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박사, 미국 박사 과정 유학 관련하여 질문드립니다.

글쓴이
Saclay
등록일
2016-11-29 03:08
조회
10,30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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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건
안녕하세요.

현재 프랑스에서 석사 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입니다.
학부까지 한국에서 마치고, 응용물리 및 전자공학 분야 석사를 프랑스에서 마쳤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현재 박사 과정 진학을 앞두고 다양한 곳을 알아보는 중인데,
독일의 M 연구소와 미국 뉴욕시의 C대학교에서 긍정적인 대답을 들었습니다.

독일의 경우는 디렉터와 인터뷰도 모두 마치고, 현재 서류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조만간 Inviation letter를 보내준다고 합니다. 제가 현재 프랑스에 있기 때문에 조만간 랩을 방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쪽에서는 2월부터 바로 시작을 하기를 원합니다.

미국의 경우는 지난 봄/여름 동안 프랑스 교수님의 추천으로 6개월 동안 인턴십을 C 대학의 연구실에서 진행할 수 있었던게 계기가 되었습니다. 같이 연구를 했던 미국의 교수님도 굉장히 저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셨고, 실제 같이 있을 했던 주제로 지금 논문도 작성 중입니다. 지난 주 미국에서 교수님께서 오셔서 같이 미팅을 진행했는데, 추천서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지원에 많은 도움을 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C대학의 경우 당장 교수님의 연구실에 프로젝트가 없습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RA/TA 등의 형태로 장학금을 지원받아야 하는데, 지난 주 미팅 때 교수님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본인이 학과에 요청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입학처 및 행정처에서 일하시는 분들과도 인턴하면서 많은 교류를 쌓은 덕분에 다양한 편의를 봐주고 계십니다.

반면에 독일의 경우는, 저의 그룹 리더가 이번에 새로 부임하면서 독일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서 재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구 분야도 굉장히 흥미롭고, 제가 일을 시작하게 되면 이분의 첫 제자가 되기 때문에 고생도 하겠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제가 일하게 될 연구소의 소장님께서는 그 분야의 엄청난 대가로 알려져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맘에 걸리는 것은, M연구소 박사과정의 경우 실제 연구는 연구소에서 진행하지만 학위는 근처에 있는 대학교에서 수여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한 번도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대학교이구요..

물론 박사라는 학위 자체가 학교의 네임밸류 보다도 본인의 연구로 대표되는 학위라는 것도 익히 들었습니다. 그러나 훗날 언젠가 한국을 돌아갈 때를 생각하면 독일에서 박사 학위를 한 것이 많이 불이익으로 다가올까 다소 걱정이 됩니다. 워낙 많은 분들이 미국 박사를 공식처럼 추천하셔서 그런지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저보다 앞서 많은 경험을 하신, 그리고 혹은 앞으로 경험을 하실 선배님 후배님들의 많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Troy Bolton ()

    저는 지금 미국에서 박사과정 밟고 있습니다. 독일 박사과정과 관련해서 많은 정보는 없는데, 얼마전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의 프라운 호퍼 연구소 센터장을 맡고 있는 분이랑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테뉴어도 받고 미국 2개 주립대에서 교수 지냈음). 그 분 설명에 따르면 독일 박사과정은 PI-학생 관계가 미국만큼 긴밀한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학생이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생각하고, 자기 방어까지 어느정도 되는, 그야말로 독립적으로 연구가 가능한 사람이 박사학위를 받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PI의 간섭도 적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원래 독일 연구소는 학생을 양성하는게 목표가 아닙니다. 제가 설명 들은바로는, 학생이 소속은 독일 대학에 있지만 연구는 어디가서나 할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자기가 연구 잘해서 디펜스 하면 된다고, 제가 지금 있는 학교에도 독일대학에 소속된 박사학생이 와서 연구하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미국은 제가 있으면서 본 결과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 입니다. 제일 좋은건 PI가 열심히 일하는 교수인 경우이고, 그 다음은 빅가이 정도가 되겠네요. 교수가 연구 열심히 하고 장비만 괜찮은거 같으면 뭐 괜찮을것 같습니다. 교환 연구원으로 연구 환경을 직접 확인하셨으니 본인이 더 잘 판단하시리라 생각합니다. (RA는 기본적으로 대학원생 신분이면 하는거고, 펀딩 구해질때까지 TA하는게 많이 피곤하겠지만 좋은 경험은 될겁니다. 다만 교수님이 펀딩문제에 대해 확답을 주신 후에 갈지 말지 정하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돈 문제가 일단은 제일 기본입니다.)
     
