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iPad 첫날 ~ 지상최대의 작전

글쓴이
bozart
등록일
2010-04-0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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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토요일 오후 애플매장에서 아이패드를 써보는 사람들. 세 가족이 보이는데, 왼쪽은 컴퓨터란 것을 생전 처음 만져볼 것 같은 분위기의 멕시칸 모녀, 중간은 레드넥 가족 (아빠, 엄마, 딸), 오른쪽은 흑인 5인 가족. 이게 요즘 애플 매장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애플 제품은 rest of us를 위한 제품이다. 이게 한국에 애플스토어가 빨리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0. 아이패드 판매개시

토요일 (4/3) 미국 전역에 아이패드의 판매가 시작되었다. 이제 아이패드를 연예인이 아닌 누구나 만져볼 수 있으니, 이 제품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역사에 남을 제품의 판매를 지켜본 나에게는 애플의 판매작전을 지켜보는 것이 또다른 재미이다.


1. 초기 판매의 중요성

내가 "iPad... 그것이 알고 싶다" 라는 글타래에서 하고자 한 얘기는, 승부의 핵심은 "얼마나 빠른 시일내에 많은 아이패드를 시장에 깔 것인가" 이다. 적절한 시점에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다는 것은 두가지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메이져 컨텐츠 업자들의 확보.
둘째는 경쟁자들보다 앞서감.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내놓은 전략은 "파격적인 가격"과 "무선 사업자로부터의 해방"이다. 분위기도 충분히 띄웠다. 출시 이전에 다양한 TV 프로그램, 그래미 시상식, 토크쇼, 시트컴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초기의 "폭팔적인 구매 물량"을 어떻게 감당해낼 것인가이다.


2. 배달 작전  

토요일 오전 아침 9시 반에 지인에게 뜬금없이 전화가 왔다. 받기 싫긴 했지만... 전화를 받은 순간 상대편은 흥분된 목소리로 아이패드를 받았다고 소리쳤다. 바로 인터넷을 들어가보니, 속속 배달받은 사람들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배달하러 온 brown man (UPS 직원을 부르는 말. 갈색 옷을 입고 다님) 도 함께 흥분하고, 기뻐했다는 얘기도 올라왔다.  

나는 이번 판매 작전의 핵심을 UPS 로 본다. 애플은 미국 우체국과의 긴밀한 협조로 20만 ~30만 (언론 추정) 개의 제품을 대만에서 곧바로 배달해주었다. 심지어 UPS는 이미 미국에 도착해있던 제품들을 애플의 요청에 따라 정확히 토요일 오전에 배달될 수 있도록 배려해주기도 했다.


3. Apple Store

저녁시간에는 애플 스토어가 있는 동네 쇼핑몰에 가보았다. 당연히 다 팔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예상을 뒤엎고 아직도 판매가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매장안에는 충분한 양의 아이패드가 확보되어 많은 사람들이 직접 써볼 수 있었고, 푸른 셔츠를 입은 판매직원들이 하나씩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면서, 소비자들에게 열심히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실패였을까? 궁금해서 직원에게  얼마나 팔렸냐고 물어봤다. 아침부터 얼마나 많이 팔려는지 카운트 할 수 없다고 하면서, 자신은 하루종일 프리스비 (원반던지기 놀이)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매장 앞에서 손님들을 인도하는 여직원은 목소리가 다 쉬었다.  

다른 직원이 이런 말을 했다. Pre-Order 를 직접 UPS에서 처리해주었기 때문에, 자신들은 엄청나게 많은 양의 재고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그 순간 내 눈앞에는 직원들에게 소리치는 스티브 잡스의 모습이 떠올랐다. 1세대, 2세대 iPhone나왔을 때의 품귀현상은 애플에게는 이제 옛날 얘기가 되버린 듯 하다.  


4. 이베이

솔직히 나는 상당한 기간동안 아이패드의 수요를 공급히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베이를 가보았다. 역시 예상대로 많은 NIB iPad가 올라와 있지만, 웃돈을 얹어서 파는 경우는 거의 없다. Craigslist역시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단 초동 공급 물량이 다 소진된 후에는 품귀현상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애플이 멋지게 한방 먹인 것이다.

어찌되었든 초기 판매는 성공적으로 진행 중으로 보인다. 한 어낼리스트는 첫날 70 만대 (예약자 포함) 를 예상하기도 했는데, 나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5. 마무리

현재까지의 분위기로는 아이패드의 성공이 가시화 되고 있다고 본다. 원할한 판매량, 그리고 무엇보다 출판, 교육, 언론사등 메이져 컨텐츠 업체들이 속속 달라붙고 있다.

만약 가장 impressive한 기능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eBook을 선택하겠다. 왜냐고? 종이책보다 더 우아하게 책을 볼 수 있게 해주니까. 책장 (물론 iBook app 에 있는) 에서 책을 고르고, 책장을 넘기다보면,  갑자기 책이 보고 싶어 지게 만든다. 솔직히 겁나는 경험이었다.

시간나면 유투브가서 아이패드 전용 마블 코믹 앱도 한번 구경해보기 바란다. 내 개인적으로는 이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 준형 ()

      고등학교 졸업 시기가 다가 오는데, 몇몇 대학들과 IPad University 를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훌륭한과학자가될래요 ()

      현장감이 살아있네요 ㅎㅎ 우리나라 들어올때는 도대체 어떤 뻘짓을 할지 걱정됩니다. 특히 3G 서비스 관련해서...
    아무래도 iPad는 얼리어댑터가 되어봐야 겠습니다.

  • 나두미키 ()

      한국 들어오면 바로 사기는 할텐데...그냥..부럽다는 말 외에는..
    보나마나 한국에서는 누군가의 삽질이 계속 될테니 말이죠

  • 아나로그의추억 ()

      보자트님 글을 읽으면서 기술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꿔놓고 있는 지 이해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아이패드 발표와 관련해서 매스미디어의 태도가 재미있습니다.

    미국 신문과 방송은 애플과 한 편인 것이 분명합니다. 이러한 태도 뒤에는 아이패드가 자기들을 구원해줄 원군이 될 것이라는 희망이 담겨져 있겠지요.

    국내 언론의 태도는 다분히 이중적입니다.

    경제부 기자는 구글이 이겨야 우리나라 IT산업발전에 이득이 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회부(미디어) 기자는 애플 앱을 통해 독자를 확보할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애플 편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싹쓸이 전략을 구사하는 애플과 물귀신 작전을 펴는 구글이 붙을 텐데, 누가 이길까요?

    그래서 아이패드 발표가 저에게는 더욱 재미있습니다.

  • 네버기법 ()

      저도 준형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졸업시기가 다가오고 있죠.

  • 근군 ()

      ups -> USPS
    수정부탁드립니다. 

  • bozart ()

      요번에 iPad 배달을 담당한 조직은 UPS가 맞습니다. 제가 미국 우체국 USPS와 혼용했구요, 내용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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