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과학자는 불쌍한 샐러리맨 … 미국으로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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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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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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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과학자는 불쌍한 샐러리맨 … 미국으로 와라"



“축하합니다. 역시 일본이 과학 강국임을 전 세계에 알린 쾌거인데요. 소감은 어떠신지요.”(8일 오전 TV아사히 사회자)
 “일본의 연구자는 불쌍하죠. 샐러리맨입니다. 훌륭한 연구를 해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잖아요.”(나카무라 교수)

 “ 창업을 생각하는 일본 젊은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 텐데요.”(사회자)

 “음. 미국으로 오라고 조언하고 싶네요. 일본은 법 체계부터 시작해 각종 시스템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에요. 미국은 다릅니다. ”(나카무라 교수)

 인터뷰는 겉돌았다. 7일 2014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60) 미 UC샌타바버라 교수는 일본 TV가 ‘원하는’ 답을 끝까지 내놓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일본 학계와 산업계·사법부를 독하게 몰아세웠다. 방송 진행자들이 당황하며 머쓱해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나카무라 교수가 수상 소식을 접한 뒤 내놓은 발언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지금 틀을 깨지 않으면 일본 과학의 미래는 없다.”

 그는 먼저 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형편없다고 말했다. “일본에선 ‘과학자는 돈 벌어선 안 된다’는 세뇌 교육을 받고 있다” “연구자는 기업의 노예가 아니다. 이치로(메이저리그 일본인 야구선수)와 비슷한 연봉(약 65억원)을 요구하는 게 뭐가 나쁜 일이냐”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하나는 규제와 ‘자유’가 없는 연구 환경. “일본에선 성별, 연공서열 등의 차별에 의해 전원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다. 또 발명을 많이 하지만 그걸 국제화해 창업하는 걸 각종 규제가 막고 있다. 그러니 뒤진다”고 일갈했다. “퀴즈 프로그램 같은 대학 입시 시스템이 ‘시시한 인간’을 만들어내는 원흉”이란 말도 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자성(自省)과 각성을 촉구했다. 학문적 발견이 아닌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샐러리맨 출신 연구자로서 느낀 바가 남달랐을 것이다. 그가 1993년 LED를 개발한 덕에 조그만 화학업체에 불과했던 니치아(日亞) 화학공업은 연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보상은 과장 승진과 특별수당 2만 엔(현재 환율로 약 20만원)뿐이었다. 그는 발끈해 퇴사하곤 미국으로 건너가 2000년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또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도쿄지법에서 “나카무라의 발명 대가는 604억 엔(약 6000억원)”이란 판결을 얻어냈다. 이런 내용이 담긴 그의 저서 『좋아하는 일만 해라』(2004·사회평론)는 본지 예영준(현 베이징 특파원) 기자의 번역으로 국내에서도 출간됐다.
 ‘괴짜 연구자’ 나카무라 교수의 노벨상 수상은 그동안의 수상자와 확연히 다른 점들이 있다. ‘모범생 과학자’가 아닌 ‘돈 버는 과학자’, 그리고 도쿄대·교토(京都)대 등 명문대가 아닌 지방 대학(도쿠시마대) 출신도 노벨상을 탈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꾸준히 파는 것만이 결코 정답은 아니며 “결과를 얻기 위해 분노의 마음으로 달려들었다”(나카무라 교수)는 것도 정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3명의 일본인(일본계 미국인 1명 포함)이 공동 수상하면서 일본의 과학 분야 수상자 수는 총 19명. 5년여 전인 2009년 4월 ‘일본 과학의 힘-노벨상 수상자 연쇄 인터뷰’ 시리즈를 하면서 “왜 우리는 한·일전 야구에서 지면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무한한 경쟁의식을 갖고 있으면서 13대 0이라는 노벨 과학상 수상자 스코어에 억울해하고 불끈하지 않는가”라 쓴 기억이 난다.

 이제 스코어는 19대 0으로 더 벌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스코어 차이가 아니다. 현상에 만족하지 않고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려는 일본의 ‘무서운 자성’이 훨씬 더 무섭고 부럽다.

  • UMakeMeHigh ()

      시시한 인간을 만들어내는 대학입시 시스템이라는 표현이 재미있군요. 다른 시선을 가진 사람입장에서 획일적인 사고방식을 양산하는 교육시스템이 참 시시할만도 하겠죠. 그래도 일본은 군대는 안가니깐 한국 보단 덜 시시할 것 같습니다. 위에 열거한 차별에 군대문화까지 더해지면 정말 시시해지는 것 같아요.

    외국에서 살다보니, 그동안 제가 얼마나 강압적인 문화에서 살아왔는지 종종 느끼곤 합니다. 윗사람(?) 과 생각이 달라도, 그걸 잘 표현하지 못하는 문화에서 얼마나 창의력이 발휘가 되고 발전이 있을까요?

    중고등학교 시절 선생이 잘못 가르쳐도 묵묵히 듣고만 있었고, 회사에서 상사가 되도 않는 지시나 잘못된 방향으로 업무가 흘러가도 고분히 따르던 저도 책임이 있지만, 그런 사회적인 압박을 거스르는 것이 용기가 필요한 상황으로 만든 사회의 책임이 더 크다고 봅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 그리고 권위에 복종하는 문화가 지속되는 한 한국 제품에서 창의성을 느끼기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노벨상은 뭐 언젠간 탈수도 있겠죠. 창의력을 겨루는 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 지나가다 ()

      역시 한국보다 앞선 일본의 과학기술자 답네요.
    일본보다 더 극악한 상황의 한국을 생각하면 나카무라 교수가 뭐라고 했을지. ㅎㅎ

    무식과 사기질을 질타하면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화를 내면서
    고급 이공계 인재들을 시다바리 소모품으로 이용해먹으며 온갖 자리는 다 차지하고 사고쳐대며 80년대, 90년대 쌓아올린 국부를 다 말아먹고 있는 한국 문돌이들이 장기집권하고 있는 한국의 상활을
    나카무라 교수가 겪으면 뭐라고 인터뷰를 할 지 궁금하네.

