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강의 열풍에 대하여....

글쓴이
김경태
등록일
2006-10-23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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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는 모 대학에 공대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저도 대학에 근무하고 있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으로써 최근 대학들의
영어강의 열풍에 대하여 답답한 마음에 글을 씁니다.

제가 알기로는 현재 광주과기원에서는 이미 모든 강의를 영어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고 (정말 사실인지 저는 모릅니다. 하도 언론 플레이가 많아서),
고려대에서는 앞으로 영어 강의를 자연대나 공대 뿐 아니라 인문대학에도
확대하려고 한다고 보도되었습니다. 또한, 고려대에서 이미 신임교수는 무조건
영어강의를 1 강좌이상 해야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KAIST 서남표
총장도 모든 강의를 영어로 하겠다는 개혁안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열거한 대학들은 영어 강의 확대를 언론에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또, 이러한 선전이 일부 대중들에게 호소력을 가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영어강의를 확대하거나 모든 강의를 영어로 하겠다고 언론에 선전할 대학이 많아질 것입니다.
이러한  대학들이 내세우고 있는 영어강의 확대의 표면적인 논리는 대부분 영어를 통한 대학의 국제화(globalization)입니다.

저는 이 대학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영어 강의를 안해서 대학이 국제화가 안되는 것입니까,
아니면 교수들의 학문 수준이 국제적인 수준에 근접하지 못하여 국제화가 되지
않는 것입니까?
제가 생각하는 대학의 국제화란 교수나 그 대학의 학문수준이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어서 외국 학생들이나 외국 학자들이 그 학교에 오고 싶어하고 실제로 같이 와서
연구활동을 같이 수행하는 것입니다.
단지 영어로 강의를 한다고 국제화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영어로 강의만 하면 국제화가
될 것처럼 언론에 선전하는 것은 본말을 호도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이상하게도 영어로 강의를 하는 학교면 명문대학, 명문고등학교(민족사관고가 대표적인
예) 라는 인식이 퍼져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명문대학이란 학문수준이나
명성이 매우 높아서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말을 배워서라도 그 학문을 공부하기 위해
오는 학교입니다.

저도 영어로 강의를 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국내학생 5 명 외국학생 2명 (중앙아시아
에 속한 한 국가출신)을 대상으로 대학원 강의를 하였습니다. 한국말로 강의를
하려니 외국학생들이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영어로 강의를 하자니 한국학생들의
이해도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한국말로 먼저하고 다시 또 같은 말을
영어로 반복하였습니다. 우리 학교 같은 경우 외국출신 대학원생들인 경우
등록금이 면제입니다. (아마 다른 대학도 비슷한 제도를 가지고 있는 학교가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외국학생들이 꽤 오는 편입니다. 이친구들이 한국에 오면 한국말을 배울
생각을 안합니다. 왜냐하면 교수들이 소수 외국 학생들 때문에 외국인 학생이
수강하는 대학원 강의를 전부 영어로 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교수들 때문에
외국인 학생들이 아예 한국말을 배울 생각 조차 없습니다. 우리가 외국인 학생에게
등록금까지 면제해주고, 생활비까지 주어가면서 외국인 학생을 받는 것은
한국 학생들의 대학원 진학률이 떨어져서이기도 하지만,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본국에 돌아가 한국에 대한 국가 정책들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해방후 미국에서 유학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기득권을 형성하고 미국에 대한 대한민국의 정책에 매우 많은
영향을 미친 바 있습니다.

전에 일본의 모 대학과 같이 공동 워크샾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 대학원생들과
한국 대학원생들이 영어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발표장에서 보니 일본학생들이
영어를 구사하는 능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이것을 보고 한국의 한 대학원생이
일본 학생들이 영어 못한다고 흉을 보는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연구 내용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들이 일본학생보다 영어를 더 잘한다는
우월감에 빠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공대에 있다보니 느끼는 것이지만, 요즘학생들 수학실력이 갈수록 떨어집니다.
그래서, 한국말로 해도 이해시키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영어로 강의해서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뻔합니다. 아마 교수의 영어실력만 올라가고, 학생들의
전공 실력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전국의 공과대학들은 학생들의
전공실력이 떨어진다고 공학인증(ABEEK)이다 뭐다해서 난리도 아닙니다.
상위권대학(서울대,포항공대,KAIST)에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영어
강의의 이해도가 떨어집니다.  물론 소수 영어 잘하는 학생은 예외이겠지만...

