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주가 바뜨린 유일한 창조물

글쓴이
최희규
등록일
2004-06-02 17:18
조회
6,46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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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
우리 주위에 있는 것들을 돌아보면 먹는 것을 제외 하고는 플라스틱이 아닌 것을 찾아 보기란 힘들다. 간식으로 먹는 과자봉지에서부터 시작해 업무를 보는 컴퓨터, 그리고 자동차 및 우주선에까지 플라스틱은 우리 주위의 많은 곳에서 볼 수 있다. 우리가 미처 못 느끼고 있지만 우리는 이미 ‘플라스틱 시티’에 살고 있는 것이다.


조물주가 세상을 창조할 때, 유일하게 빠뜨린 물질이 플라스틱이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우리는 지금 일상생활 속에 어디서든지 플라스틱을 만날 수 있다.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은 1868년 미국 J. W. 하이엇이 상아로 된 당구공의 대용품으로 발명한 셀룰로이드라고 한다. 그 뒤로 많은 발전을 거쳐, 채 150년도 안된 역사를 가진 지금 우리 곁에서 빠질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소재로 되어있는 현실이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플라스틱에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 성능을 좋게 만드는 등, 즉, 쇠보다 강한 플라스틱 같은 복합재료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섬유강화 플라스틱(FRP, Fiberglass Reinforced Plastics) 같은 것은 탄소섬유와 고분자 수지의 복합재료로서 섬유가 플라스틱과 만나 강철보다 단단해 지는 소재로 변하고, 이는 현재 자동차, 우주항공기 및 비행기, 건축 내장재, 스포츠 분야 등에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선진외국의 경우 이렇게 개발된 복합재료가 재료시장에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렇듯 플라스틱 및 고분자에 혼합한 복합 재료들의 장점은 일일이 열거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고, 그 혼합비율과 효율적인 조합에 의해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들이 나타나곤 한다.

즉, 복합 재료라 함은, 크게 두 가지 이상의 재료를 혼합하여 소재의 강도를 높이고,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그런 역할을 하게 하는 것으로, 건축재료인 콘크리트나, 과거의 진흙에 짚을 섞은 토담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또한, 비단 섬유뿐만 아니라, 가루입자(분체)나 작은 조각파편을 고분자 수지와 혼합하여 소재의 특성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 이는 분체공학의 한 분야로서도 최근 주목 받고 있다.

예를 들면, 플라스틱은 개발 된 이후, 이 지구상의 곳곳에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제품으로 활용되고있으나, 결정적으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이기 때문에, 전자재료의 측면에서는 쓸모 없는 소재였다. 하지만, 최근 플라스틱속에 눈에 보이지 않는 금속 분체입자를 차례로 배열하여 혼합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이 개발되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목분(木紛, Wooden Powder)을 이용한 복합재료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데, 이제까지 폐기물로 처리되던 건축자제를 파쇄한 쇄성물 또는 톱밥 등을 이용하여, ‘나무처럼 보여도 나무는 아닌’ 목재대체 복합재료의 상품화로 산림자원의 보호, 환경친화적 그리고 내구성, 내열성 등이 강한 고품질의 제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복합재료의 개발의 왜 필요한가는 다음의 예에서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우주 왕복선의 경우 무게를 1kg 줄이면, 전체 비용을 4천만원 정도 절약 할 수 있고, 민간 항공기의 겨우 1kg 감량에 1백만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우주 항공 시대를 맞이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는 이때 복합재료의 중요성은 더욱더 각광 받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최근 분체입자를 이용한 복합재료는 토목 건축 분야에서 신소재로 각광 받고 있는데, 교량이나 건물에 균열이 발생했을 경우 기존의 시멘트를 덧칠하는 것에 비해 수 배 내지는 수 십 배의 강도와 내구성을 가지고 보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것도 있다. 따라서, 분체입자가 기존의 폴리머, 플라스틱과 더불어 사용한다는 것은 신소재의 개발이라는 관점에서 기존에 나와있는 재료들에 특별한 기능을 부여 받지 않은 분체입자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혼합 시켜, 성형 공정을 통해 새로운 소재를 창출한다는 측면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어려움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유에서 더 나은 유를 창조하는 기술 집약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21세기는 기술 프론티어 시대로 다양한 분야에서 신소재들이 개발되어 고 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복합재료와 관련된 분야는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황금덩어리를 발견할 수 있는 분야로 그 가능성이 매우 크다. 복합재료라는 분야가 생소하고 낮선 분야이긴 하지만 ‘Kisti 과학향기’를 읽는 독자들의 보다 많은 관심과 흥미를 기대해 본다. (글 : 최희규-공학박사/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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