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또 다시 자동차 이야기..

글쓴이
이공계2
등록일
2002-04-01 07:0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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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에 나온 내용입니다.
http://www.donga.com/docs/magazine/weekly_donga/news328/wd328aa030.html

여기보면 역시 "기술은 사오면 되지" 하는 부분이 있군요.
그래서 저의 사견엔 일선 엔지니어의 말을 알아듣고 차분히 투자를 아끼지
않는 CEO를 가진 회사로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가 바뀌었으면 합니다.
저와 이공계 커뮤니티 여러분이라도 그런 경쟁력있는 CEO가 있는 회사제품을
사줘야 겠습니다. 근데 문제는 그런 CEO가 있는 우리나라 회사가 드물군요..-_-

심지어 기자는 연구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다고 쓰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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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명령! ‘배기 가스’를 줄여라

 선진국 환경·안전 규제 수출길 막는 복병… 보행자 친화형 자동차도 이제 걸음마

현대자동차는 2000년 11월 신개념의 차세대 디젤엔진이라는 자랑과 함께 초고압 직분사식 ‘승용형 2.0 디젤엔진’을 개발했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이 엔진은 기존 디젤엔진에 비해 유해 배기가스를 대폭 절감시켰을 뿐 아니라, 정숙성이 우수하고 연비와 출력이 각각 15%, 24% 향상됐다는 게 현대측 주장이었다. 이 엔진을 장착한 싼타페와 트라제XG는 국내 소비자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초고압 직분사 방식이란 연료를 커먼레일이라는 축압기에서 고압 상태로 일시 저장했다가 엔진에 직접 분사하는 시스템. 이 방식은 엔진에 공급되는 연료 입자의 크기를 미세화하기 위해 보통 1000bar 이상의 높은 압력을 사용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상품화된 커먼레일 시스템은 독일 보쉬사와 미국 델파이사 2개사뿐이다. 현대차가 개발한 싼타페 엔진은 보쉬사의 커먼레일 시스템을 이용해 미국 디트로이트 디젤사와 함께 개발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의 이런 거창한 홍보와 달리 소비자들은 싼타페와 트라제XG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 언덕길을 오르거나 급가속할 때 매연이 눈에 보일 만큼 대량으로 배출되기 때문. 물론 신차의 경우 매연 배출 단속에 걸려도 정비를 받았다는 증명서를 제출하면 범칙금 부과를 면제받고 있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현대차는 이런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심지어 일부 소비자들이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이자 작년 9월 한국소비자보호원의 권고를 받아들여 무상수리를 약속했다. 현대차는 싼타페의 경우 2000년 11월15일부터 다음해 5월30일까지 생산된 2만2913대를 대상으로, 트라제XG의 경우 2000년 11월1일부터 다음해 6월13일까지 생산된 1만6177대를 대상으로 8월31일까지 무상수리해 주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생활안전팀 김종훈 팀장은 “소비자들의 이런 불만은 현대차가 충분한 검증 없이 커먼레일 엔진을 개발한 탓으로 보인다”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현대차가 소비자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것 아니냐’고 비난한다”고 소개했다. 현대측은 이에 대해 “커먼레일 디젤엔진을 장착한 싼타페와 트라제XG는 환경부의 배기가스 검사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말한다.

현대차가 커먼레일 디젤엔진을 개발한 것은 유럽 수출 전략의 일환이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2000년 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체결한 CO2 협약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첨단 디젤엔진 개발이 필수적이었던 것(CO2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유럽은 이미 첨단 디젤엔진을 장착한 승용차 시장이 전체 승용차 시장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첨단 디젤엔진이 일반화돼 있다.

