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과정과 자기의심

글쓴이
푸른잔디
등록일
2020-03-24 12:39
조회
3,14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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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건
안녕하세요, 지금 현재 회로설계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올해로 2년차네요.
글을 올리는 이유는 자기 의심에 관한 문제인데요, 저의 문제 해결 능력을 자꾸 의심하게 됩니다.
회로설계랩에 몸을 담고 있지만, 대학원 신호처리 수업을 한개 듣고 있는데 정말 솔루션 없이는 숙제를 거의 풀지 못하고 있어서 끝없는 자기의심과 불안감에 휩싸여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어렵게 풀더라도 문제를 푸는 것 같은데, 저는 정말 끝없는 시간을 소비하더라도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어서 제가 정말 박사과정을 계속 할 수 있는 지적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계속 의심을 하게 되고, '이정도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연구를 할 수 있나' 라는 자기의심또한 꼬리에 꼬리를 물어 참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주변 사람들은 박사과정이 연구하는 과정이지 수업 문제 잘푸는 과정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제 내면은 '이정도 문제도 못풀면서 무슨 연구를 하겠다는거냐'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서 방황하고 있습니다.

박사과정 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겪으신 분들은 어떤 식으로 해결을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선배님들께 조언을 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 묵공 ()

    일단 남이 문제를 잘 풀든 못 풀든 나와 아무 상관없는 일이니, 먼저 신경을 꺼야합니다.
    다음, 풀리든 안 풀리든 문제는 해답집을 보지 말고 스스로 풀어야 합니다. 답은 안 중요합니다.

    푸는 과정에서 내가 뭘 몰랐는지 아는 것이 문제풀이의 묘미입니다. 그게 핵심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문제를 풀면서 하나씩 깨달아가는 그 재미로 학문을 합니다.

    노벨상을 받은 파인만도 기존의 물리법칙을 스스로 모두 유도해보면서 하나씩 깨우쳐 갔습니다. 계속 문제를 풀어나가다가 어느덧 더이상 풀이집(기존의 이론)이 없는 것이 나오는 경지에 도달했고, 그 다음은 우리가 아는 파인만이 됩니다. 우리 눈에 보이기 전에 얼마나 많은 보이지 않은 세월이 있었겠습니까?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듯이, 박사과정에서 그 사실을 잘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죠. 학문은 나하고의 경쟁이고 문제와의 투쟁입니다. 학문하는 재미에 빠져보세요. ^^

  • 흐림 ()

    제가  박사학위를 할 때의 경험(10년이상 전이긴 하지만;;;)과 주위 선후배들을 살펴봤을 때,
    박사과정 중에는 엉덩이(?)가 무거워야 합니다.

    문제푸는 능력(?) 보다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사람이 학위를 취득하고 졸업하더군요.

    박사과정 중에 계속해서 다른데로 눈돌리는 사람은 중도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dk ()

    연구자는 스스로 문제를 만들수 있고 그 문제의 해답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교과서의 이미 만들어진 어려운 문제를 못 풀고 그것이 장기화 된다면 좋은 연구 결과를 낼 확률이 낮습니다.

    연구를 하면서 문제를 만들때 난이도가 낮은 방향 또는 논리적 비약을 머금은 문제화를 시도할수 있고,  그런 접근법과 결과를 담은 논문은 유수 학술지 게재가 어렵습니다.

    계속 공부 정진하세요. 수업 공부와 연구가 별개라는 주변 말을 너무 낙관하지만 않으시면 됩니다.

  • 푸른잔디 ()

    다들 좋은 답변 너무 감사합니다. 더욱 공부에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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