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 선진국 진입위해 과학기술 진흥 꾀해야(97) - 여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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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등록일
2002-02-26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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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없던 선거풍토가 조성되고 있다.  국민이 안방에 앉아서 TV를 통하여 여러 후보의 식견과 정책을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그러나 토론의 주제가 너무 외교안보와 정치경제에 치우쳐있었다.  물론 이들이 중요한 분야임에는 틀림없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분야, 예를 들면 문화예술과 과학기술, 환경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로 이에 대한 토론도 이루어 지길 은근히 기대한 게 사실이다. 

  안보걱정이 우리처럼 심하지 않은 다른 나라는 다가올 21세기를 어떻게 맞을까 머리를 싸매고 발빠르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우리는 이런저런 데 아무런 신경을 쓸 수가 없으니 그것이 답답할 뿐이다. 

  예로 미국은 얼마전 백악관 천년계획(Millennium Program)이라는 것을 발표하였다.  20세기가 미국인의 세기였으며 미국인의 정신이 세계를 발전시켰고 지구인에게 생기를 불어넣었다고 자신있게 외치는 그 속에서 미국의 오만을 보는 것 같아 눈쌀이 찌푸려졌지만 한없이 부럽기도 하였다.  이 계획의 핵심에 과학기술이 있다는 것은 앞으로 21세기에는 국력으로서 과학기술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하여 세계적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재의 과학기술 분야의 문제점을 나름대로 진단하고 그에 대한 처방을 내려보고자 한다.  지금 과학기술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과학기술인 사회가 크게 침체되어 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 분야는 3공화국 이후 잊혀진 분야로 존재해 왔다.  그럼에도 이나마 굴러올 수 있었던 것은 과학기술을 발판으로 경제 도약을 꾀했던 3공시절에 뿌린 씨 덕이 아닌가 싶다.  과학기술인들의 사기가 이렇듯 저하된 가장 큰 원인중의 하나는 최고통치자의 과학기술에 대한 무지 내지는 무관심이라 할 수 있다. 

  현 정부는 출범시 공약으로 첫번째 깨끗한 정치 강력한 정부, 둘째 도약하는 과학기술 활기찬 경제를 내걸었을 만큼 과학기술을 중시하였다.  그러나 되돌아 보면 어느 공약도 제대로 지켜진 게 없는 것 같다.  전국과기노조가 연구기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0% 이상이 현정부의 과기정책에 F학점을 주었다는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다. 

  과학기술처 장관의 잦은 교체로 과기처는 "과객처"라는 오명을 얻었다.  3공화국 시절엔 장관평균 재임기간이 3년반 가량은 되었으나 5, 6공과 문민정부 17년동안 무려 14명이 임명되어 어느 장수한 장관 한명을 제외하면 평균 1년 정도 앉아있다(?) 간 셈이 된다.  그러니 그런 과기처에서 무슨 정책이 제대로 집행이 되겠는가? 

  국회의원의 중복적, 비효율적 구성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의 국회에는 과학기술을 대변할 수 있는 의원이 열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그 구성의 불균형과 편중이 극심한 것이다. 

  그외에도 과학기술을 백안시하고 있는 정치인과 관료, 정부의 행정만능주의 사고로 인한 기술공무원의 도태, 과학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 미흡,  연구개발 투자액의 절대적 부족,  기초연구 투자외면으로 인한 독자적 과학기술 개발, 혁신능력 부족, 학생들의 실업계 기피로 인한 기술지원 인력층의 취약 등이 당면한 과학기술계의 문제점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는 지금 매우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다.  과학기술의 중흥을 통하여 탄탄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느냐 아니면 개도국으로 주저앉느냐의 기로에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과학기술을 다시 일으켜 21세기 초 G7 수준의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대통령이 과학기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나 우리의 대통령들은 그러지 못했다.  국가발전의 메카니즘을 꿰뚫어 보지 못한 것이다. 
(하략)

(1997. 10.31 중앙일보 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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