    M연구소면 막스 플랑크 연구소 같고 뉴욕의 C 대학이면 City University of New York 아님 Columbia University 같은데, 뭐 막스 플랑크 연구소면 세계적인 연구소인 만큼 미국대학들에 명성에서 딸릴까 싶네요. 다만 최종 기착지가 미국이냐 유럽이냐 한국이냐에 따라선 조금 고민해볼만한 것 같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에 정착하실 생각이라면 미국대학이 여러면에서 유리한건 사실이니깐요. 그치만 제일 중요한건 첫째도 연구, 둘째도 연구입니다.

  • 댓글의 댓글 Saclay ()

    Troy Bolton님 안녕하세요. 친절한 정보와 답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자세히 파악하고 있지 못했던 독일 박사 과정에 대한 정보까지 주셔서 더욱 신중한 고려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향후 정착지로 어느 곳을 생각하고 있는지에 따라 많은 고민이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 학교의 경우 Columbia 가 맞구요, 독일 연구소 또한 막스 플랑크가 맞습니다.

    물론 미국의 경우도 펀딩 문제가 확실하게 해결 되었을 경우 좀 더 깊이 고민해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 쪽 교수님께서도 빠르면 1월 초에 결과를 통보받을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해주셔서, 1월 초, 중반이 되면 보다 확실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조언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 optics ()

    저같은 경우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석사과정을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ERC starting grant 등을 수주한 group leader의 연구실에 첫 학생으로 들어가시는 거 같은데요. 이게 좀 걸립니다.

    님의 프로젝트가 셋업이 얼마나 걸리는 실험인지가 중요합니다. 길게는 셋업에만 5년까지 걸리는 프로젝트도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 독일애들도 이런 starting group에는 잘 안 들어가려고 합니다. 셋업에만 길게는 5년이상 걸리고 그동안 논문을 한편도 못 쓸수도 있으니까요. 디렉터는 아마 거의 못 보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가장 최악의 경우는 셋업을 했는데 하고 나서도 별로 논문 쓸 거리가 없는 경우입니다. 비슷한걸 다른 누가 했다던지 등등..게다가 이런 group leader 들이 permanent position에 있는지 아닌지도 중요합니다. 아니라면, 몇년 셋업하다가 바로 다른 대학이나 연구소로 가버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학생뽑을때는 이런얘기 절대 안하지요.

    만약 셋업이 2~3년 안으로 짧게 끝나고 셋업 끝나자 마자 논문을 쓸 수 있는 그런 프로젝트라면 독일도 추천합니다. 그런데 보통 독일에서 starting grant 딸 정도로 실력있는 사람이라면, 엄청 길게 보고 하는 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아서...

    미국 대학은 저는 아는 바가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미국 대학의 단점은 독일보다 학위기간이 길다는 거죠. 독일에서 5년걸릴 실험이면 미국은 6~7년 걸리죠. 코스웍과 TA 때문입니다. 보통 초반 2년은 코스웍과 TA때문에 실험을 제대로 못하더군요. 그런데 님의 나이가 어리고 프랑스 석사과정중 들었던 수업들을 인정받을 수만 있다면 미국도 좋아보입니다.

  • optics ()

    네임벨류 관련해서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

    외국에서 자리잡으실거나 한국으로 오실때 교수나 연구직으로 오실거라면, 기관의 네임벨류 보다는 지도교수의 네임벨류가 차라리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유학을 결정할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물리학과 같은 경우에는 미국박사가 국내 ky 혹은 그보다 낮은 대학 박사에게 밀리는 경우도 매우 많거든요. 아시다시피, 실적 정량화가 가능한 이공계에서는, 실적이 가장 중요하고 실적이 비슷하면 정말 top 대학 아닌 이상 지도교수와 학계 인맥을 보니까요.

