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산업은 사양산업인가? - 인과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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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2
등록일
2003-05-2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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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인과응보
 
제 목    2차 산업은 사양산업인가?
 
이공계인력이 좋은 대우를 받을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공계가 계속 우리의 밥벌이가 될수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와 직결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있는  '전통적' 2차산업은 사양길로 접어들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움추러들 것입니다. 그이유는 전세계적 과잉생산 때문입니다. 녹색혁명으로 인한 과잉생산이 잉여농산물을 만들어내었고, 그 때문에 1차산업을 생산자중심에서 소비자중심으로 옮긴 것처럼,  과잉생산이라는 문제가 2차산업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읍니다. 지금은 물건이 없어서 못파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의 입장이 생산자의 입장보다 우위를 점하는 시대가 되었읍니다.

과잉생산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오직 두가지 방법밖에 없읍니다. 하나는, 무조건 남보다 싼가격으로 상품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 있지요. 그러나 한국(근로자)들은 싸게 만드는 경쟁에서 중국(근로자)의 상대가 되지못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읍니다. 중국만 있는게 아니라, 인도,베트남, 북한등이 중국보다 더싼 물건을 만들어낼 준비를 하고 있읍니다. 이처럼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작업은 더이상 원하는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전통적인 2차산업은 점점 더 3D업종에 포함될 것이며. 그곳에서 일하는 전통적인 이공계인재의 미래는 반드시 어두울수밖에 없읍니다. 

다른 하나는, 남이 못만드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두번째 방법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Peter Drucker가 주장하는 것이 바로 '지식산업' 과 '지식근로자'입니다. 그는 한국이 20년내에 '지식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체제로 변화해야한다고 역설했읍니다. 그리고 '지식근로자'가 '자본가'와 맞먹는 힘을 누리게 될것이라고 예언하고 있읍니다. 지식산업이란 개념은 간단합니다. 예를들어 Nike같은 회사는 신발을 만드는 회사입니다만, 신발공장이 없는 다국적기업입니다. 신발(요즘은 골프채)로 먹고사는 기업이지만, 아무도 Nike를 단순 2차산업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미국의 Qualcom은 휴대폰 만드는 회사입니다만 휴대폰공장이 없읍니다. 저는 Nike나 Qualcom처럼 제조업체이지만 제조공장이없는 회사가 지식산업의 대표적 모델이라고 봅니다. 지식산업의 핵심은 제조업이지만 직접만드는 작업은 하지않는데 있다고 봅니다. 자기 손에 기름밥을 묻치는 짓은 너무 부가가치가 낮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이공계인력이 좋은 대우를 받기위해 추구해야할 방향은 분명합니다. 만드는 일에 종사하되 자기손으로 만들면 안됩니다. 만들되 만들지않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가 나갈 방향입니다.





















 
 

  박상욱 만들되 만들지 않는 것. 참 핵심적인 것을 지적해주셨습니다. 드러커의 주장에서 '지식근로자'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문직-자기 지식으로 혼자 사업하는 의사등-이 널리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지식근로자가 자본가와 맞먹는 힘을 가질 것이라고 예측한 것은 드러커가 '원조'가 아닌데, 한물간 앨빈 토플러도 일찌기 정보를 장악하는 엘리트들이 지배적 계급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여 IT세상이 올 것을 주장한 바 있지만, 도래하고 있는 IT세상의 모습에선 오히려 정보는 무한히 공유되고, 힘있는 엘리트가 아닌 IT 노동자를 양산하는 것 같습니다. 2002/11/04 x 
 
  박상욱 그래서 생각컨데, 인과응보님이 정리해주신 것처럼 드러커의 주장에서 취할 것은 취하되, 이공인의 입장에서 수정보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들어주신 예와 같은 기업-기술과 디자인, 마케팅력으로 만들되 만들지 않는-들을 3차산업 기업으로 볼 것이냐, 2차산업을 지배하는 'high 2' 산업으로 볼 것이냐도 재미있는 주제일 것 같습니다. 과학기술인들이 뭉쳐 '만들되 만들지 않는'회사를 세운다면 적은 자본(자체 자본?)으로 그야말로 기술로 부가가치를 만드는 회사가 되고, 자본 중심이 아닌 기술 중심, 자본가 중심이 아닌 연구개발자 중심의 회사가 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바로 그것이군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2002/11/04 x 
 