영어는 학문을 하기위한 하나의 도구입니다. 학문이 먼저이지 영어가 먼저가 아닙니다.
지금의 영어 강의 열풍은 학생이나 교수의 학문 연구에 방해만 될 뿐입니다.
저도 영어로 논문도 많이 쓰고, 발표도 많이 해 보았지만, 영어는 저의
연구를 위한 하나의 도구에 불과한 언어입니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영어 공부를 더하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제 분야에 대한 공부를 더 하겠습니다.

제발 대학들이 영어강의를 통한 국제화라는 허울좋은 명분만 내세우지말고,
교수 연구 역량의 국제화, 학생 교육의 내실화라는 정말 중요한 의제를
가지고 언론에 선전하고, 또한 그러한 선전이 일반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그냥 답답한 마음에 써 보았습니다.

  • 가난한마음 ()

      저도 같은 문제의식을 느끼는데 중앙일보등 한 대학을 평가할 때 "영어를 통한 대학의 국제화 (globalization)"의 중요한 평가 항목이 영어강의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국제화"라는 항목이 대학평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영어강의를 들으면 여러가지로 도움은 됩니다만 "전공 학력의 심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예전 일본에서 포닥할 때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영어를 못해도 전공 실력은 뛰어날 수 있다"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그 배후에는 탄탄한 출판 번역문화가 있었구요. (그렇다고 일본 사람들의 영어 실력을 얕보는 것은 아니고 회화나 실생활 영어가 상대적으로 좀 약하다는 것이죠) 그에 비해 우리는 왠지 번역서로 공부하면 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예전부터 많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영어강의를 교수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제가 아는 어느 교수님은 영어를 우리말만큼 자유롭게 구사하시는데 그런 분의 영어강의는 확실히 전공 이외의 도움이 되기도 하더군요. 모르는 것은 우리말로 다시 설명을 부탁드릴 수도 있구요. 아무튼 너무 획일적으로 영어강의를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 남욱 ()

      각 대학에서 실용적인 어학코스를 필수 과목으로 따로 개설하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생활영어가 아니라 학회발표나 논문과 관련된 코스로 한 2년정도루요. 수강 대상은 학생뿐 아니라 교수님들도 포함하구요. 모든 과목 강의를 어설픈 영어로 진행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을듯 싶네요.

  • 남영우 ()

      두 가지 정도의 보충방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나는 동일한 과목을 같은 학기에 우리말 강의와 영어강의로 나누어서 개설하는 것입니다. 조금 더 과도기 상황을 가정하여 부드럽게 진행한다면, 우리말 강의는 전공필수로 지정하더라도 영어강의는 전공선택 정도로 지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어학코스 개설 또는 영어강의 수강을 위한 영어듣기 평가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것입니다. 개량화 된 시험을 저렴한 가격으로 볼 수 있게끔 개발하는 것이 가장 좋기는 한데, (토플 듣기와 유사한 성격이 될 것 같습니다) 그게 어려우면 교양 영어강의 수강 후에 그와 별도로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영어 듣기 자격시험을 자체로 통과하게끔 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남영우 ()

      영어 강의를 통한 국제화를 표방하는 대학이 몇 개쯤 있어도 괜찮을 듯 합니다. 아예 이름을 OO 국제대학 이런 식으로 하고, 거의 전 학과 전 과목에 걸쳐서 영어강의를 하는 그런 대학을 구상할 수도 있겠습니다. 유럽에 있는 대학들 중에서 모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기존의 명문대가 너도 나도 유행처럼 나선다면, 특성화도 아니고 좀 이상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영어강의가 문제가 아니라 연구자 중에서 훌륭한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게 더 중요할 것 같은데요. 외국인과 일을 하게되면, 어차피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할 것이니 자연히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이 필요해 질 것입니다. 물론, 학부생이 아닌 최소 석박사 이상의 연구자에게 필요한 능력이 될 것이고요.

    영어 강의를 하는 학과는 대부분의 전공서가 영어로 된 교재를 필수로 사용하는 학과로 한정지어서 일부 과목부터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과, 공과대학 대부분은 여기에 해당이 될 것 같습니다.

  • 김선영 ()

      영어 강의는 수단이고 도구이지요. 영어 직독직해 하고 연구능력 형편없는 것보다 영어는 그냥 보통수준이어도 연구 능력이 좋은 경우가 훨씬 좋다고 봅니다.

    예전에 선배를 만났을때 현재 대학원의 연구 수준이나 환경은 20년전이나 지금이나 바뀐게 없는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결국 수준도 20년이나 정체되어있는 것과 뭐가 다를까요?

    글쓴분이 말씀하신대로 일본대학원생의 영어실력을 흉보는 것 자체가 코메디죠.

