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경쟁이란.....

글쓴이
돌아온백수
등록일
2006-01-24 14:17
조회
4,30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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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건
먼저 대한민국의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해괴한 현상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같은일을 하는데,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절반도 안되는 임금을 주고는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전에 잘라버리는 거 말입니다.

이런 현상은 신자유주의도 아니고, 서구식 자본주의도 아니고, 일본식 개혁도 아닌, 대한민국 고유의 독특한 것입니다.

이거 말이죠. 강남에서 아파트 값 올리는 거랑 똑같은 겁니다. 강남 아파트 주인들 처음 집 살때, 지금처럼 황당한 가격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런데, 먼저 샀다는 이유로 챙기는 프리미엄 치고는 지나치게 값을 올리고 있죠.

지금 정규직이라는 분들 그 분들 처음 직장잡을때, 지금 처럼 어려웠을까요? 그 분들 오래 근무한 프리미엄 치고는 비정규직에 비해 너무들 하신다고 생각지 않으십니까?

공정한 경쟁이 보장된다면, 사람들이 이런식으로 절망하거나 힘들게 느끼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도시가 발달해서 인구가 늘어나면, 적당한 시기에 주변에 택지를 개발하고 도로를 만들어서, 새로 진입하는 사람들에게 비슷한 경쟁률로 집을 가질 기회를 줘야하는게 공정한 경쟁입니다. 강남이 개발된 배경이 이와 같죠. 그들도 혜택을 받은 거에요. 그렇다면, 젊은이들에게도 비슷한 기회를 줘야 공정한 게임이 됩니다.

비정규직 문제도 마찬가지에요. 근속한 만큼 프리미엄 인정해 드립니다. 정규직 가진거 다 뺏겠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대신, 정규직들이 취업했을때와 비슷한 정도의 기회를 달라는 얘기죠. 그것이 공정한 경쟁입니다.

지금, 유럽의 쓰러져 가는 나라들을 보십시오. 실업율이 10%에 육박하고, 사회는 피폐해지고, 복지제도도 다 뜯어고치겠다고 나서는 지경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공정한 경쟁을 막아버렸기 때문이죠.

당장은 정규직으로 안전하게 느낄지 모르나, 청년실업률의 증가는 사회가 안고 있는 매우 심각한 시한폭탄입니다. 미국의 거대 자동차회사들의 몰락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닐 겁니다.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늘 복지부동으로 일관하여, 앞으로도 계속 복지부동만 할것이므로, 못들은척 할 수 밖에 없다고 핑계를 댈 수도 있겠습니다. 과연 이 사태가 장수만세가 가능한 상황으로 보이십니까?
  • 이영희 ()

      "계약직들은 책임감이 없어, 주인의식 없고, 사고쳐도 책임지지 않고, 매일 6시 땡하면 퇴근하는 사람들한테 왜 나랑 똑같은 임금을 주냐, 니들이 정규직의 어려움을 아냐"고 말하는 정규직 아저씨를 보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비정규직 경험이 있는 정규직입니다...

  • 돌아온백수 ()

      얼마전엔가 어느 노조에서 일자리 세습하자는 얘기가 나온걸 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나더군요. 노동운동의 마지막이 과연 저런 것일까?

  • 이영희 ()

      그렇죠 우리 아버지도 노조라면 이를 갈아요... 대가리에 백원짜리 칩 하나도 안 들어있는 멍청한 놈들이라고... 욕을 한 마디 해도 항상 엔지니어답게 -.-

  • 안기영 ()

      예전에 뭘 봐? 님이 제안하셨던 적이 있는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정규직과 똑같은 임금(그것도 퇴직금까지 계산한 것을 다달이 얹어 주고 정규직이 4대보험 든다면 보험료의 직장부담금까지 몽땅 다 임금에 합산)을 주면 됩니다. 그러면 정말로 임시로 필요한 인원만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 1년 이상 이상 계속 필요한 인원은 되도록 정규직으로 채용하려고 할 겁니다. 너무나 간단한 해결책이 있는데 실행하지는 않습니다. 안하는 이유는 뭐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죠.

  • 통나무 ()

      정규직이 두려워하는 부분이 해고부분으로 알고있는데요.

    비정규직을 정규직과 동일임금을 주는대신 해고를 유연화 시켜달라.

    그리고 비정규직이 정규직과 동일임금이 되는순간 정규직이 짬밥길다고 돈더는 못준다. 이게 기업측 애기인데.

    양날의 검같습니다.

  • 의대생 ()

      제 생각엔 노동의 유연화와 동시에 기초적인 사회보장이 되어야할 것 같습니다. 기초적인 사회보장이 안되는 나라에서 노동의 유연화는 무의미합니다. 적어도 여느 선진국럼 실업자도 사회보험으로 기초적인 생계가 가능한 상황에서만이 의미있는 노동의 유연화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는 기업내에서만 해결되어야 할 제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 김선영 ()

      기초적인 사회보장이 되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합니다. 재원은 세금으로 마련되어야 하는데, 세수확충을 위해서는 경제의 원활한 흐름이 우선이 되어야 하고 이는 다시 노동시장에서의 안정적인 흐름이 주가 됩니다. 즉 노동유연화와 기초적인 사회보장은 닭과 달걀 문제가 됩니다.

    선진국의 기초적 생계지원이 무조건 좋다고 볼 수도 없는게, 이를 악용하는 사람이 꼭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현재 가장 중요한 점은 공정한 룰을 세우는게 최고입니다.

    정규직이건 비정규직이건 한만큼 돈을 주면 모든 것은 제대로 돌아갑니다. 자기 밥그릇에만 얽매여서 남의 등을 치면 결국 다 같이 죽자는 분위기가 됩니다.

  • 돌아온백수 ()

      그렇죠. 동일노동 동일임금입니다. 아마도, 선진국들이 중국과 인도를 견제할 마지막 무기가 이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선진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체일 경우,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수출할 수 없는 장벽을 세우게 되리라 봅니다.

    지금 선진국들이 스스로의 물가관리와 산업고도화를 위해서 값싼 외국산을 수입하는데 부담들이 없죠. 그러나, 산업고도화가 벽에 부딪히게 된다면, 그들은 벼랑끝에 선 심정으로 우르과이 라운드와 비슷한 시도를 하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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