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출신 ‘영웅’ 키우자 [04.11.27/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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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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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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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영웅들
 
미국 ‘타임’지는 최신호(29일자)에서 올해 최고의 발명품으로 지난 6월 우주비행에 성공한 민간 우주선 ‘스페이스십원’을 꼽았다. “달 탐사시대에 누구나 갖고 있던 꿈을 되살렸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수조원이 드는 우주왕복선을 단돈 2000만달러(220억원)로 스페이스십원을 만든 버트 루탄(61)은 미국에서 ‘국보(National Treasure)’로 존경받고 있다. 루탄은 직접 시험비행에 나서려 했으나 미 정부가 그의 안전을 염려해 비행을 불허했을 정도다.

지난 11월초 일본중앙은행이 1000엔 신권의 모델로 세균학자인 노구치 히데요(1876~1928)의 초상을 넣었다. 한국은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이 됐지만 과학기술 개발로 우리 경제의 초석을 놓고 더욱 발전시킬 상징적인 영웅을 만들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공계출신이 가장 인정받는 나라로 중국을 꼽았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 정치국 상무위원 9명이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다. 지난 1980년대 중국이 개방정책을 시작할 때 신발과 셔츠판매를 뛰어넘어 위성통신과 무선전화 생산의 야침찬 계획을 품은 것도 이들 기술관료 덕분였다. 과학강국러시아의 경우도 각료의 절반이 이공계출신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장관급인사 21명중 이공계 출신의 장관은 농림부(농학)와 산업자원부장관(전자공학), 정보통신부(전자공학), 환경부(토목공학) 등 4개부처에 불과하다.

일본은 지난 2000년부터 3년연속 노벨화학상을 수상하는 등 지금까지 9명의 과학자가 노벨상을 수상했지만 한국은 없다. 한국과학자의 노벨상 수상을 위해 서울대 황우석·문신용 교수팀 처럼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과학자들을 적극 발굴·국가적 지원을 모아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뿐만 아니라 포항공대가 노벨 물리상 수상자 러브트 러플린 미 스탠퍼드 교수를 총장으로 영입했듯이 외국인 노벨상 수상자들이 국내에서 교육 및 연구활동을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우대정책의 마련도 시급하다.

기업에서도 과학기술 영웅과 지도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기업의 가치 창출은 혁신적인 기술개발과 우수기술인력에 대한 보상에서 비롯된다. 발명자에 대한 권리를 인정, 창발력을 장려하는 미국과는 달리 한국과 일본에서는 위계적 질서와 평등주의를 강조하면서 개인 성과들이 종종 무시되고 있다.

지난해 청색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한 나카무라 슈지(46)는 지난해 발명의 대가로 수당 2만엔만 받았다며 도쿄 지방법원에 소송, 결국 200억엔의 배상판결을 받아냈다. 슈지는 “일본식 평등주의 밑에선 연구자의 의욕이 살아날 수 없다”고 비난하며 미 캘리포니아 주립대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인연합 사이트(scieng.net)에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도 연말에 몇백만원 인센티브를 받는게 전부”라며 형편없는 국내 직무보상체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자주 올라오고 있다. 최성우(41)과학기술자문위원은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자에 대한 보상은 미국에 비해 너무 큰 차이가 난다”며 “과학기술자들의 연구의욕을 북돋아줄 수 있는 합리적인 보상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홍성철기자 redh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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