  • BTman ()

      영어 강의는 기본적으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교수요원과 영어를 잘 알아들을 수 있는 학생이 전제된다고 봅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이 두가지가 모두 잘 되어 있지 않습니다. 유학 후 귀국
    하였다고 해서 영어 실력이 담보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적어도 학부 3학년까지는 모국어로 전공 과목을 뼈속까지 깊이 이해
     해서 영어가 모자라더라도 기본 실력 자체가 탄탄한 사람을 길러 내고
    그 이후에 심화 과목을 영어로 4학년때 1-2과목 정도 매우 강도높은
     코스로 영어 수강 능력이 되는 학생에 한해, 그리고 검증된 능력을
     가진 영어 강의 가능 교수자에 한해서 허가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실 1-2과목이 매우 강도높게 "진짜" 영어로 진행된다면 교수든
     학생이든 정말 제대로 영어로 된 수업을 받고 하게 될 것이고
     이정도면 굳이 모든 과목이 영어가 아니어도 경험은 충분히 하게
     됩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대학원 체제인데 대학원의 경우
     에는 오히려 영어 강의가 더 활성화 되어야 합니다.

     당장 대학원생은 학회에 나가면 영어로 talk을 해야 하고 토론도
     외국인들과 해야 하며 포닥이나 유학도 모두 외국사람들과
     interaction하면서 해야 하죠. 생존에 필수적인 무기가 됩니다.
     학부생들에게 권하기 보다는 대학원생들에게 강도높은 영어강
     의와 세미나가 실시되어야 진짜 의미가 있습니다.

     이미 대학원생 초년차가 되면 한국어로 전공을 이해하는 능력은
     어느 정도 됩니다. 따라서 대학원 시험에서 영어와 학점이
     절대적인 비중, 특히 영어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해야 합니다.

     한국 포닥들이 슬라이드 10장 가지고 1분 말할때 미국 사람들이
     슬라이드 1장 가지고 10분을 말해도 박수는 미국인이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영어 실력 떄문입니다. 그리고 아직은 " 한국적인"
     대화할때의 소극적임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발표하는 포닥과 대학원생들의 발표는 잘해야 인도인들
     의 1/2 수준입니다. 스피드, 이해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모두
     딸립니다. 아닌 분들이 가끔 있죠. 하지만 예외적입니다. 최소한
     포닥이나 대학원생으로 가서 영어 때문에 혼자 벤치에 앉아서
     실험만 하거나 혼자 왕따되면서 한국 갈날만 기다리지 않게
     하려면 전공 공부보다도 오히려 영어가 더 큰 비중을 차지
     해야 됩니다. 학부에서 닦은 기초는 한국어로 대부분 이루어
     졌으므로 기본 개념을 충분히 모국어로 닦았다면 그다음의
     심화 과정은 영어로 해도 이해가 가능해야겠지요.

     영어 실력이 자신의 전공 실력을 배가 시키는 기폭제가 됩니다.
     논문을 영어로 시간당 5페이지를 보는 사람과 1 페이지를 보는
     사람은 지식 습득 면에서 게임이 되지 않습니다. 논문을 쓸 때
     2주일이면 탈고를 영문으로 끝낼수 있는 사람과 리뷰어의 평
     에서 awful english때문에 기준 미달이란 말로 리젝을 당하는
     사람은 영어 떄문에 명암이 갈리는 겁니다.

     떠듬 떠듬 말하다가 한명씩 발표장에서 나가버리는 가슴떨리는
     경우와 유창한 발표와 질문에 대한 답변 실력으로 모두를 사로
     잡는 경우는 인생에서 벌써 갈림길이 정해집니다.

     

  • BTman ()

      영어 강의는 자격이 되는 사람이 자격이 되는 사람에게 할때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유학 때 학교-집만 왔다갔다 하며 콩글리쉬가 개선되지 않은 사람이
     하는 영어를 듣고 자란 고등 학교 공부만 하던 학생이 원어로 된
     강의를 들으면 과연 충격을 안받을까요? 한국에서 자란 학생들도
     웃는 영어 발음으로 하는 영어 강의를 해야 하는 걸까요?

     미국 최고 대학에서 공부를 했어도 현지 미국 교환 학생이 듣다가
     키득 키득 웃습니다. 그만큼 영어 강의는 제대로 하려면 어렵습니다.
     단순히 발음굴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것이죠. 정확하게 적당한
     스피드로 이해하기 쉽게 강의하기는 미국인들도 어려운 일입니다.

     네이티브가 아닌 사람의 영어는 어찌되었든 네이티브가 하는 것과
     속도나 발음면에서 현저히 떨어집니다. 선생이 영국인이거나 호주
     인이면 더 다르겠죠. 그래서 "진짜" 영어 강의가 필요한 겁니다.

