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과학의 ‘물리적’ 타격 “미신 이래도 믿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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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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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0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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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게레신문에서 퍼왔습니다. 사진은 원문인 http://www.hani.co.kr/section-009100003/2002/11/009100003200211291858180.html 여기를 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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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물리적’ 타격 “미신 이래도 믿을래”
 

△ <신비의 사기꾼들> 조르주 샤르파크, 앙리 브로슈 지음·임호경 옮김/ 궁리 펴냄·9800원


 
 
핵무기가 인류를 절멸시킬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번지던 동서 냉전시대의 일이다. 당시 미군은 지도를 펼쳐놓고 그 위로 탐색봉을 움직이면 소련 잠수함의 위치를 탐지해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막대기 점술가’들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첩보부를 통해 이 사실을 입수한 소련 군부는 ‘사태’의 해결을 위해 학자들에게 이 문제의 ‘진지한 검토’를 의뢰했다.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이런 일이 냉전이 종식된 뒤에 다시 벌어졌다. 지난해 9월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 사건이 터진 뒤 몇몇 인터넷 매체를 비롯한 언론은 한동안 ‘유령 소동’을 보도하느라 법석을 떨었다. 세계무역센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 속에 어른거리는 ‘악마의 형상’을 카메라가 잡아냈다는 것이었다.

이성과 과학이 만개했다는 이 시대에 사람들은 왜 이렇게 초과학적, 초이성적 믿음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일까 199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조르주 샤르파크와 생물물리학자 앙리 브로슈가 쓴 <신비의 사기꾼들>은 과학과 수학, 실험과 검증이라는 이성의 도구를 사용해, 기적과 신비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는 여러 ‘초자연적 현상’들이 
 
‘트릭·사기·무지의 소산’임을 밝히는 책이다. “볼테르와 콩도르세의 나라, 회의주의와 계몽주의의 나라에 각종 미신들이 성행하고 있다”고 비분강개하는 두 프랑스 과학자는 사람들의 여전한 어리석음과 언론매체의 선정주의가 이 미신들을 떠받들어 널리 퍼뜨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이 미신의 예로 먼저 드는 것이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점성술이다. 하늘의 별자리와 태양의 위치로 운명을 점치는 점성술은 천체물리학적으로 보면 실체와 내용이 없는 헛소리일 뿐이다. 점성술에서 쓰는 별자리 지도(12궁도)는 2000여년 전에 만들어진 것인데, 지구 자전축의 변화를 일으키는 ‘세차현상’과 ‘지축장동’ 때문에 오늘날 이 별자리는 실제와 전혀 다르다. 가령, 점성술사들은 7월 말에 태어난 사람들이 ‘사자자리’의 힘을 받아 ‘용감하고 오만하고 지배지향적’이라고 말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때의 태양은 사자자리에서 멀리 떨어진 전갈자리에 가 있다.

지은이들은 ‘도사’나 신비주의자, 신흥종교의 지도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공중부양이라는 것도 마술에서 흔히 쓰는 속임수의 일종일 뿐이며, 심장박동이 일시 정지하거나 바늘로 혓바닥을 뚫고 칼날이 가슴을 관통하고도 멀쩡한 것도 특수하게 제작된 소도구를 이용한 트릭이라고 이야기한다.

 

△ 그린피스 대원들이 반핵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맨발로 시뻘건 숯불 위를 걷는 것은 어떤가. 이거야말로 “엄청난 초능력을 요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지은이의 한 사람인 앙리 브로슈가 직접 숯불덩어리 위를 걸어 보임으로써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임을 입증한다. 비밀은 ‘열저장력’과 ‘열전도성’에 있다. 숯은 열저장력과 열전도성이 매우 낮아, 평균적인 속도로 걸을 경우 발바닥에 화상을 입히지 않는다. 오븐 속의 통닭을 예로 들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통닭이 다 익었을 때 오븐 속의 공기나 통닭 표면이나 200℃에 달해 있지만, 우리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븐 속에 손을 집어넣는다. 공기는 열전도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델 염려가 없는 것이다. 반면, 같은 온도의 오븐 속 철판에는 손이 닿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다.

텔레파시와 같은 ‘초자연적 능력’이란 것도 합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어느날 새벽 몇 년 동안 만나지도 생각하지도 않았던 친척이 꿈에 나타났다. 눈을 뜬 직후에 전화벨에 울린다. 친척이 죽었다는 것이다! 지은이들이 보기에, 이런 ‘우연의 일치’는 확률로 따지면 오히려 일어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이들의 계산에 따르면 인구 5000만명의 나라에서 이런 ‘신기한’ 일은 매일 10여건씩, 1년이면 5000건이나 벌어진다. 확률로 따져볼 때, 벽의 얼룩이나 구름이나 연기 속에서 ‘성인’ 또는 ‘악마’의 모습을 ‘발견할’ 가능성도 낮은 편이 아니다.

몽매주의에 대한 지은이들의 비판은 과학과 휴머니즘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원자력’ 반대 운동에도 어김없이 적용된다. “어떤 인위적 방사선도 존재해서는 안 되며, 따라서 원자력 에너지 사용을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는 일부 녹색운동가들의 주장에 대항해, 이들은 단호하게 말한다. “지구 전체 차원에서 볼 때 활동중인 자연적 방사능의 양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입장은 거의 병적인 경직성에서 나온 태도라 아니할 수 없다.” 방사능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그 위험 정도를 터무니없이 과장하는 것은 ‘과학을 빙자한 사기’라는 것이다.

 

△ 숯불 위를 걷는 사람들. 맨발로 숯불 위를 걷는 것은 초능력이 아니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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