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파이의 분배, 그리고 정부. - des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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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등록일
2002-02-2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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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느끼는 거지만 우리나라는 정말 '진도 안나가는' 나라이다. 민주화가 안되고 반공문제가 사회의 이슈일때 우리나라, 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못했다. 과학자의 삶이니 국민의 복지따위는 나랏님이 생각해서 어련히 해주시는 거지 국민들 사이의 토론을 통해 합의가 이루어지고 그에 걸맞는 지원을 해주는 일따위 없었다. 다시말해 이정도 공부하고 이정도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은 이정도 대우를 받아야 마땅하다는 합의가 아니라 국가의 주도하에 이루어지는 가치판단이 그 대우를 결정하는 일이 주가 되었다는 것이다. 민주화 민주화 반공 반공 하다가 이제야 진도가 좀 나갔다. 이제는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들고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아주 진도가 느리게 나간 거긴 하지만.

여기의 논의를 보면 누구는 얼마나 고생해서 얼마나 버는 데 누구는 너무하다라는 이야기가 주종이다. 즉 나라전체의 부라는 파이를 어떻게 나누는 가의 문제인 것이다. 이문제는 의사와 변호사 그리고 이공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인문계 학자도 있고 상인도 있고 단순 노무자도 있다. 거시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사실 앞뒤가 맞지 않고 소모적인 이야기가 되기 쉽다. 의사보다 못산다는 이공계 박사도 인문학 박사보다는 잘살지 않는가. 인문학이 우리 사회에 필요없는 것이 아닐진대 인문학 박사보다 잘사는 이공계 박사는 그럼 특권계층인가?

여기서 해서는 안되는 말이 있다고 본다.
1. 너의 선택이었으니 네가 책임지라.
이런 말하는 사람은 사회의 일원이 될 자격이 없다. 농부들이 농사 다 그만두고 먹을게 없어서 사회문제가 되는 지경이 되야 농부들의 파이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인가. 문제는 차근차근히 그 사회적 기여도를 따져 파이의 크기가 적당한가를 따지는 것이다. 현실이 어땟건 네문제라고 말하는 것은 배부르고 이기적인 기득권자들의 논리다.

2. 누구는 억수로 번다. 나도 그만큼 벌어야 겠다.
사실 이공계인의 파이가 작은 건지 몇몇 직종의 파이가 비상식적으로 큰 건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들'의 파이를 줄여도 이공계인의 파이가 그만큼 커지기는 힘들것이다. 그들의 파이를 뺏어도 그 파이는 다른 소외계층에게 가야 마땅할수도 있다. 또 수가 다르다. 항상 나오는 말이지만 특권 계층이라는 것은 수급을 잘 조정한 결과이다. 그들은 항상 정원조정이나 고시라는 장치로 수급을 조정하지 않는가.

3. 우리의 적은 의사, 법조인.
이건 아니다. 우리의 적이랄 건 없지만 노력해도 이공계인이 잘살지 못하는 주요 이유는 우리사회가 지독한 자본중심이고 빈부의 격차를 노력에 의해 극복하지 못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항상 선거에 나오는 안정, 안정, 안정의 나라! 한번 실패하면 인생끝장나는 나라.) 우리 사회에도 정주영같은 자수성가의 신화가 있지만 그건 옛날이고 재벌 중심의 우리나라에서 재벌계열 사장들이 다 정씨고 다 이씨이거나 구씨이다. 그도 아니면 사위라던가 처가라던가. 한마디로 우리나라에서 똑똑해야 다 월급쟁이라는 것이다. 자수 성가가 안된다. 직장때려치고는 살수 가 없다. 사정이 이런진대 왜 기업과 학교가 브레인들에게 큰돈을 지불하겠는가. 당신이 공대 교수라고 하자. 당신이 노력해서 기술개발을 했고 그 아이디어만 가지고 나가도 투자자들이 줄을 설것이며 떼돈을 벌 가능성이 크다면 학교에서 당신을 박대할수 있다고 생각하나? 회사도 마찬가지이다. 기술자가 아쉬우면 대우해 준다(싼 기술자를 수입도 하지만.).자본이 지식을 지배하는 가와 지식이 자본을 지배하는 가가 이공계인의 수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후자가 바람직하고 경쟁력있는 사회라는 것은 명백하므로 이를 위해 우리는 정치적 노력을 해서 사회가 그런 방향으로 움직여 가도록 해야한다.