“2005년 되면 2단계 규제 적용될 예정”

유럽연합과 체결한 CO2 협약에 따르면 우선 일차적으로 2004년까지 유럽 지역에 수출하는 모든 자동차의 CO2 평균 배출량을 주행거리 1km당 165~170g으로 줄여야 하며, 2009년까지는 140g으로 더욱 낮춰야 한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2009년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지만 2004년 목표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커먼레일 디젤엔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유럽 등 선진국의 환경 규제에 대한 국내 업체의 기술적 대응이 쉬운 일이 아님을 잘 보여주고 있다. 유럽도 유럽이지만 미국의 환경 규제 역시 국내 업체에겐 큰 부담이다. 여기에 유럽이 보행자 친화형 자동차 개발을 의무화하는 등 선진국의 안전 관련 규제도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다. 한 전문가는 “선진국의 환경 안전 규제는 2005년을 분수령으로 그 이후는 2단계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국내 메이커의 기술은 선진국의 규제를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것일까. 현대자동차 고위 임원들은 “어렵긴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무자들의 분위기는 다르다.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연구 개발 담당 임원들은 ‘언제까지 무조건 해내라’는 식이기 때문에 실무진은 말도 못하고 ‘에이, 이것저것 해보다 안 되면 외국 업체에서 기술을 사오면 되지 뭐’ 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경직된 조직문화가 문제라는 얘기다.

국내 업체 입장에서 미국과 유럽의 환경 안전 관련 규제는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는 실정이다. CO2 협약만 해도 그렇다. 작년 CO2 협약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일본 업체 관계자들과 함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났던 국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유럽연합 집행위나 일본 업체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한국 업체가 문제다’고 노골적으로 말해 숨을 곳을 찾느라 혼났다”고 털어놓았다.

유럽의 안전 관련 규제도 한국 업체로서는 부담이다. 작년 말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보행자 친화형 자동차 개발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유럽 수출을 위해 보행자 친화형 자동차 개발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 셈. 보행자 친화형 자동차란 한마디로 자동차와 보행자 또는 자동차와 자전거 간 충돌 사고에서 보행자 사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말한다.

연료전지 자동차 등 무공해 자동차도 선보여야

 이 협약에 따르면 각각 머리 부위와 보닛, 다리 부위와 범퍼, 엉덩이 부위와 범퍼, 엉덩이 부위와 보닛 등의 충돌을 상정하고 성인 모양의 더미와 어린이 모양의 더미로 충돌 시험을 해 일정 기준 이하의 상해치가 나와야 한다. 2005년 7월부터 적용하는 1단계에선 시속 35km의 속도로 충돌 시험을 실시하지만, 2010년부터 적용하는 2단계에선 충돌 속도를 시속 40km로 높이고 상해치도 강화한다. 현대차 차체설계1팀 이정근 부장은 “유럽이 이런 협약을 의무화한 것은 유럽의 도로가 좁아 보행자 사고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정근 부장은 “1단계 협약을 만족시킬 수 있는 차량을 만들기 위해 차체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연구 검토하고 있다”면서 “올 상반기중 검토 내용을 디자인 파트에 내려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 파트에서 이를 바탕으로 시작차를 만들어 끊임없이 충돌 시험을 거쳐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 보행자 친화형 자동차 개발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보행자 친화형 자동차 기술이 가장 앞선 메이커는 일본 혼다. 작년 6월 유럽 신차평가 프로그램위원회는 혼다의 소형 승용차 시빅이 처음으로 별 3개 등급을 획득하는 등 이 부분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발표 현장에 있었던 이정근 부장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관계자들이 ‘10년 전부터 보행자 친화형 자동차 개발을 요구해 왔는데, 어떻게 해서 유럽 메이커가 일본 업체에 뒤지게 됐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환경 규제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환경 규제를 실시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현대차는 2003년식(올 하반기 출시 예정)부터 이 지역 총 판매량의 2% 이상을 SULEV(Super Ultra Low Emission Vehicle) 차량으로 팔아야 한다. 2006년식부터는 이 비율이 4%로 올라간다. SULEV 차량은 한마디로 배출가스가 거의 없는 차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 전문가는 “SULEV 차량은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촉매에 부착하는 귀금속 양을 늘려 배기가스를 줄이면 가능하지만 제조 원가에 부담이 될 수 있어 궁극적으로는 일본의 혼다처럼 첨단 가솔린엔진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언젠가는 연료전지 자동차 등 첨단 무공해 자동차도 선보여야 한다는 것. 기술력이 없으면 21세기의 새로운 도전을 헤쳐나가기 힘들다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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