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막는건 직업선택 자유침해" [05.01.20/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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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g
등록일
2005-01-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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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인의 전직 제한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직업 선택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기술보호를 위해선 전직 제한이 불가피하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공학한림원(회장 윤종용)이 "기술인 전직 막아야 하나?" 란 주제로 최근 한국기술센터에서 공동 개최한 한경.공학한림원 토론마당에서는 참석자들의 주장이 이처럼 팽팽히 맞섰다.

이날 발표내용을 간추린다.


<주제발표>

<>이승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국내 기업의 기술수준이 높아지고 기업간 인력교류가 늘어나면서 기술유출도 증가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국내 기업은 지난 한햇동안에만 기술유출로 18조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올해 "첨단산업기술 유출 방지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하고 기업 및 연구소의 연구개발(R&D)인력에 대해 일정기간 전직을 제한키로 했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계에서는 R&D 인력에 대한 전직 제한은 헌법에 규정돼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기업은 근로자가 기업 고유의 기술 노하우를 습득해 경쟁회사에 취직하거나 같은 업종의 회사를 차릴 경우 엄청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직업선택의 자유가 인정되더라도 퇴직 근로자에 의해 기업 기술이 무분별하게 유출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따라서 직업선택의 자유와 기술보호라는 두 기본권이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토론내용>

<>고영회 대한기술사회 회장=
기술은 원칙적으로 개발한 사람의 것이다. 다만 회사와 근로자간 계약에 의해 회사로 귀속되는 것일 뿐이다.
기업들은 기술개발에 대해선 보상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서 전직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의 기술은 굳이 전직을 제한하지 않고서도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다.
근로자가 회사에서 개발한 기술을 가지고 경쟁사에 취직하더라도 특허기술이라면 사용이 불가능하다.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과학기술자의 전직을 제한하는 것은 명분이 없는 것이다 .

<>천경준 삼성전자 부사장=
회사 보유 기술이 모두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허로 등록되지 않은 노하우도 많이 있다.
수백명의 R&D 인력이 오랜 기간에 걸쳐 개발한 노하우가 단 1명에 의해 다른 기업에 유출될 수 있다.
특허기술의 경우도 특허를 위반했는지의 여부를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회사를 그만두었다면 1년 정도는 관련 업종으로 옮기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상욱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과학기술자들은 "전직 제한으로 이공 계 출신들은 노예 취급을 받게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노예라는 것이 별다른 게 아니다. 직업 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한 채 어느 한 직장에만 머물러 있어야 한다면 그것 이 바로 노예다. 더군다나 과학기술인들이 한 직장에 계속 머물수 있도록 보장돼있는 것도 아니다. "삼팔선","사오정","오륙도" 등은 이미 일상어가 돼버렸다.
전직이 제한되면 기업은 R&D 인력을 붙들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할 이유가 없어진다.
결국 이공계에 대한 처우가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주홍로 XL광통신 대표이사=
기술이 개발됐다고 해서 바로 부가가치를 창출하 는 것은 아니다. 기술이 상업화되기 위해서는 마케팅과 영업상의 다양한 노하우가 수반돼야 한다 . 기술개발에 대한 보상은 이런 조건을 고려해 이루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기술의 유출에 대해 매우 관대하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기술 보호라는 개념 자체가 희박하다. 선진국에서는 기술유출에 대해 세세한 부분까지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우리도 기술유출을 막을 수 있도록 직업선택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범위에서 전직을 규제해야 한다.

정리=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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