     그리고 중간에 영어를 못알아들어도 따라갈만큼 예습 복습을 충실히
     해올 학생과 (중간에 1-2개 단어 못알아들어도 따라가는) 영어 강의에
     혼신을 다하는 교수가 있어야 그게 영어강의죠.
     
     한국에서 영어강의는 정말 눈가리고 아웅입니다.

  • 돌아온백수 ()

      대한민국 대학이 영어강의 안해서 순위에 못 오른다는 분석을 누가 했을까요?

    이 해프팅은 조기유학하고 돌아오는 가진자들에게 유리한 진입장벽을 쌓으려는 수작에 불과합니다.

    대학의 경쟁력과는 관계가 없다고 봐야죠.

    보면 볼 수록 가소롭고 우스워요. 어떻게 언어로 장벽을 만들 생각을 하고 있는지.....

  • 돌아온백수 ()

      한편으로 순수 미국인 교수들 중에서 강의를 잘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한번 조사해 보라고 권하고 싶은데요.

    미국인 교수들 중에도 강의 잘하고 말 잘하는 교수들은 한 과에 한둘이면 많은 축이고, 좋은 학교입니다.

    지금 서울대니 과학원이니... 미국 주립대 수준보다 떨어지는 곳으로 평가가 나오는데.... 비슷한 수준으로 가서 조사를 한번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중앙일보인가요? 대학평가 하려면, 그정도 조사는 해 놓고 합시다.

  • 보스 ()

      많이 답답하신 것 같습니다.

    영어! 이게 남의 나라 말이니까 그렇겠지요.

    글 쓰신 분께서는 대학원 강의를 영어로 하신 적이 있으시다고 하셨는데, 외국에서 온 학생 (비 영어권이라고 생각됩니다만) 과 한국 학생들이 같이 들었는데 두 그룹다 문제가 있다는 거 아닙니까? 영어로 강의하면 한국 학생이 이해를 제대로 못하고, 한국어로 강의하면 외국서 온 학생은 아예 못 알아들을테고요...

    그래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김경태님이 계시는 곳의 한국 대학원생들이 지식적으로 외국에서 님의 학교 대학원으로 온 학생들보다 못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으나 영어는 많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영어강의를 (한국어, 영어 혼용의 강의가 아니라) 하셨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공과대학이면 왠만한 교재가 영어 교재 일 것 같은데요. (저는 공대 출신이 아니라서 잘 몰라서 묻습니다.) 뭐 영어로 말하는 것과, 읽고 이해하고 영어로 쓰는 것이 별개의 거라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영어를 쓰는 것이 국제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제화에 영어가 필요는 합니다. (제가 영미권에서 공부를 했다고 해서 영어를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하신다면 저도 할 말이 없습니다만...) 외국서 외국사람 만나서 영어전자사전 찾아가며 대화하기에는 너무도 빨리 가는 세상아닌가요?

    한국서 영어 강의 눈가리고 아웅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민족사관고는 정말로 영어로 강의하나요? (민족 사관고라면서 영어를 쓴다는게 참 아이러니 하군요.)

    솔직히 이것에 대한 정답은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국서 초등학교 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이제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 가르킨다고 하더군요) 그게 유치원으로 조만간 내려가겠죠. 뭐 유치원도 영어 유치원 무지하게 많은 것 같은데.(이게 상술이 더 가깝지만 말입니다.)
    게다가 지자치제에서 영어 마을 짓는 것이 유행이 된 상황에서 (뭐 발빠른 사립대학은 초중고 애들을 대상으로 자기 대학교에 학생들 장/단기 영어 수업을 개설해 사설 학원 장사를 하는 것 같더군요. 그러고 보니 대학교도 학원이죠?) 학부와 대학원에서 수업을 영어로 안(못)하면 이것도 아이러니 아닐까요?

  • 돌아온백수 ()

      한글날이 지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의지를 다시한번 되새겨야 할 시기입니다.

    언어란 문화이고, 단순히 도구라고 치부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은 수없는 세월동안 여러 석학들이 밝혀낸 진리입니다.

    소위, 한 나라의 지성이 모인 대학에서, 이국의 언어로 전부 강의를 하겠다는 파렴치한 생각에 아무도 반기를 들지 못하는 상황을 어찌 정상적이라 할 수 있습니까?

    대한민국의 가진자들이 해도 해도 너무 합니다.
    앞으로 영어를 사용하는자와 하지 못하는자로 계급이 분화되고, 사회가 분열되면, 그때 가서 대한민국 대학은 역사 앞에 어떤 변명을 널어놓을 것입니까?

