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로 들여다 보는 삼성 인력구조 개편

글쓴이
sysop
등록일
2004-08-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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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샌달한짝

Homepage http://myhome.naver.com/akjee

링크 #1 http://myhome.naver.com/akjee/sdc/sdc.htm

제 목 디지털 카메라로 들여다보는 삼성 인력구조 개편

디지털 카메라... 아시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이 자그만한 기계가 사람을
얼마나 잡아끄는지......

많은 분들이 이미 여러종류의 디지털 카메라(이하 디카)를 소장하고 계시겠지요.
그런데 혹시 삼성(삼성 케녹스 아님)에서 나온 SDC 시리즈를 소장하고 계신분 있나요?
오늘은 이 문제의 SDC 시리즈 그중에서도 SDC-80, 100을 가지고 얘기좀 하려합니다.

아마 아시는 분들 아실 겁니다. 삼성 SDC-80, 100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제가 SDC-100을 가지고 있었는데 구입당시 거의 50만원 줬던것 같습니다. 80은
당시 35만원 정도 했던 것 같구여. 처음 나왔을 땐 정말 획기적인 가격차(당시
디카는 보통 150만원선)때문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85만, 108만 이라는
화소수보다는 촛점거리가 제대로 맞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중고시장에선
SDC-80이 7만원선, 100이 12만원선(현재 정품 SDC-100이 35만원선) 합니다. 유행을
덜타고 제품 수명이 긴 디카 치고는 중고시장에서 가격이 영 형편 없는데 그 이유도
마찬가지로 사용자들의 악평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이런 제품은 중고시장에 내놓지도
말아야 한다는 평가를 하는 분도 계시니까요....
사람들은 이들 카메라를 '토이 카메라'라 평가 합니다. 즉 장난감 카메라란 얘기죠.
특히나 SDC-80이 그런 얘길 많이 듣는데, 당시 비싼 돈주고 사서 마음 고생했을
사용자들의 속내를 이해하고 보면 이 두 카메라에 쏟아지는 악평도 당연한거라
생각합니다. 이런분들의 공통적인 의견이 국산은 안된다, 외제 써라 입니다.

저도 이 시리즈 중 SDC-100을 구매했고 얼마뒤 외국으로 출국했기 때문에 국내에서
있었던 이 디카에 대한 평가를 전혀 들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단지 제 자신이 손수
디카를 사용해 보며 무언가 이상이 있다는 걸 깨닫고 독자적인 해결책을 찾아보려
했죠. 이 디카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는 (사실 한두개가 아닙니다.) 5cm 근접촬영에서
무한대 까지의 거리조절이 된다는 사용자 설명서와는 달리 5미터만 넘어서면 촛점이
맞지 않는 사진이 찍힌다는 점이었습니다. 반면에 근접 촬영(접사촬영이라고 하죠)시
사진 품질이 가격대 성능비에서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정말 이 토이 카메라가
이런 사진을 찍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품게 할 정도죠. 제 고민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얼마나 하게될지 모르는 외국살이 중에 정말 찍어두고 싶은 일들이
하나둘이 아닌데 카메라 성능이 따라주지 않아 온통 촛점 안맞는 사진들만 제 컴퓨터를
가득가득 채울 때 정말 스트레스를 받더군요.

화소가 108만 정도되고 근접촬영에서는 그런대로 볼만한 품질의 사진이 찍힌다는 점은
제 카메라의 고장이 아니라 제품자체에 하자가 있다는 것을 암시했습니다. 특히나 원거리
에서 촛점이 안맞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 제품 자체가 근거리 용으로 출시된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원거리 사진 촬영을 위한 별도의 액세사리가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국제전화로 직접 삼성에 문의를 해보았는데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
다고 하더군요. 디카 상태에 대해 항의를 했는데 삼성측에서는 제품보다는 제 디카에 어떤
고장이 있는 것 같으니 귀국해서 A/S를 받으라고 했습니다. 결국 근 1년여를 속만 썩이다
드디어 귀국을 했고 귀국하자마자 제일 먼저 삼성 A/S 센터부터 찾아갔습니다.

