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자퇴를 고민 중에 있습니다.

글쓴이
낙대장
등록일
2014-11-24 06:44
조회
23,039회
추천
0건
댓글
10건
안녕하세요. 정확히 1년 만에 다시 들러보는 사이언지입니다.
작년 이맘 때에도 한참 진로문제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해서 이곳에서 많은 조언을 구했었는데,
다시 같은 문제로 들러보게 되었고, 이렇게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건 작년에 제가 작성한 고민 글이었고요.
http://www.scieng.net/zero/view.php?id=expo&page=1&category=&sn=on&ss=on&sc=on&keyword=%B3%AB%B4%EB%C0%E5&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2872

위 글을 작성한지도 1년이 지났고, 또 이 때에는 나름 다시 마음을 다잡고 대학원에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작년 글을 보아도 인생에 정답이 어디있겠냐만은 아...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고싶은 공부가 있어서, 하고싶은 연구분야가 있어서 대학원에 진학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뭘 할지 몰라서 대학원에 진학하였습니다.

학부 대학보다는 더 이름있는 대학원 타이틀의 석사 학위.
대학원에서 교수님, 선배들로부터 듣는 다양한 정보와 인맥들.
그리고 관련 공부와 논문들을 보면서 2년 공부하면서 지내고나면
뭔가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들과는 다른 새로운 길이 보이지 않을까?
하는 그저 막연한 미래를 그리면서 대학원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안이한 마음을 가지고 대학원 생활을 지내다보니,
결국에는 같은 문제로 또 무너지게 되는 것 같네요.

현재 연구실 생활하는 면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교수님도 젊고 아주 유망하신 분에 인성면에서도 너무나도 좋으신 분입니다.
또 석사인 제게도 많은 기회를 제공해주시고, 연구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으십니다.
연구실 월급도 다른 연구실에 비해서는 괜찮습니다.
학비매달 저축하고도 한달 고시원비는 충당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학과내에서는 나름 인기있는 연구실입니다.

그래서 사실 남들이 볼 때에는 자퇴 이유를 찾아보기 힘든 조건의 상황입니다.
교수님이 힘들게 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도 아니고,
좋은 교수님, 좋은 환경 안에서 그냥 공부만 하면 될텐데 왜 그렇게 고민하고 힘들어하니?
라고 가족들은 저의 자퇴를 적극 만류... 라기 보다는 별로 신경을 안쓰십니다.
얘가 잠깐 고민하다가 이러고 말겠지 하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ㅎㅎ

세상에 안 힘든 사람 없다. 인생은 원래 힘들다. 그냥 다 참고 산다.
너가 현재 처한 상황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해라.
어짜피 1년 한 거 마저 1년 해라. 시간 아깝다. 그런 고민 누구나 다 한다.
니가 회사생활은 해봤냐. 회사는 지금 너 상황보다 훨씬 더 x같다 등등
주변에 선배들, 친구들, 가족들 등등 많은 사람들로부터 조언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언들이 지금 저에게는 하나도 들리지가 않습니다.

제가 자퇴를 고민하는 이유는, 지금 이러한 진로에 관한 문제들에 대해서 제 스스로 뭔가 정리해두지 않으면,
이렇게 휩쓸리듯 그냥 그저 시간만 흘려보낸 채 살다보면 결국 나중에 더 큰 방황이 올 것 같아서 입니다.
나중에 더 크게 방황할 바에, 차라리 지금 방황해보자는 것이지요.

만약 대학원을 자퇴를 하게 된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해본다면 아마 저는 취업 준비를 할 것 입니다.
하지만 작년과는 다른 것이 있다면, 내가 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전혀 고민하지 않고
그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IT'만 적혀있다 하면 무조건 원서부터 쓰고 봤던 것이 작년이라면,

이번에는 정말로 내가 하고싶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부터 해보고 결정을 해보고 싶습니다.
내가 하고싶은 분야는 무엇이고, 그리고 이러한 분야에 맞는 회사는 어디가 있고,
그 회사 내에서 이 분야에 맞는 직무와 업무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철저하게 분석하여 제 스스로 결정을 내려보고 싶습니다.
나를 먼저 알고, 다음 회사를 알고, 그 다음 결정하고 싶습니다.
물론 이 결정 또한 틀린 것일 수도 있고, 부정확한, 불확실한 것이라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이 결정이 제 스스로 후회없는 결정이 되지 않도록 죽도록 노력할 자신은 있습니다.

