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과학도가 방황한다 - 과학기술은 남성의 일? [04.05.31/과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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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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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3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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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학자를 키우자-2
 
여성 대부분 생명과학 전공
자진 퇴직률 비정규율 높아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습성과 사고방식이 여학생들로 하여금 여성의 일과 남성의 일을 분리하는 사고를 지니게 한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여성들이 ‘남성의 일’로 인식되어온 과학기술분야로 진출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내 23개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등학교에서 남학생이 이과를 선택하는 비율은 40% 가량인데 비해 여학생은 15% 정도만이 이과를 선택한다. 이과반 여학생 중에서도 대학에 입학할 때 의약, 간호, 생활과학계 등을 선택하는 학생 수를 감안하면, 실제로 이공계를 지원하는 여학생 수는 남학생에 비해 매우 적음을 알 수 있다.
방학을 앞둔 금요일 오후, 서울 K대의 이공대 캠퍼스를 찾았다. 계열별로 캠퍼스가 분리되어 있는 이 대학을 찾은 이유는, 이공계 여대생이 얼마나 많은지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여학생이 많이 눈에 띄었다. 명문대에 속하는 이 학교는 이과 여고생의 학력이 높아짐에 따라 90년대 말 이후 여학생 비율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식당에서 만난 여학생들에게 무작위로 전공을 물어보았다.
“전공요? 생명유전공학이요.”, “화학인데요.”, “식품과학과요.”
이들의 대답에서도 알 수 있듯 이공대 여대생의 분포는 생명과학이나 식품과학 등 과학 분야에서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강세를 보여온 학과에 집중된 편이다.
K 대학뿐 아니라 이공계 대학을 지원하는 여학생의 전공선택은 ‘여성 취향 학과’에 편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초과학분야에서는 물리학전공을 제외하고는 여자졸업생수가 남자졸업생수와 대략 균형을 이루고 있으나, 공학분야는 전반적으로 여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으며 전공의 편중현상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즉 건축공학, 컴퓨터공학, 환경공학, 화학공학을 제외하고는 여성비가 10% 미만이며, 특히 기계공학, 토목공학, 전기공학, 금속공학 등 학과 졸업생의 여성비는 1% 내외다.
또한, 4년제 대학 이공계 전임직 교수의 분포를 보면, 1999년 현재 이공계 전임직 여성교수는 이학계 11.7%, 공학계 1.5%에 그치고 있다. 대학의 교수채용은 성차별이 심한 부문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출연연구소의 경우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2002년 12월말 현재 여성 연구원 비율은 6.9%에 불과하며 기업 연구소의 경우 여성 연구원의 비중이 4.9%이다. 정부출연연구소와 기업연구소가 밀집된 대덕연구단지 내에서도 화학, 생물학, 전산학 계통의 비중이 높은 연구소로 알려진 화학연구원, 생명공학연구원, K&TG 중앙연구소, 전자통신연구소, LG 화학연구원 등에서만 여성 연구원의 비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여성 연구인력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것도 문제지만 그 중 많은 수가 비정규직으로 연구 보조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 또한 개선되어야 할 점이다. 또한, 정규직 연구원으로 채용된 여성 연구원들도 남성 연구원에 비해 자진 퇴직률이 높고, 승진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과학기술인력으로서 여성은 여전히 ‘별종’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과학인들의 전망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모 여대에서 분자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엄모씨는, “여성의 섬세함이나 성실함이 강점이 되는 분야라면 전공별로 편중되어 있어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며, “90년대 이후 늘어난 이공계여학생들이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특히 박사학위까지 받은 이들이 교수나 연구원으로 대거 진출한다면 여성 과학기술인이 제대로 대접받을 날이 올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 박상욱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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