    조기 유학보낸 자기 자식들 조카들 먹여살릴려고, 수천만명을 열등감에 몰아넣을 상황을 연출하는 넘들이 정말 제정신인지 묻고 싶습니다.

    자기가 가르치고 학위준 제자들이 한글로 강의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자기 부정을 넘어선 사기이고 도둑질이에요.

    지금 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제정신들 차리고, 학생들은 궐기해야 합니다. 학생운동이 아무리 사그러 들었다지만, 토익책 던져버리고, 거리로 나서야 합니다. 민족의 운명이 바람앞의 등불이에요.

  • 남욱 ()

      돌백님 말씀에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극단적인 상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의 양반들이나 쓰던 한문처럼 영어가 왠지 계급 언어가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실력탓은 하지않고 영어장벽 탓으로 돌리는 어리광도 안스럽구요.

  • 잡일맨 ()

      어리석은 이공계인이 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나랏말씀이 미국과 달라야 그뜻을 이루지 못하고 실험실에서 월화수목금금금 만 할것이기 때문입니다

  • 로타리 ()

      원글 쓰신 분의 문제의식에 200% 공감합니다. 추천 하나 누질렀습니다.

  • 김선영 ()

      영어가 잘되는 필리핀이 우리나라나 일본보다 경쟁력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 김선영 ()

      잡일맨님의 말씀에 웃어버렸습니다. 그런 깊은 속뜻이 있을줄야...

    엔지니어도 점점 라인오퍼레이터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듯 합니다. 옛날 인형눈 붙이는 것과 뭐가 다른지... 쩝.

  • 보스 ()

      김선영님

    영어가 잘되는 필리핀이 우리나라나 일본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신다고 하시는데, 저도 선영님의 생각과 같습니다만, 그게 영어의 문제가 아니라 필리핀 말의 발전을 안 시켜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일본과 한국의 예는 좀 다르고요. 일본의 경우 일본어로 전공 관련 서적이 외국의 서적이 출판되자 바로 번역되어 나올 정도라고 듣었습니다.
    한국은 일본 만큼 빠르지는 않아도 한국어 번역본이 나오기는 하죠. (뭐 번역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하는 겁니다.)

    선영님이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학교에서 공식언어로 영어를 쓰는 인도는 한국보다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인도 인구가 많아서 영어를 학교 언어로 쓰는 것과 별도로 생각하신다면 뭐 할 말 없습니다.)

  • 김진욱 ()

      영어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도구가 훌륭하면 좋은거 아닙니까? 일단, 국제화가 중요하다는 가정하에 교수님께서는 영어강의를 안해서 국제화가 안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셨는데, 전 영어강의를 하면 국제화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한국말로 강의하는 것 보다야 영어로 강의하는 것이 대학이 국제화에 더가깝지 않을까요? 한국말로만 강의하면 국제화가 될까요? 일례로, 중국의 어느 유명 A대학 MBA과정에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이 몰린답니다. B대학 MBA과정에는 외국인들이 안온답니다. A와 B의 차이는 A는 영강, B는 중국어강의 라는 것입니다. 제 후배도 그래서 A대학을 가려고 준비중이고요. 아무튼 모든 것은 대학이 결정하고, 학생은 그 대학이 자신에게 맞는 것 같으면 가고, 아니면 안가면 될 것 같습니다.

  • 김선영 ()

      보스님 제 얘기가 좀 잘못 전달된 듯해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필리핀을 예로 든것이 국제화=영어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인도가 우리보다 경쟁력이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겠죠. 인도는 아직도 후진국 수준입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인도계 미국인 2-3세대의 출세한 것을 보고 인도가 수준 높다고 볼 수 없지요.

    제 말은 영어가 경쟁력의 1순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순위로 따지자면 10위권 밖에나 있을법합니다. 같이 일하는 강사분 중에서 뉴욕에서 거의 10여년을 살다고 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현지인 수준은 택도 없습니다. 고급 영어 구사 능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지요. 따라서 언어 장벽이라는 것을 타파할려면 꽤나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필요한 만큼의 영어를 하는데는 왠간한 노력만 하면 다 됩니다. 그리고 대학 가서 연구 활동 할정도면 자신의 전공서적 보는데 무리가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별로 없습니다.

    저는 굳이 외국나가서 살것이 아니라면 전공 외에 영어를 과도하게 교육시키는 것은 오히려 베이스를 흔들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도 우리나라 지식 산업을 보면 거의 쓰레기 수준입니다. 한국 번역본의 수준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거의 일본의 1/50 의 수준이라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번역의 수준은 오히려 원서를 보는게 나을 정도라고 부르고요.