  인과응보 위에 열거한 지식기업들은 브랜드와 특허같은 지적재산으로 보호받고 있읍니다. 지적재산을 보호해주는 국가에서만 탄생,발전할수있는 기업모델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라서 국내 지적재산을 중시하고 법과 제도로 보호해주어야합니다. 그리고 국내 이공계대학과 연구소가 얼마나 중요한 지적재산 공장인가를 재발견해야합니다. 과학기술을 중심으로하는 지적재산은 우리스스로 만들어내야하는 소중한 것이며, 선진국에서 사오는 과학기술로는 5-10년이상 버틸수없읍니다. 2002/11/04 x 
 
  임호랑 좋은 주제로 토론해주신 두분 의견에 상당부분 공감하고요.. 전통적 기준의 1,2,3차 산업구분이 명확해지지 않은게 오늘날 현실아닌가요? 그리고 과학기술계를 너무 연구개발, 산업현장에 가두면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이미 마켓팅, 기획, 금융, 투자산업, 디자인산업 등 3차산업으로 분류되던 곳에 선진국을 보면 이공계가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3차산업비중이 60%이고 영국, 미국, 프랑스는 70%정도입니다만, 이공계가 2차산업에 주로 종사한다는 것은 현실분석적으로도 안 맞고 앞으로는 더욱 안 맞을 겁니다. 골드칼러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블루도 아닌게, 화이트도 아닌게, 이공계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2002/11/04 x 
 
  임호랑 다시 원래 주제로 옮아가서 또 다른 측면을 한가지 보자면, 일본과 독일은 2차산업이 아직도 40%에 육박해서 다른 선진국의 2배 규모입니다. 이는 두 나라 다 기술을 중시하는 나라이고 부존자원이 없으며 인구밀도가 높다는 점에서 미국, 캐나다, 프랑스와는 달리 우리와 비슷한 처지입니다. 따라서 3차산업에 이공계가 적극 참여해서 지식산업의 중심에 서는 것 다 좋지만, 여전히 2차산업에 기반을 두어야 우리나라같은 여건에서는 선진국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전략이 된다는 것입니다.  2002/11/04 x 
 
  han 일본에 오래 거주한 영국인이 일본의 제조업 우수성에 관한 내용으로 쓴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그책에서 그는 뛰어난 제조기술이 지식창출 산업 못지 않게 중요하다면서 일본과 독일은 제조기술로 다른 후발국들을 제치고 계속적으로 몇개의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후발국이 제조기술의 우위를 따라잡는 것이 그렇게 힘든것인가요? 2002/11/05 x 
 
  배성원 원래 '제조'란 '조립'과는 다른 기술로 인식돼어야 합니다. 여기엔 많은 기반 부품 제조기술이 포함되어야 하지요. 원재료의 가공부터 거슬러가면 제조기술의 우위를 따라잡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인것 만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왠만한 설비투자와 잘 훈련된 숙련공, 그리고 제품 개념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한 경험이 축적돼면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문제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개발, 새로운 시장 패러다임을 충족하는 제품의 밑바닥 설계 능력등 원천 설계기술은 그보다 훨씬 더 넓은 범위의 광범위한 투자와 인력양성이 필요합니다. 제조로 먹고살만 할때 안주하지 않고 이런 밑바닥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좀 늦은 감이 있습니다. 요즘 몇몇 산업부문은 그야말로 '설계' 기술이 전체 부가가치의  2002/11/05 x 
 
  배성원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하지요. 또 제조기술에서도 신기술이 도입되어 생산 개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예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구시대적 생산기술을 고집하다가 손도 못쓰고 주저앉은 기업이 어디 한 둘입니까? 그야말로 원천기술의 세상이 이미 왔는데 제조기술 좋다고 배두드리고 있다가는 큰코 다칩니다. 더우기 우리나라는 조립단계에서 제조단계로 아직 넘어가지도 못한 산업이 부지기수인데요....이런 절름발이식 산업구조로는 어디 명함도 못 내밉니다. 거기다가 설계등 원천기술은 탄탄한 기초과학과 문화 등 많은 인프라를 필요로 하겠지요.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인데 그것도 이젠 맛이 가는 추세이니 통탄스럽지요... 2002/11/05 x 


2002년 11월 4일 과학기술정책/칼럼 게시판에서


http://www.scieng.net/zero/view.php?id=science&page=14&category=&sn=off&ss=on&sc=on&keyword=&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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