이건 제가 대학원 자퇴 관련해서 검색해보다가 발견한 블로그 글인데
http://blog.cyworld.com/ttpfk0224/5527756

이 글을 쓰신 분은 비록 분야는 저와 다르지만 완전 똑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와는 다르게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내리고, 행동으로 옮기셨더라고요.
제가 필력이 조금 모자라, 위 블로그 글을 조금 참조해보시면
현재 제 심정이 이런거였구나.. 라고 생각이 드실 것 같애요.

이런저런 고민이 너무 많다보니 쓸데없이 글이 많이 길어졌는데,
결론은 석사 자퇴하고 나를 조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다시 취업준비를 하느냐,
아니면 좋든 싫든 일단 석사는 졸업하고 나중에 다시 생각해본다냐,
둘 중 하나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실 대학원 생활하다보면 누구나 슬럼프는 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은 잠깐이고 또 참고 하다보면 분명 좋은 순간도 존재할 것이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대학원 진학 이래로 1년째 계속 슬럼프에 빠져있다보니,
마냥 참고 졸업하는 것이 과연 능사인가?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빨리 관두는 것은 어떤지?
고민이 많습니다 ㅠㅠ

전국에 계신 인생의 선배님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브이 ()

      어떤 얘기를 들어도 귀에 안들어올 것 같은데요. 이미 마음은 정해놓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마음가는데로 하시길. 너무 자주 뒤돌아보면 전진을 못합니다.   
     한가지 고민해야 할 사항은 석사 중도 포기하고 취업하려고 하면 면접에서 그 이유를 면접관이 납득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겁니다. 님의 기준이 아닌 면접관의 기준에서 말입니다. 위의 이유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 MSE ()

      아마 현 학부 졸업 학력 가지고 얼마나 통하나 그거 재보고 있겠죠. 제 나이에 졸업을 했으면 그거로도 한 2~3년 정도는 통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대학생때 기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버티려면 돈이라도 벌어 놓으셔야 할겁니다.

  • 요정요정 ()

      길 찾는데만 5년 10년 걸리는 사람 수도 없이 봐왔기 때문에..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이것입니다.
    본인에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진짜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인지, 시간과 관계없이 본인 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모두들 직무에 대해 잘 모른채로 시작합니다. 다 알고시작하면 그게 학생입니까? 경력직이지.
    진정 길을 찾고자한다면 지금 석사를 하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가고싶은 길이 지금 석사과정과 맞는다면 자퇴하시고 다시 돌아오실 생각이신지요? 지금 석사를 하면서 직업탐구를 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꾸 뒤를 돌아보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돌아가도 변하는 건 없을테니까요.

  • 빨간거미 ()

      자퇴하고 고민하면, 고민에 대한 답이 나올 것 같나요?

  • 빨간거미 ()

      무엇인가를 해보기 전에는 그것이 내 길인지 알 수 없는 법입니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해보기 위해서는 자격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자격 요건은 높아만 갑니다.

  • 지복 ()

      지금 무언가에 당장 뛰어들어서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방황하느라 석사자퇴를 하려고 하는거면 말리고 싶습니다.

    일단 들어간거, 얼마 길지도 않은 시간인데 지구력을 가지고 하세요. 쉬는 날에 간간히 유명한 사람 자서전이나 이것 저것 조금씩 해보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Paul Graham같은 사람들의 블로그 글은 컴공학과생이면 꼭 읽어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약하면, 자퇴하지 마시고 일단 석사는 마치시기 바랍니다. 자기에 대한 투자는 언제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나중에 좀 더 나이먹으면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게 공부잖아요. 뭘하든 개인에 대한 투자는 중요한겁니다.

  • 지복 ()

      그리고 자퇴하고 취업의 길을 찾으신다고 하는데, 석사과정이 취업보다 훨 낫습니다. 대기업 들어가봐야 예전 고등학교 생활로 돌아가신 느낌날겁니다. 위엣사람이 내 일거수 일투족을 관리감독하는 곳에서 월급받아가면서 생활하는건데요.

    취업하고 나면 뭘해야할지 찾기는 석사과정 때보다 더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 Jeonghwan L. Ya… ()

      어느정도 답은 정하셨을 것 같은데...,
    결론은, 정말 확고한 / 명확한 명제를 통해 끝장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반드시 학위받으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저는 컴퓨터공학 학사 / 기술경영학으로 MS 학위받았습니다.


    회사 지원없이, 회사 다니면서 딱 2년으로 끝냈는데, 주말은 개인시간 전혀없고 평일엔 과제하며 2년이 흘러버렸습니다. 보통 부러워하는 직장에 다니고, 학위없어도 회사생활하는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런 절 보곤 같은 원우들은 왜 굳이 학위받으려하는지 묻기도 하셨죠..
    여튼... 전 4개 학기 동안 45학점이라는 믿기지 않는 학점을 채우고 겨우 졸업했습니다. 중간에 목표의식도 흐릿해진 덕분에 학점도 의욕도 잃었지만, 어찌어찌하여 학위를 받을 수 있었죠.