    학생들 중에는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만, 영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해도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꽤나 소질을 보이는 학생도 있습니다. 그런 학생에게 “넌 영어강의를 듣지 못하니 경쟁력이 없단다. 일찌감치 포기하거라“ 라고 한다면 제대로된 지식산업과 교육이 이뤄질 수 없습니다.

    예전에 좋아하던 교수님은 이해했다는 것은 자신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메타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즉 이해를 완벽하게 했다면 그림으로 표현하든, 손짓 발짓으로 표현하든 어느 나라 언어로 표현하든 차이가 없어야 합니다. 언어가 제약사항이 아니라는 것이죠. 단지 영어 자료가 많으니 영어란 언어가 한글보다 경쟁력이 있고, 한글은 배워봐야 쓸모없다는 인식은 가장 위험한 인식이라고 봅니다.

  • 보스 ()

      선영님이 보신 예를 저는 불행히도 보지 못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인도계 2-3세대의 출세를 언급한 것이 아니라, 저처럼 유학온 인도학생들을 말한겁니다. 미국서 태어난 인도계 2-3세대 애들보고 인도인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런 애들은 미국애들 이상입니다.(인도 특유의 액센트도 없습니다.)

    대학가서 연구 활동 할 정도면 자신의 전공서적 보는데 무리가 있는 사람은 (한국말 전공 서적 말입니다) 없어 보이는데, 영어 서적은 무리가 있는 사람 꽤 많이 보았습니다. 정말로요. (제 주위 사람들이 문제가 많나 봅니다.)

    번역서에 대한 수준은 다음에 논의하도록 하죠.(솔직히 별로 논의 할 것도 없어 보입니다만...)

    뭐 한국어로도 정확히 말하는 사람이 없는데(한국서 말입니다.) 영어 제대로 말하는 사람 찾을 수 있다는게 아니러니겠지요.

    언어는 안 쓰면 잊게됩니다. 아무리 모국어라도 말입니다. (컴퓨터 언어 한글로 된 것 본 적이 없습니다. 한글 번역서를 제가 본 적이 없습니다. 굳이 영어로 된 컴퓨터 관련 서적을 번역본을 사 볼 필요가 없었구요, 주위에 한글책을 구할기도 힘들었지만요..)

    제가 학부 다닐때, 국문학 조차 외국에 유학을 가서 박사학위를 받고 온다는 것에 대해 무지무지 의아해 했습니다.

    선영님께서 학생과 영어를 하는 것에 대한 예를 재미있는 얘기군요. 실제 일어난 일인가요? (죄송... )

    이해했다는 것이 자신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메타포를 가지고 있다고 하신 것에 대해 동의를 하신다는 겁니까? 저는 이해했다면 자신의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문제는 자신의 말로 표현하면 다른 사람은 이해를 못 시킬 수도 많겠지만 말입니다.)

    저는 영어가 한글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한 적 없구요, 한글을 배워봐야 쓸모없다고 한 적도 없구요, 그런 인식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언어는 안 쓰면 잊습니다. 아무리 모국어 (제1일 언어)라도 말입니다. 하물며 문자는 더 하죠.

  • 보스 ()

      이런 이야기는 안 쓰려고 했는데...

    저는 한국에서 대학 교수들이 자신의 성과를 SCI 저널 (외국저널이죠, 한국어로 된 전문 저널이 SCI 등재 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에 내서 자랑하는 것을 보면 좀 씁쓸합니다. 왜 한국 저널에 한국어로 내면 아무도 안 알아 줄까요?

    제 전공이 생명공학인 (제약) 관계로 필요하다면 왠만한 나라의 언어로 된 저널도 봐야 합니다. 물론 영어로 된 논문이 대다수이지만, 가끔 가다가 꼭 보아야 할 논문이 영어이외의 언어로 씌여진 게 됩니다. 특히 50년대 이전으로 가면 더 합니다.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가 제가 자주 접하는 겁니다. 중국어는 요근래 들어 보기 시작했지만 굳이 중국어로 된 논문은 볼 필요가 없더군요. 이유가 한국어 논문과 비슷합니다.

    뭐 1바이트언어야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는 알파벳이 약간 틀리더라도 서로 인용하는데 별 문제가 없는데, 2바이트 언어(한국어, 일본어) 같은 언어는 서구에서 논문을 인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본 저널에 대한 겁니다. 뭐 20년 넘게 보았는데요, 일본어 저널입니다. SCI  등재지이고요.  뭐 impact factor 가 높은 저널도 아닙니다만, 일본어로 나오는 저널이 SCI 등재지라는데 제가 놀랐다는 겁니다. 이 저널 Harvard University 에서도 프린트 된것을 소장하고 있다는데도 놀랐습니다.