그곳 기사님께 제가 찍은 사진을 보여드리고 그간 느낀 디카의 문제점을 이것저것 얘기
했는데 아저씨께서 왈.. "실은 삼성에서 나온 SDC 시리즈가 80, 85, 100, 130, 200이
있는데 이중에서 80, 85, 100은 삼성에서도 포기상태다. 이것 때문에 삼성에서 디카사업
포기했다. 100보다는 85가 85보다는 80이 더 심각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라고 하더군요.
결국 디카 보급용이라는 이름으로 품질도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헐값에 대량으로 공급했
다는 얘기였습니다. 정말 분노했습니다. 그리고 허탈했습니다. 그나마 쓸만하다고 믿었던
삼성제품이 그 모양이라는 것에 분노했고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는 A/S를 보며 허탈
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포기상태로 디카를 구석에 쳐박아 둔 채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얼마전 홈쇼핑에서 나오는 36만원짜리 올림프스 디카가 그렇게 탐이 나더군요. 가격대
성능비가 저 정도면 훌륭하다는 계산이 나오자 주체할 수 없이 전화기를 드는 제 자신을
보고 저도 놀랬습니다. 그러나 순간 충동을 잘 극복하고 일단 가지고 있는 디카부터 해결하
자는 생각에 인터넷 중고시장을 기웃기웃 하다 다시한번 절망했습니다. 저같이 삼성 SDC 시리즈
에 분노한 사용자가 한둘이 아니라서 거의 제값도 못받고 헐값에나 팔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헐값을 받고 팔자니 왠지 아쉽더라구여. 미운정도 정이라고 버릴려니
그렇게는 못하겠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곳저곳 좀더 신경쓰고 찾아보았더니.... 세상에나
같은 제품을 가진 어떤 분께서 6개월 전에 저같은 고통을 겪다 손수 초점문제를 해결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제품을 다 뜯어서 포커스를 개조한다고 했는데.. 세상에나.. 저도 껍데기를
분해하고 나서야 이 제품이 나름대로 많은 한과 사연을 품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껍데기를 뜯고 보면 렌즈유닛이 드러나게 되는데 그 렌즈 유닛에 삼성의 엄청난 횡포(?)와
내숭(?)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나사로 잠궈논 어설픈 메뉴얼 포커스...ㅡㅡ; 제품 출고시
내부 촛점 조절 돌리개가 근사촬영만 가능하게 설정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즉 원래 렌즈 유닛
자체는 정말 사용자 설명서 그대로 5센치미터에서 무한대까지 찍을 수 있게 제작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알수 없는 이유로 인해 외부 껍데기에서 근접촬영과 원거리 촬영을 선택할 수 있는
조절 버튼 따위가 생략되어 버리고 단지 근접 촬영시 촛점 조절을 위한 돌리개가 부착되면서
근접촬영 기능만 유달리 강화된 것입니다. 그리고 공장에서 출고시 제품 자체를 근접 촬영만
가능한 초점으로 조정되어 팔리고 있었던 거죠.....

부랴부랴 오늘 전 몇번이나 해체와 조립을 반복하며 사진을 비교하였습니다.
(링크 페이지 참고하세요.) 여러분 초점이 제대로 설정된 사진을 보세요. 정말 이게 12만원짜리
토이 카메라가 찍어낼 수 있는 사진이라고 생각되십니까? 정말 눈물이 다 나내요. 진작 이런
사실을 알았더라면 그간 그냥 날려버린 사진들을 정말 멋있게 살려볼 수 있었을 것을....
정말 삼성 밉네요... 만약 이러한 사실을 진작에 알려주던지 아니면 제품 설계시 좀더 신경써서
근접 촬영과 원거리 촬영 조절을 위한 렌즈 유닛 조절 장치를 외부로 빼서 근접촬영과 원거리
촬영을 다 가능하게 했더라면 당시 SDC-100은 정말 명품 반열에 들 수 있는 대히트였을 겁니다.
(평품이 따로 있겠습니까? 가격대 성능비로 가격대에 비해 터무니없게 훌륭한 성능을 내면
히트 치는거죠..) 무언가 부품/회로 설계자와 외장 디자인 설계자 그리고 제품 기획자간의
손발이 안맞아 난듯한 작은 실수 하나 때문에 SDC-100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며 '토이'라고까지
불리며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충분한 잠재력과 성능을 내재하고 있었음에도
기획자와 설계자의 불찰로 그냥 잊혀지는 장난감이 되어 버렸습니다. 과연 제품 기획자는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비슷한 상황이 삼성에서 다시 진행되고 있다고 봅니다.
삼성에서 요즘 진행중인 인력구조 개편을 지켜보며 삼성에서 노골적으로 국내 교육과정을
마친 사람들에 대한 필요이상의 불신감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개적으로 악평을
서슴치 않고 그래서 해외 인력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 울부짖고 있더군요. 마치 삼성 SDC시리즈를
사용해본 사람들이 외제품만이 대안이라고 부르짖는 양상과 흡사합니다.

그런데 정말 국내에서 교육과정을 마친 사람들이 이렇게 평가절하 될만큼 무능한 걸까요?
이런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단지 껍데기만 바뀌어서 외국으로 나가면 도리어 제능력을 발휘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는데 그럼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어떤 유사성이 보이지
않나요?