    정리하자면....
    확실한 명제를 통해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선 현재 학위를 끝장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위에 다른 회원분들께서도 답을 주셨지만...
    * 휴학 / 자퇴하는 순간, 다시 복학해 학위를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
    * 나이가 들면 할 수 있는 의욕도, 확률도 급격히 하락.
    * (현 시점에서) 대학원생활이 학부졸업 후 신입으로 취업보다 훨씬 쉽습니다. <격한 비교지만 양해를...>
      > 예로... 신규직원 5급으로... 변호사 / CPA / 계리사 등 전문자격증을 들고 똑같은 대우를 받고 입사를 합니다. 과거에 비해 그 수가 증가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석사가 길어야 2년이면 학위받고 교수님과 굿바이 할텐데,
    2년 동안 학위도 받고 공부도 하고,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면서 보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학교라는 것은, 미래를 위해 준비 할 / 생각할 시간을 벌 수 있는 좋은 곳입니다.
        사회에 발을 디디는 순간, 어떤 여유도, 생각도 하기 어렵습니다.


    고민을 많이 하되, 미래를 위해 현명한 결정하세요.

    건승하세요.

  • 지드하르트만 ()

      전에 글 보니까 제가 느끼기에는 대학원 자체 문제라기 보다 대학원 네임 밸류가 맘에 안들어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낙대장 ()

      안녕하세요 글쓴이 입니다. 많은 분들의 조언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한분 한분의 댓글을 읽으면서 지금와서는 많이 부끄럽고 또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MSE님의 "아마 현 학부 졸업 학력 가지고 얼마나 통하나 그거 재보고 있겠죠."
    이 말이 제일 뜨끔했습니다. 생각해보면 학부때 성적 좀 좋았다고
    실력도 없으면서 욕심만 부린 것이 저의 제일 큰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석사... 마쳐야죠. 이미 1년을 어영부영 보낸 감이 많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지금부터라도 다시 맘잡고 열심히 하는 수밖에,
    미래를 준비할, 생각할 시간이라 생각하고 치열하게 제 자신에게 투자해야겠습니다.

    조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목록


진학/학업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공지 '자기가 속한 실험실 연구환경 평가하기' beta2.3 댓글 79 sysop 09-29 80886 53
공지 학교 비교글 삭제합니다 댓글 8 sysop 11-11 24447 0
13944 유한요소해석 프로그램 좀 알려주실수있나요? 댓글 1 cation0413 01-04 3327 0
13943 공학대학원 진학과 커리어 댓글 1 삶이란 02-03 5607 0
13942 아무것도 안한 27살 전기전자과 따끔하게 혼나고 싶습니다 댓글 3 로니컬만 12-01 10707 0
13941 안녕하세요 현재 4학년 전자공학과 학생인데 진로고민이 있습니다.(긴글) 뇸뇸 11-07 6056 0
13940 나이 30, 박사 진학 댓글 1 회로쟁이 10-07 7422 0
13939 부산쪽 CS 대학원 추천 부탁드립니다. 댓글 1 하하하하하 07-30 4672 0
13938 조기졸업과 취업, 석사진학에 있어서 질문이 있습니다. 댓글 3 Nozic 07-17 6277 0
13937 통신분야 수강신청 질문 댓글 1 Tesile 06-19 3705 0
13936 캐나다에서 기계공학 코스웍 석사 질문 드립니다. 댓글 1 soult 06-19 3854 0
13935 전공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 & 수학적 사고력을 늘릴 수 있는 방법 댓글 4 파란소주 06-12 6768 0
13934 미국 박사진학 고민 댓글 4 jhkim9573 05-31 5730 0
13933 기계공학과 전기 전자 전공 수업 선택 고민 댓글 2 호놀률루 04-23 4885 0
13932 안녕하세요! 청정에너지와 수소사회와 기계공학 댓글 1 태릉입구 04-01 3680 0
13931 캐나다 이민 일자리 전망-바이오vs(석탄)에너지 댓글 1 minn 03-23 3983 0
13930 전자전기공학과 세부 분야 조진웅 03-06 5736 0
13929 화공 대학원 분야 아이좋아 03-01 4310 0
13928 대학원 동역학 교재 댓글 1 붉은밭 02-26 4098 0
13927 기계공학과 진로탐색 같이하실 분 구합니다! (Ch2_기업분석) 당태종 02-24 4399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