    이 저널은 포맷은 대신 약간 특이한게, 제목은 일본어와 영어이고요, 저자이름과 소속은 모두 영어입니다. 초록은 영어 초록입니다. 그리고 내용은 모두 일본어로 적습니다. 대신 본문에 사용하는 그림에 대한 설명이나, 표에 들어가는 모든 글자는 영어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참고문헌도 영어로 표기합니다. 재미있는 포맷이죠. 이래서 일본을 위시해 서양에서도 이 저널의 논문을 인용합니다.

    또 하나는 논문의 질을 봐야 합니다. 한국의 한국어 논문이 질이 무지~하게 떨어지는 문제가 있는 반면 이 저널의 질이 괜찮은 정도보다 좋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마 SCI 등재가 되었나요, 아니면 인용을 계속해서 등재가 되었나 모르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바람은 한국의 저널은 왜 이렇게 안 되냐는 겁니다. 한국 저널 제가 언급한 포맷으로 바뀌는 것은 금방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논문의 질을 올리는 것은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모를겁니다. 한국어 논문의 질을 흐리는 사람들이 누굴까요? 그런 사람들이 외국 저널에 내기 힘들다고 투덜거립니다. (영어 때문이라나요? 아닙니다. 저는 질이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어 전문 저널의 질을 꾸준히 높여서 외국의 저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면 외국 학자들도 한국어 저널을 봐야 할 겁니다. 그러다보면 SCI  등재 되는 것도 별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답답합니다.....

  • 보스 ()

      한마디 더 하죠.

    이젠 한국 학회의 추세가 한국어 저널에서 영어로 쓴다고 주장할지도 모르겠습니만, 수준이 안되는 논문을 한국어에서 영어로 썼다고 외국 학자들이 인용할까요? 한국어 저널에서 영어로 언어를 바꾸는 이유는 SCI 등재가 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학회는 한국어 저널은 그냥 두고, 같은 학회에서 영어저널을 펴 내기도 합니다만 아직 갈길이 멀더군요....

  • 가난한마음 ()

      보스님, 뭐 분야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아는 한글 저널들은 거의 대부분 제목, 초록, 저자등 주요 정보는 전부 영어로 병기합니다. 문제는 말씀하신대로 논문의 질이겠죠. 하지만 일본에서도 요즘엔 일본 저널에 논문을 많이 싣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맨 처음 댓글에서와 같이 저는 이 문제도 역시 "평가"와 민첩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와 달리 과학기술계도 "평가"가 필요하고 그 평가를 좀 더 객관적으로 하려고 하니 결국은 계량화를 하게되고 계량화를 하자니 저널들을 SCI, SCIE등으로 나누고 줄 세우고, 그러다보니 우리 저널들은 그냥 짜투리(?)만 싣게되고 이런 과정이 아닐까요. 

  • 돌아온백수 ()

      영어 강의가 국제화에 도움이 된다는 전제는 "훌륭한 강의"가 기본이죠.
    정말 조사단 만들어서, 비슷한 수준의 대학에 가서 청강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강의의 3대 요소는 "교재","교수","학생" 입니다. 언어는 논외이구요.

    대한민국에서 외국의 교재를 채택하는 것 부터가 잘못되었죠. 왜냐하면, 선행 과목들이 틀립니다. 중고교 교육과정이 다르죠. 그래서, 교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강의가 대부분이죠. 그런데도 교재가 없는 것은 출판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것과 교수들이 게을러서 그래요.

    "교수"는 role model 이 될 수 있는 인간적으로 성숙된 사람이여야 합니다. "말"이라는 것이 그 인간을 표현하기 때문이죠. 본받고 싶은 사람이 아니면, 강의의 효율이 많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겠죠. "교수"의 역할은 교재의 이해를 돕는 것과, 학생들의 진도를 점검하고, 그리고 교과목의 역사적인 위치, 사회적인 위치를 설정하는데 지표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학생" 은 강의의 필수요소입니다. 강의의 최종 수혜자이며, 강의의 나침반이 되는 것이죠.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면, 강의는 방향을 잃어버리게 되죠. 강의의 진도나 교재의 수준은 학생의 수준을 반영하게 됩니다.

    결국, "강의"의 "언어"는 교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학생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교수"가 강의의 언어를 위해서 마치 성우가 연기를 하듯, 다른 사람의 흉내를 내는 것은 제대로 된 "강의"가 아니고, 일종의 연극이고 사기입니다. 학생들이 "언어"의 장벽으로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강의"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습니다.