    만약 한국으로 오실때, 사기업을 생각하신다면, 확실히 사기업에서는 박사받은 학교 네임벨류를 따지겠지으나, 사실 한국에서 제대로 따지는 학벌은 학부학벌이죠. 참 웃긴게요, 듣도보도 못한 대학을 나와도 학부가 서울대면 '아 저 대학이 생각보다 좋은 대학인가보구나.' 이런 반응을 하지만 지방대를 나와서 유명한 학교에 입학하면 '아 저 대학이 생각보다 들어가기 쉽나보네?' 이러죠. 이게 한국의 참 웃긴 현실이고요.

    학부 학벌이 괜찮으시다면, 독일이건 미국이건 어디를 가건 국내사기업 취직하시는건 크게 걱정 안하셔도 될거같은데요...

  • optics ()

    저도 정말 비슷한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남일 같지가 않네요. 저도 제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교수님 랩에 어드미션을 받았지만, 제안받은 프로젝트가 starting project여서 고민하다가 오퍼를 거절했습니다. 학교 인지도는 낮은 곳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이 독보적으로 유명하신 분이셔서 ,그런 프로젝트가 아니었다면 무조건 진학 했을 겁니다. 아이디에서 보시다시피 전 광학쪽인데, 레이저 주문하고 챔버 디자인하고 장비 구입하는데만 2년 넘게 걸리겠더군요.

    제가 님이라면 여기저기 더 가능성을 알아볼 것 같습니다. 새로 부임하는 group leader들은 학생이 궁하니까 오퍼를 좀 쉽게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빨리 시작하길 원한다는 것도 사실 학생이 궁하다는 소리입니다. 글쓴님께서는 교환연구도 하셨고 실력이 있으신 분 같으니, 여기저기 더 많이 알아보세요. 나이 때문에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 아니시라면 길게 보세요.

  • 댓글의 댓글 Saclay ()

    우선 정말 자세한 답변 달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보면서 혹시나 제가 놓친 부분들이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정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저 같은 경우, 이제 한국 나이로 30대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군문제 등을 해결하고 유학을 나오다보니 아무래도 시간이 좀 많이 늦어진 감이 있네요. 이 곳에 글을 올리고, 주변에 조언을 구하고 고심에 고심을 한 끝에 결국 독일로 마음을 결정했습니다. 제 디렉터의 경우 원래 미국 IBM에서 근무하다가 훔볼트 장학재단의 Fellow를 받고 이번에 독일로 넘어온 케이스로 알고있습니다. 이야기를 해보니 열심히 해서 같이 성과를 낼 수 있는 Hardworker 를 찾고 있다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보여주었는데, 그 부분이 좀 더 저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걱정해 주신 부분들에 대해서는 저도 정말 심히 고민을 많이 해보았지만, 우선은 독일에서 연구를 시작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미국에서 연구하던 것 이상으로 더 열심히 해보려구요. :) 다시 한 번 답변 정말 감사드립니다!

  • 1231321 ()

    막스플랑크 연구소는 학교네임벨류와는 비교불가입니다. 연구수준이 아주 높고 편차도 아주 적습니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독일이 나아보입니다. 가능하면 지금 석사하신 곳의 프랑스교수님과 상의해서 코디렉터로 프랑스학교와 동시에 연구하시고 학위도 지금 프랑스석사하신곳과 독일학교 공동학위로 엮어가시는 것도 좋지않나 싶습니다. 프랑스는 펀딩만 있으면 지도교수찾는건 어렵지 않습니다. 독일학교의 네임벨류가 마음에 걸리시면 이렇게 네고를 해보시는것도......물론 미국학교 교수의 입학과정 도움에 대한 약속이 있지만 그건 장담할수 없습니다. 리스크가 커보입니다. 그리고 해외에 자리잡으실 예정이시면 프랑스와 엮는게 자리잡기가 조금 나으실수도 있습니다. 워낙 외국인이 많은나라라 비교적 차별이 덜 하지요.

  • 댓글의 댓글 Saclay ()

    안녕하세요. 답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연구 수준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었습니다. 연구소의 시설도 굉장히 괜찮고,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고심 끝에 미국보다는 독일로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프랑스와 코디렉터 관련 문제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동 연구는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이것 저것 복잡한 것 같더라구요. 훗 날 공동 연구라도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아이디어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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