사용자 설명서에 제시된 요구 성능을 충분히 갖췄지만 그 기능이 외부적으로
표출될 수 없었던 SDC 시리즈 처럼 회사의 요구하는 능력과 자질을 갖췄음에도 이를 뒷바침할
제도적 장치의 미비와 이들을 이끌 선도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평가절하 될 수 밖에 없는
국내 학위 이수자들의 운명이 SDC 시리즈 처럼 되는게 아닌가 안타깝습니다.

한국 축구가 4강이 되던 날.. 사람들은 우리 축구의 잠재력을 보았다고 얘기했지만 전 우리
축구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의 무능력과 부실이 이제서야 드러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뀐건 단순히
감독 하나 뿐이었고 감독에게 그간 축구협회가 보이지 않던 무소불위의 전권을 위임한 것 밖에
없는데 4강이 되버리더군요. 누구 탓입니까? 정말 선수들의 무능력이 그간 우리 축구를 암흑기에
빠뜨렸던 걸까요?

전 축구선수의 잘못 보다는 선수들의 기량차라는 변명으로 자신들의 무능을 감춰왔던 축구 협회
에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경기성적에만 지나치게 연연하여 선수와 감독의 무능으로 매도해
온 언론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아무리 히딩크가 뛰어나다 하더라도 하루 아침에 자갈밭을
옥토로 가꿀수는 없는 겁니다. 그는 단지 옥토를 알아보고 그곳에 제대로 된 농사를 지은 것 뿐이죠.
옥토를 가지고도 농사짓는데 사용치 않았던 땅주인의 무능이 결국 땅값을 하락시킨 겁니다.

마찬가지 논리가 삼성에도 성립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은 우리 사회에 무한한 영향력을 행사
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이런 기업이 자신이 져야할 책임은 모른척하며 모든 책임을 학교와
정부에게만 전가하고 있습니다.
한낱 디카 애호가가 단순히 분노하다 못해 자포자기로 열어제친 SDC 내부 안에서
그간 숨겨져 있던 잠재력을 찾아내어 '토이 카메라'에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대한민국 수출액
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삼성 기업은 쉽게 쉽게 인력을 사다 쓰려는 작태를 버리고 직접 국내
인력안에 내재되어 있는 잠재력을 스스로 개발하려는 노력과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미물이 그런 잠재력에 대해 눈을 뜨는데 왜 삼성같은 기업이 그런걸 놓치는 건지
아쉬기만 하네요.

전 올림프스 디카를 돈 30여만원 주고 산것보다 더 기쁩니다. 잃었던 제 디카 성능에 대한
신뢰를 되찾았기 때문이죠. 아직 야간에 사진이 잘찍히지 않는다거나(CCD 자체 문제 같습니다.)
배터리가 오래가지 않는다거나(이것도 고질적인 문제지요) 하는 문제가 아직 많이 있지만
4년이나 지난 그리고 중고가격 12만원 짜리가 보여주는 이토록 선명한 화질의 사진만으로도
이넘을 더 오래오래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격대 성능비가 훌륭하잖아요?^^
혹시 디카 사시고픈 분 계시면 SDC-100 강추합니다. 정품으로 35만원 주고 사는 건 미친짓
같고요 중고품으로 12만원 정도면 살수 있을겁니다. 이렇게 산 중고 SDC-100을 손수 열어
제쳐 자기 입맛에 맞게 열심히 초점 조정해보세요. 나름대로의 재미와 소장가치를 느끼실
겁니다. 더더군다나 자신의 땀과 고민으로 다듬어진 사진기라면 말할 것도 없겠죠. 역시나
주인을 잘만나야 한다는 얘기가 실감나네요^^. 주인 잘못만난 탓에 방구석에 쳐박혀 있거나
일치감치 장난감으로 전락한 다른 디카와는 달리 제 디카는 주인 잘만나 몇년더 사랑 받을
것 같습니다.


한낱 디지털 카메라도 주인을 잘만나야 제 역량을 다 냅니다. 하물며 사람이야 더하지 않
을까요? 삼성은 이 점에 대해 고민 좀 해야 할 겁니다. X 잡고서.... 좀 오래...


- 2003년 2월 8일 회원 자유게시판에서 -

  • 이민주 ()

      그런 체계와 조직을 갖추는것이 가장큰 첨단기술이죠...
    가장 어려운 것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대부분 우리들은

    개개인의 피와땀만을 생각하지 그런 체계를 갖추고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제도를 개선하는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어차피 만들어도 지키지 않는제도이고..사람들이 각각 생각하기
    때문에..그렇죠.

    그래서 나오는게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나라에서 창궐하는
    영웅론입니다.  영웅 딱 1사람이 나와서 모든것을 해결해 주길 바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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