤 10시 11시는 보통입니다. 그렇지만 초과수당 야간수당 어림도없습니다. 그리고 공휴일에 출근 안했다고.." 그렇게 무책임해서.." 이런말을 듣고삽니다. 그리고 정당한 댓가를 요구하면.." 벤처에 들어왔는데 일반 기업과 같이 근무하면 그게 말이되냐..너희들 정신상태가 썩은게 아니냐.." 그럽니다. 약자에게만 도덕과 정의를 강요합니다. 그렇지만 벤처기업에 돈이 들어오면 직원들은 그저 월급만 받아가도 황송할뿐이죠... 무자게 부려먹습니다... 뭐 대기업도 마찬가지 겠지만.. 그렇게 부림을 당하는것은 마치.. 70~80년대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하여 밤세도록 미싱돌리던. 그런 분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바로 지금의 공돌이들 아무리 SKY  2002/08/30 x 
 
  이민주 포대 카이스트를 나왔더라도.. 그런것은 마찬가집니다. 과학기술자 총 파업을 하던지 아니면.. 국가적인 과기노조를 결성하던지 하여야 합니다. 이제는 과학기술자도.. 단순지식을 가진 노동자에 불과합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그만큼 갈데까지 갔다는 예깁니다...벤처가 유행하는데.. 그런 현상은 저는.. 과학기술이 동네 슈퍼나 구멍가게 치킨집만큼.. 흔해빠지게 되서.. 이제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과학기술 제품을 개발하여 판매할 정도로.. 그 위상이 떨어진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2002/08/30 x 
 
  이민주 그리고 대학의 공과대학 설립요건과 운영요건을 매우 강화해야 합니다... 일부 전문대 같은데서 항공공학과를 만들어 놓고.."우리는 항공에 특화하는 학교다" 뭐 이런식의 예기를 하는데... 말도 안되는 예깁니다.. 학생 1인당 교수의 수와...실험실습설비 요건등을 지금보다 훨씬 강화시켜.. 질나쁜 학교에서 정원만 늘려서 수업료 받아먹는 짓을 못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원도 어느 정도 줄어들고.. 졸업생들도 대우를 받습니다.  2002/08/30 x 
 
  이민주 하여간에. 이렇게 안좋은 상황이니 고등학교에서 이과 진학생들의 비율이 저희 고등학교때의 절반수준도 안된다고 합니다. 다행입니다.. 좀 적게 가줘야 지금처럼 공대생을 공고생처럼 부려먹는 일들은 없을겁니다.. 이런 현상의 한가지 재미있는 예로. IMF때 중소기업에 면접을 보았다는 공대생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전같으면 처다보지도 않을 중소기업에 원서를 내고 면접을 보러갔더니.. 사장이 한다는 말이.. 자네는 토익점수가..%%% 밖에 안되?? 영어공부를 뭘로 했는데 이정도 나와? 하고 구박을 하더랍니다. %%%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겨우딸수있는 점수였습니다.. 기업인들이 미쳤습니다... 요즘 중소기업등에서 "사람이 없어서 일 못하겠다" 라고 하는데 이것은 과거에 노예처럼 사람을 부리고 돈 적게 2002/08/30 x 
 
  이민주 줄때의 환상에서 아직도 못 벗어난 것입니다.. 그 사장은 지금의 변한 시대와 조류에 사장이 되서는 안될사람입니다... 지금은 그런 사람들이 물러나고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교체될 시점입니다.  2002/08/30 x 
 
  이민주 저는 위의 모든 상황의 복합적인 상황이 현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은 과거의 환상을가지고.. 턱없이 많이 배출되는 공대생들을 가지고 과거처럼 착취하려고 하고.. 시대는 그런것들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런식으로는 첨단기술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지 못합니다.  2002/08/30 x 
 
  이민주 벤처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야간 기술적인 치킨집" 에 불과한.. 회사에 부적응한 연구원들이 주로 차리는 회사등이 되어 버렸고... 2002/08/30 x 
 
  이민주 거기에 취업한 불쌍한 IT 또는 주로 전자 분야 기술자들을 밤세워 착취하여 CEO의 배를 불리려고 합니다.  2002/08/30 x 
 
  이민주 제 생각에는 기술자나 과학자분들은 지금보다 더 많이 유학또는 이민을 가야합니다.. 그래야 나라가 정신을 차릴수가 있을테지요... 사회와 역사는. 한번 큰일을 당하지 않고서는 변하지 않는거 같습니다.  2002/08/30 x 
 
  사색자 이민주님 말씀도 일리가 있네요. 그런데 마지막 말... 한번 큰 일을 당하고 나서야 정신 차릴것이라는 점은 좀 그렇네요. 우스갯소리로 "한국은 학습이 되지 않는 나라다."라는 말도 있던데 이 말은 큰일 당하고도 도대체 반영이 안된다는 말이니 아마 큰일난 후에도 똑같을겁니다.  2002/09/01 x 
 
  정문식 이민주님의 의견에 무한대%(흑, 무한대는 숫자가 아닌데...) 동감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써 주신 것 같네여... 그리고 현재 한국의 자칭 '지도층'이라는 자들이 부패 무능한 무리들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젊은층 중에 합리적인 의식을 가진 이들이 많이 있고, 이들이 옛날 386세대들이 1987년 6월의 정치 기적을 일구어 냈듯이, 다시 한 번 사회와 경제를 이성적이며 인간적인 방향으로 변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과정이 큰 고통을 계기로 한다는 것이 문제겠져... 그러나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인들의 몰락은 경제력 하락으로 직결되고, 이는 과학기술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일반 국민들의 생활 수준  2002/09/03 x 
 
  정문식 및 구매력의 엄청난 하락이라는 경제적 재앙으로 표출될 것이기 때문에, 그 때쯤 되면 많은 사람들도 이공계의 위기를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고, 행동적으로 구체적 대책을 요구하리라 생각합니다. 일찌기 토인비는 인간은 통찰을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고난을 통해 배운다는 말을 남겼는데, 유사 이래 인류의 역사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진보해 왔고, 현재의 한국 사회 또한 다시 한 번 큰 고난에 직면하리라 생각합니다. 비록 지금 세대에게는 미안하지만, 머지않아 닥칠 고난을 통한 통찰을 통해 다음 세대들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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