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력망 매우 취약한 것으로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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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피드
등록일
2004-01-27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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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력시스템이 갈수록 더욱 취약해질 것으로 밝혀졌다.

두 개의 연구진이 독립적으로 북미지구의 전력공급의 선천적인 취약점에 대한 증거를 제시했다. 그들은 연구를 통해 지난 여름 뉴욕에서 있었던 것과 같은 대규모 정전사태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지난 주, 캘리포니아 Metatech사의 정부 자문인 존 카펜만(John Kappenman)씨는 씨애틀에서 있었던 미국 기상학회 연례 회의에서 지자기 폭풍이 그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정전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전력선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취약점을 더욱 가중시킬 뿐이다"고 말하고 그 피해는 지금까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위협적이라고 밝혔다.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전입자는 지구의 자기권을 뚫고 들어와 북극의 오로라와 같은 현상들을 일으킨다. 자기장의 변화는 변압기에 직류를 유도시키는데, 교류용으로 만들어진 송전선에 심각한 부하를 일으킨다.

송전선에 미치는 이같은 영향은 매우 강렬하다. 1989년 퀘벡에서는 송전시스템이 지자기 폭풍의 영향으로 90초간 차단되었다.

송전선이 늘어남에 따라 서로를 연결하는 선도 늘어나는데, 이는 실제로는 시스템을 지자기 폭풍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 뿐이라고 카펜만은 말한다. "그건 전체 시스템의 전기저항을 줄이는 역할을 하게되서, 유도 전류를 더 잘 잡아내는 거대 안테나가 되는 셈이죠" 지난 50년 동안 미국의 송전선 길이는 10배나 증가했다.

그와는 별도로 펜실바니아 주립대학의 레카 알버트 박사팀은 지난 여름의 대정전 사태를 설명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미국 전력선 네트워크의 모델을 만들었다.

정전사태에 대한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전은 송전선을 따라 연이어 퍼져나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전선은 일정 이상의 전압에 달하면 자동차단되고, 발전소에서는 전력을 보낼 수 없을 경우 차단되도록 되어있다. 이렇게 발전소와 중간 송전시스템 사이에서 오갈 곳 없는 전력은 결국 다른 송전선으로 전달되어 마찬가지로 과부하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모델링하기 위해서 연구진은 14000여개의 발전, 송전, 분배소, 그리고 19000개 이상의 송전선을 이용했다.

연구진은 미국 송전 시스템이 소위 '지수함수적 네트워크'라고 결론지었다. 이 네트워크는 전체시스템을 묶는 거대한 허브 대신, 몇 몇의 잘-연결된 허브가 전력 분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런 시스템에서 가장 높은 부하를 견디는 송전소들이 먼저 무너지기 시작해, 이들 중 4%가 무너지면 곧바로 나머지의 60%가 붕괴되는 것을 알아냈다. 더불어, 하나가 무너질 때 전력이 다른 쪽으로 쏠리는 현상까지 감안하면 2%만 무너져도 전체의 60%의 붕괴로 이어진다고 한다.

알버트 박사는 송전시스템을 보다 탄력적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송전시스템의 부하를 줄이는 소형 발전소를 늘려야한다고 말한다. 또 덧붙이기를, 송전소들 사이의 연결을 더 늘려 몇몇 송전선이 실패해도 다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카펜만 박사는 송전선이 우주 환경변화(지자기 폭풍)에도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점을 해결하려면 유도전류를 줄여줄 저항을 설치해야하는데 이것만으로도 수백만 달러가 든다.

"송전시스템의 취약성은 그 조직의 선천적인 특성이므로 어느 정도의 투자가 없이는 함부로 손대기 어렵습니다" 이미 전문가들은 100만달러를 들여서라도 전력선을 바꾸어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 출처 >
Nature online, http://www.nature.com/physics/physics.taf?file=/physics/highlights/6972-1.html

  • 실피드 ()

      작년에 화제가 되었던 책 LINK에서 다루었던 네트워크 과학이 여기서 이용되는군요. 관심있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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