4. 모든 것은 시장의 논리대로다. 필요한 사람이 더 우대받는다.
웃기지 마라. 이거야 말로 기득권의 논리다. '자세히 따지지 말아라. 니가 적게 받는 건 니가 못나서다.'이런 말을 이렇게 하는 건데 남탕을 비유로 한마디 하겠다. 남탕이 여탕보다 좋은 동네가 있었다. 여탕남탕에 가서 성별조사를 해본 결과 좋은 탕에는 남자만 있더라라는 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논리적 결론이 '남자는 똑똑하니까 좋은 탕에 있다'인가? 우리나라에서 공대만큼 의대를 늘리고 중고등학생들에게 의사야 말로 중요한 직업이라고 거듭 홍보했더라면 의대는 지금 공대꼴 안났을 것같나? 우리나라는 시장논리로 굴러가지 않는다. 은행, 회사 망해가니까 국민세금 퍼부어 살려 놓잖나. 부자들 구원해줄때는 시장논리 간데없고 힘없고 가난한 사람 이야기 할때는 시장논리인가.

5. 돈있는데 돈있고 돈없는데 돈없다.
자연과학, 인문학, 예술, 문화따위 돈이 될때도 있지만 돈이 안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사람이 빵만으로 사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돈안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눈앞에 것만을 가지고 이야기해서도 안된다. 그들도 사회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만큼 너무 배금주의적 발상으로 대해서는 안된다. 그들에게도 적당한 수준의 존경과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

이런일을 하라고 있는게 정부다. 그냥 놔두면 국민들이 너무 쌀을 많이 생산한다던가 너무 많이 공대로만 진학한다던가해서 국민들이 불행해 질까봐 정책이란걸 실시한다. 그런대 우리나라 역사 그랬는가? 지금도 고등학생들이 공대 안간다니까 유인책만 실시하잖나. 정부란 국민을 자원처럼 쓰는 장소가 아니라 국민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곳이라고 할때 발상자체가 틀려있다. 발생자체가 틀려있다는 것을 국민이 자각하고 압력을 넣어야 정부가 그런 일을 할텐데 요즘도 국회의원이란 동료의원 살리려 방탄국회열거나 자기들 힘자랑하려고 국회 문닫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고등학생들이 이공계 안가는 거는 큰 문제가 아니다. 지엽적 문제다. 전에 나는 이공계 고시를 만들자고 한적이 있다. 이공계인의 복지를 위해서는 부실한 이공계 졸업생 양산보다는 오히려 문을 더 적게 만드는게 좋다. 무조건 수를 늘리려는 정책은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나는 누구와 무었을 가지고 싸울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하자면 특히 병역특례로 이공계지원자를 늘리려는 시도는 매우 않좋다. 난 차라리 이스라엘처럼 아주 특별한 케이스를 빼고 모두 고교 졸업후 일률적으로 군에 가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병역특례는 이땅의 인재를 이땅에 묶어두는 일에나 효과적인다. 나도 병역특례에 있다가 군문제를 공익요원으로 해결했다. 하지만 그렇게 안되는 동료나 후배들은 참으로 답답하게 지낸다. 서울대에서 병역특례이야기하는거 순수히 학생들만을 위한 발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수집단의 이익과 맞아떨어지니까 나오는 발상이다. 자기들은 대부분 석사장교제도로 6개월로 병역을 마쳤던 그 교수들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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