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만난 사회] 대기업-중소기업 불평등 과학기술 중심 사회 걸림돌 [05.07.08/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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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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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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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경제의 양극화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높다. 수출과 내수,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양극화에도 여러 가지 측면이 있겠지만,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사이의 간극이 더욱 커졌다는 것도 심각한 양극화 문제 중의 하나로 거론된다. 이것의 원인 역시 다양하게 언급될 수 있겠지만, 이른바 ‘갑을’ 관계로 대변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불평등한 종속관계 및 온갖 비합리적인 관행 또한 큰 요인으로 꼽지 않을 수 없다.
‘갑’과 ‘을’이라는 단순한 지칭이 계약서상에서 쓰일 때에는 둘 사이에 얼마나 엄청난 차이가 있는지, 경험하신 분들이나 업계에서는 너무도 잘 알 것이다. 얼마 전 <한겨레>의 심층 연재기사에서도 잘 다뤄진 적이 있으므로 그 실상과 폐해에 대해 상세하게 언급하고 싶지는 않으나 이 문제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혁신에도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만은 또다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중소기업에서 젖 먹던 힘을 다해 기술혁신을 이룩하고 원가 절감을 한 결과가, 결국 ‘갑’ 쪽의 납품가격 후려치기와 계속되는 부당한 압력으로 인하여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아무개가 가져가는” 것으로 귀결된다면, 누구인들 고생해가며 기술개발하고 혁신할 의욕이 생기겠는가.

전근대적이고 종속적인 관계와 온갖 불합리한 관행을 척결하는 일은 시장경제 질서나 사회정의의 구현을 위해서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단순히 ‘약자 보호’라는 차원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바로 기술개발과 혁신을 통하여 국가적 발전의 토대를 제공하는 것과도 관련되는 만큼, 정부 당국이 좀더 큰 관심을 가지고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발달한 미국에서도 독과점이나 불공정 행위 등은 정부가 매우 엄중하게 다스린다. ‘상호 이해와 상생을 통한 협력’ 정도로 어물쩍 넘어갈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러한 본질적인 문제를 도외시한 채, 중소기업에게 채용 인력의 인건비를 지원하고 그밖에 여러 지원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등의 발상은 또 다시 실효도 없이 국고만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

‘과학기술 중심사회’란 무슨 거창한 것이 아니라, 땀 흘려 기술개발에 애쓴 이들이 합당한 만큼의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사회, 바로 이러한 상식과 합리성이 통하는 사회가 바로 과학기술 중심사회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최성우/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 김선영 ()

      강한자가 약한자를 등쳐먹는 구조가 하루속히 사라져야 할겁니다. 이 전근대적인 구조가 우리나라 경제를 일탈시키는데 일조하고 있으며, 그래서인지 좋은 아이템을 애초부터 외국에 팔아넘기는 중소기업도 많이 등장하고 있지요. 안좋은 방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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