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공학자가 바라본 우리나라 물건들

글쓴이
똘레랑스
등록일
2004-08-31 23:46
조회
10,641회
추천
9건
댓글
4건
얼마전 구조공학(Structural Engineering)을 정공하신 교수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저는 건축구조물의 뼈대만을 다루기 때문에 구조공학보다는 범위가 좁죠.)

학교에서는 토목공학과에서 교량 구조물에 대하여 가르치시는 분인데요, 핸드폰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꽤 쓸만한 핸드폰이 있었는데, 중요부분이 부러져서 쓸수 없었다구요.

그래서 그 회사에 연락을 해서 "내가 구조공학 전문가인데 핸드폰의 주요 부품이 충분히 튼튼한지 구조공학적으로 검증해주겠다"고 했는데 별로 반응이 안좋았던가 봅니다.
있는 전문가를 활용하라고 해도 주먹구구식으로 "지금까지 하던 대로" 일하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저 역시 비슷한 일을 하다보니 가끔 겪는 일이 우리나라에서 만든 가구를 보면 공학적으로 매우 비합리적인 형태를 하고 있는 경우를 발견합니다.

용접이 필요한 곳에는 용접을 하지 않고 엉뚱한 곳만 튼튼하게 용접을 해 놓은 철제 테이블이 있었는데, 무거운 것을 올려놓고 옆에서 밀면 한참동안 흔들릴 수 있도록 되어있었습니다.(우리 게시판에는 그림을 넣으려면 따로 그림을 그려야 하는 군요..)

어떤 어린이용 침대는, 아이들이 격렬하게 움직이는 것(보통 아이들은 침대에서 뛰기를 좋아하죠) 때문에 문제가 되었는지 원래 있던 발이 아닌 보조 지지대를 만들어서 붙여놓았더군요.

구조적으로 비합리적인 일들이 많은데 기왕에 이런 게시판이 생겼으니 생활하다가 눈에 띄는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
그림설명 추가입니다. 책상그림에서 실제로는 다리가 네 개이고 상판(책상바닥판)이 있어야 하는데, 논점과 관계가 없기 때문에 생략하고 책상의 다리 두개만 나타냈습니다.

책생다리 역할을 하는 파이프형 강재와 아래쪽의 강재들을 모두 용접(앞서말한 책상다리는 둘레길이의 10% 가량만 용접되어 있음)을 했더라면 훨씬 튼튼하고 실용적인 가구가 되었을텐데.. 하는 색각을 했었습니다.

  • cantab ()

      어떤 물건이든지 구조적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죠. 우리나라 기업은 대기업조차도 구조전문가의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 못합니다. 충돌해석을 응용해서 휴대전화의 내충격성까지 사전에 시뮬레이션 해보고 적절한 형상설계를 하는 모토롤라 같은 회사가 있는 반면 남의 케이스 적당히 베껴서 감으로 형상을 설계하는 우리나라 회사들도 있습니다. 가전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기계설계학과출신으로 고체역학, 특히 피로와 파괴를 전공한 석사이상의 연구원이 한명이라도 있나 찾아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 이민주 ()

      없습니까?  그 많은 구조공학 석사들이 어디가 있는지 궁금하네요..쩝...  구조공학을 써야할 데에 쓰지 않는다니... 역시 외제가 좋다는게..

  • tatsache ()

      저 그런데 cantab님, 휴대폰 낙하충격 해석은 몇몇 대기업에서 이미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 CAD&GRAPHICS 1998년도 12월호(낙하 충격 해석 사례 / 휴대용 통신기기 내충격성 예측 및 평가
    )에서 LG전자에서 수행된 사례가 나와있고, 2001년 3월호자료(삼성전자의 개발 혁신 시스템 구축 현황 및 향후 전망)에서도 삼성전자 휴대폰 낙하충격해석을 LS-DYNA로 하였다는 글을 본적도 있습니다.
    다음 사이트는 낙하 충격 해석 사례 / 휴대용 통신기기 내충격성 예측 및 평가에 대한 글이 있는 곳입니다.
    <a href=http://www.cadgraphics.co.kr/bbs/bbs.cgi?db=24&mode=read&num=7&page=1&ftype=6&fval=%c8%de%b4%eb&backdepth=1 target=_blank>http://www.cadgraphics.co.kr/bbs/bbs.cgi?db=24&mode=read&num=7&page=1&ftype=6&fval=%c8%de%b4%eb&backdepth=1</a>

  • tatsache ()

      책상다리 역할을 하는 파이프형 강재와 아래쪽의 강재들을 모두 용접하면 당연히 튼튼해지나, 이 경우 용접중에 파이프형 강재와 아래쪽의 강재를 수직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용접 중에 발생하는 고온으로 인해 강재의 용접부위가 용융 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강재를 수직으로 세웠다고 하더라도 용접부위의 온도가 내려가면 그 부위가 수축을 하기 때문에 강재가 수축이 심한쪽으로 기울어져 버립니다. 또한 한번 재료가 용융되었다가 응고되면 그 재료 특성이 변함과 동시에 수축에 의해 공동이 발생하여 그 부위의 강도가 현격하게 떨어집니다. 그래서 위의 그림과 같은 국부 용접을 통해 재료의 변형과 특성의 변화를 최소화하면서 책상 다리의 역할을 제대로 할수 있게 합니다. 이 문제는 구조역학만 생각해서는 안되고 가공의 특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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