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iPhone OS 4.0 SDK

아이패드의 판매가 시작된지 1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iPhone OS 4.0 SDK 를 발표했다. 이번 iPhone OS 4.0의 개발 방향과 향후 애플의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 애플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애플이 가장 두려워 하는 "그것"은 iPad의 출시와 함께 만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Hulu"다.
 
1. Hulu란?

Hulu는 플래시 기반의 TV 스트리밍 서비스인데, 내가 사과전쟁을 연재하는 동안 몇 차례에 걸쳐 Hulu의 존재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궁금하면 찾아보시라). Hulu가 여타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와 구분되는 점은 이 회사의 주요 투자자가 NBC, Fox, ABC라는 점이다. CBS를 제외한 메이져 방송사들이 참여한 이 회사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제 웬만한 TV 프로그램은 방영 다음날 PC에서 찾아 보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대한민국이 p2p 서버로 불법 영상물을 교환하는 사이에, 미국은 한동안의 방황끝에 제대로 길을 찾고 있는 것이다.  

2. Hulu가 iPad 속으로?

iPad의 출시에 즈음하여, Hulu가 HTML5기반의 iPad 전용 app을 개발중에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장담하건데 Hulu는 iPad 사용자에게 iBook 만큼 (어쩌면 더) 중요한 app이 될 것이다. 이것은 사용자들에게는 희소식인 반면, 애플의 입장에서는 매우 당황스러운 일이다.

그 이유는 Hulu가 iTune Music Store (ITMS) 의 비지니스 모델을 파괴시킬 수 있을 만큼 위력적 (그만큼 매력적) 이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은 ITMS에서는 2~3달러에 TV프로그램을 판매하고 있다. 만약 iPad에서 Hulu app을 이용해 TV를 볼 수 있다면, 누가 돈내고 사볼 것인가?

3. 애플의 고민

Hulu가 iPad의 구매를 촉진하는 효자 노릇을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 자신들이 갈고 닦은 ITMS의 기반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애플과 잡스의 딜레마이다.

애플의 머릿속을 들여다 보기 위해, 최근에 애플이 사들인 두 개의 회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번째는 Quattro Wireless라는 모바일 기반 광고 회사, 두번째는 Lala라는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회사이다. 특히 Quattro는 AdMob이라는 회사를 사려다가 구글에게 빼앗긴 애플이 차선으로 선택한 회사라고, 잡스 자신이 최근 인터뷰에서 밝힌바 있다.


4. 애플의 미래 : iAd

이런 관점에서 이번 iPhone OS 4.0발표회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멀티태스킹 서포트가 아니라 iAd라는 아이폰 전용 모바일 광고 서비스이다. 바로 이 iAd가 Quattro Wireless를 기반으로 한 것인데.... 덕분에 그동안 마땅한 수익이 없어 고전중인 수많은 앱 개발자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앱에 손쉽게 광고를 embed할 수 있게 되었다. 광고 수익의 60%는 앱 개발자에게 돌아간다. 애플이 개발자들을 배려하는 것은 자신들의 app 기반 eco sytem을 공고히 하는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식적으로 애플이 구글의 안방인 온라인 광고 시장으로 뛰어들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구글이 자신들의 영역인 스마트폰에 침범한다고 욕하고 다니던 것이 언제라고.

앞으로 모바일 기반의 비지니스 모델에 대해 좀 더 얘기해 볼 생각이다. 대단히 복잡하고, 민감한 주제인데, 두번째 회사인 Lala와도 연관이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