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인치 아이패드 출시 !?

최근 한국 신문에 애플이 7인치 갤럭시탭의 출시에 자극 받아 7인치 아이패드를 개발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판을 치고 있다. 뭐든지 갖다 붙이면 기사가 되는 것이 한국인가보다.

"애플, 갤럭시탭 공세에 대응… 7인치 아이패드 출시 검토"

http://economy.donga.com/3/01/20100924/31363301/3

물론 말도 안되는 아전인수격 기사이다. 애플이 7인치를 출시할 것인지는 나와 봐야 아는 것이다. 아마 나온다면 내년 1월에 발표하겠지.

자... 그럼 7인치 iPad가 출시된다는 가정하에서 진짜 이유를 설명하겠다. 잘 새겨듣기 바란다.  


2. 첫번째 이유 : 완전한 제품 라인업 형성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애플의 제품 라인업을 그려보았다. 딱 감이 잡힐 것이다.

0 --------------------------------------------------
          49 : iPod Shuffle
100 -----------------------------------------------
        149 : iPod Nano
200 -----------------------------------------------
        229 : iPod Touch, 249 : iPod Classic
300 -----------------------------------------------
      
400 ---- (399 : iPod Touch) -------------------

500 --  499 : iPad 16---------------------------
                  
600 --- 599 : iPad 32---------------------------
            629 : iPad 16-3G
700 --- 699 : iPad 64---------------------------
            729 :  iPad 32-3G
800 -----------------------------------------------
            829 :  iPad 64-3G
900 -----------------------------------------------
            999 : MacBook
1000 ---------------------------------------------

자...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iPad는 iPod와 Mac사이의 갭 (500 ~ 1000) 을 메우는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300 ~ 500불사이의 갭을 채워줄 대표 상품이다. (399짜리 iPod Touch 64 모델이 있긴하지만, 큰 의미가 없다.)

나는 이게 바로 7인치 iPad가 맡을 역할이라고 본다. 아이패드 나오기 훨씬 전부터 7인치 프로토타입은 존재했었다. 다만 여기서 최종 낙점을 받은 것이 10인치였던 것이다.

만약 iPad 7이 출시된다면, 이는 10인치 iPad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명심하라.


3. 두번째 이유 : Kindle killer

우리는 7인치가 정확히 10인치 면적의 반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아이패드를 수평으로 놓으면, 책이 양쪽으로 펼쳐지는데, 그때의 한쪽 페이지 사이즈가 바로 7인치다. 나는 eBook 화면이 가능한 최소 사이즈라고 본다.

아마존 킨들의 화면 크기가 얼마인지 아는가? 6인치다.

7인치의 킬러 앱은 eBook이다. 이제 iPad 7이 출시되면, 아마존 킨들의 구매층들이 큰 동요를 일으킬 것이다. 아마존 킨들의 가격이 200이하로 떨어졌으니, 300불대의 iPad 7과 볼만한 싸움이 되겠지.

(다시 강조하지만, 나는 아마존이 처음부터 킨들을 무료 (거의) 로 뿌렸어야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 소탐대실의 전형이다 -)  


4. 세번째 이유 : 가격 전쟁

내가 예전에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포커는 패로 치는 것이 아니라, 레이스로 하는 것이다. "

애플이 7인치 나온다고 "거봐 우리가 맞았잖아" 하고 자화자찬 하지 말란 얘기다. 갤럭시 탭의 추정 가격이 800~1000불에 육박한다. 핸드폰과 동일한 요금제로 2년 계약에 200 ~ 300불로 나올 수 있겠다. (이런 판매전략인 경우 갤럭시 탭은 핸드폰과 소비자의 선택을 놓고 정면 승부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지금 여러 회사들이 개발중인 7인치 태블릿을 개발 중이다. 아마 내년 1월 CES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되겠지. (물론 10인치 모델도 나오겠지.) 그들의 딜레마는 이거다. 애플의 가격대와 보조를 맞추자니 남는게 없고, 제값을 받자니 경쟁이 안되고... 팔아도 남는게 없고, 기존 노트북 매출만 잡아먹는 넷북의 전철을 밟을 위험성이 높다.


5. 결론

애플의 수익 구조가 단순히 기기 파는 것에서, 컨텐츠/앱/광고팔아서 남기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하드웨어 회사 (컴 + 핸드폰) 들이 따라잡기 점점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애플은 자신들의 강점을 이용해, 다른 경쟁자들이 시장에서 나오기도 전에 고사시키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게 게임의 끝이 아니다.

이제 이런 혼돈과 절망의 시기의 절정에 구세주 "구글"이 나타나 이들을 하나로 모으게 될 것이다. 두고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