  • 통나무 ()

      ㅋㅋ
    일본의 무서운 자성이 어디있나 모르겠네요.
    일본보다 한참 못한 우리가 저런 일본도 탈출한 사람 기사보내면서 자성이라고.

    저런 신문 기자들 보면 솔직히 요즘은 입을 찢어버리고 싶은 생각뿐이.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오지 많는 상황이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라에 돈이 없나.
    이명박 뻘짓할때 하지 말라고 데모하니 이상한 괴담시리즈나 퍼부으면서.
    단순 계산으로 4대강 헛짓만 안했으면 1년에 1조씩 투자한다고 해도 22년, 지금 그 뒷치덕거리에만 몇천억이 들어가고 있는데.....
    지들 입맛에 맛는 기사나 이익에 몰두하는 것들이 진작 정신차리고 기본적인 사실과 방향만 정상적으로돌아가게 만들어서 사회적 선순환만 시켜도 최고의 상태는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해볼만하게 굴러갈수 있는 나라에서
    정확히 지적하면 왕따에 온갖 괴롭힘을.
    이나라 맛이간게 김이태 연구원 선언이후부터일텐데......
    무서운 자성이라고 하면서 책임들이 있는 지들은 쏙 빠지는게 특기인 "것"들이....

  • 라울리스타 ()

      남 얘기 같지 않은게 아니라, 일본보다 더 심한 나라에서 살고 있으니 씁쓸하네요.....

    회사에 들어가면 엔지니어에게 연구와 기술에 대한 열정보다는 `예의있는 신입사원' 내지는 '올바른 조직문화'를 가르치는 곳입니다.

    또한 펜을 잡은 스태프직들은 엔지니어는 고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죠.

  • 임욱 ()

      미국은 다양성,한국은 통제와 획일성이 국가경쟁력의 근간이지요. 어쨋든 유럽에서 암만 미국을 싫어해도 미국이 유럽보다 1세기 정도 앞서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런데 미국도 경제력이 집중되어 있는 북동부 신영국지대의 경우 오히려 동양 사회와 비슷한 점이 많은 듯합니다. 예전에 90년대에 IT붐 일 때 고쪽 사람들과 교류할 일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혁신이니 IT니 벤처니 이러한 것을 매우 싫어하더라구요. 한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수는 없지만 유럽보다는 앞서 있고 중국에 대해서는 아직은 종합 우위 유지하고 있다는 데에 만족해야겠지요.아래한글이라는 당시 혁신적 소프트웨어가 아직도 국제 사회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는 사실도 대단하지 않습니까.

  • 임욱 ()

      한국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최근 현상은 젊은층이 노년층과 여러 모로 동조화되거나 또는 아예 더 보수화되고 있다는 점이죠. 예전에 90년대에 보면 사회 비판적인 음악이나 이런 것이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는 이러한 것이 원천적,시스템적으로 봉쇄되어 있습니다. 갈수록 사회가 각이 잡혀 있지요.자유와 개방 다양 개성이 아닌 정 반대 방향, 보다 엄격한 사회로 가는 전반적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으며 이미 사회 전반에 느슨한 점들이 인워적으로 사라졌지요 모든 것이 중앙집중적 통제에 의해서만 움직이도록 되어 있으며 세계 최고의 IT인프라가 이를 쥣받침하고 있지요. 서양의 다른 선진국이나 , 과거 한국에서 볼 수 있던 사소한 일탈행위도 말끄하게 사라졌습니다. 세계 최고의 IT에 의한 중앙집중적 통제, 자의식과 비판적 의식의 형성을 원천 초기 단계에서 봉쇄해는 세계 특유의 교육체제, 사상 유례없는 강력한 중앙집권제, 미래의 한국 사회는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나 THX 1138과 대단히 유사하게 됩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 40년도 더 지난 영화로 알고 있는데 미래의 한국 사회와 너무 유사하죠. 한국은 세계에서 5번째로 엄격한 사회이며 1-4위는 모두 회교 원리주의가 통치하는 국가이며, 한국인의 individualism index는 일본보다 훨씬 낮은 값으로서 세계 최하위권입니다. (18로 나타나 있는데 일본의 경우 이 값은 46,독일 67) 즉 한국 사회는 집단주의와 통제가 가장 강력한, 매우 특이한 사회라는 것이죠. 이 경향은 시종일관 강화되어 왔는데 지난 수천년간 지속된 지정학적 위협이 그 원인에 속한다고도 합니다.
    각자 노력해서 살기 편한 나라로 이민가면 되겠지요. 요새 개발도상국,중진국도 이민절차가 많이 어려워지기는 했지만 방법은 있겠지요. 한국 사회가 바뀔 수는 없고, 분위기를 보면 조금이라도 의심하거나 비판하는 것이 보이면 엄청난 통제와 강압이 사방에서 몰려오는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고 더욱 더 그러하게 될텐데, 이것이 싫으면 다른 나라로 이민가는 방법 외에는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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