    제대로 된 강의, 수업료 아깝지 않은 강의, 그런 강의를 할때 대학의 수준이 오르죠.

    "교수"들에게 먼저 인간이 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 다음에 영어로 할지 한글로 할지 결정하시죠.
     

  • 남영우 ()

      이공계에서는 말빨과 실력은 거의 별개라고 봐도 될 듯 한데요.

    일본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 및 탄탄한 기초과학을 가지고 있는 것은 학문의 성과이지 영어강의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영어로 논문내고 발표하고 하는 것은 학자면 누구나 하는 것이지만, 전제조건은 논문이 먼저 일정 수준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있는 학교의 수학, 물리 도서관에 가보면 저널중에 Doklady, Moscow mathematical society (제목이 정확한지 확인을 안했네요) 이런 것들이 있는데, 러시아 저널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통째로 영어로 번역이 되어 들어옵니다.

    러시아 수학자들이 그만큼 뛰어나기에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를 배워서 읽는 것이 그다지 쉽지 않기 때문이겠죠. 활용도구로서의 언어의 중요성은 저널에 발표하는 논문의 수준을 넘어서는 중요성을 가질 수 없다는 결론입니다.

    물론 영어로 된 일본이나 한국 또는 중국에서 출판된 저널도 일부 있습니다. 대체로 영어로 논문을 많이 발표하니까요. 다만, 프랑스어로 나오는 브로바키 시리즈는 번역하지 않더군요. 그냥 알아서 읽는 분위기 입니다. 

  • soap ()

      영어로 강의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교수와 학생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해야하지 않을까요? 논점을 흐리자는것이 아니라 단지 대부분의 생각이 영어강의를 해야 국제화되고 경쟁력이 강화된다고 생각하는 발상때문에 숲은 못보고 나무만 보는 형국이라 꺼내는 말입니다. 영어뿐아니라 외국어는 중요한 스킬이지겠지요. 하지만, 영어만 잘하고 지식이 없다면 그것또한 빛좋은 개살구일테구요. 제 경험에비추어볼때때도 지금부터라도 대학교수님들 자발적으로 좀 많이 움직이셔야할것같습니다. 한국에있을때 기본에 충실하잔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시절 그 기본이 무엇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아쉽지만, 외국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솔직히 기본이 이런것을 두고하는 말이구나하는 것을 몸소 체험했지요. 아마도 제가 배울때의 교수님이 별로였을지모르겠지만, 강의내용은 솔직히 많이 허술했었구나하는 생각을 하면 솔직히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을때가 많습니다. 영어보다 기본에 충실한 강의를 우리들이 받을수 있다면 머리좋은 한국사람들이 중요한 시기를 낭비할일은 없지않을텐데하고 생각해보곤했지요. 시작만 잘 잡아준다면야 학생들이 표류할일은 없지않을까요? 그리고, 괜한 학문사대주의에 빠질일도 줄어들것같구요. 작금의 영어강의로인한 국제 경쟁력 강화문제에관해서 그 주요한 뿌리는 대학교육의 부실이 그 원인이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영어요? 글쎄요... '실력만있다면야 영어가 대수겠습니까?'하는말 가끔하시지않습니까? 모국어에의한 기본에 충실한 교육이 기본이고 영어나 그외 기타 외국어는 덤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 김선영 ()

      결국 보스님과 제가 가진 문제인식은 같은데 답만 다른것 같군요. 어차피 이런 사회적인 것은 정답은 없기에 보스님이나 저나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문제는 교육과 지식산업의 퀄러티 저하입니다. 그런데 보스님은 영어강의나 대학의 영어공용화가 그 답이라고 하신 것이라고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스님이 언급하신 일본어로 쓰여진 저널이 SCI 에 등재되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요? 분명 영어로 쓰이지 않았기 때문에 국제 경쟁력이 떨어질텐데 말이죠.

    물론 학생이나 교육적인 측면에서 많은 언어를 습득하고 있다는 것은 메리트가 확실합니다. 하지만 이게 선결조건이 아니며, "많은 언어 습득 = 퀄러티 상승" 의 등식이 성립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이게 가능하지 않다는 것으로 필리핀이나 인도의 예를 들었던 것이고요. 그 외 다른 영어권 국가중에서도 허접한 나라들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전공내 원서를 보는데 무리가 없다함은,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원서교재를 보면서 우리나라 책처럼 빨리 이해가 가지는 않아도 대부분의 내용을 해석하는데 대학원생쯤 되면 큰 무리가 없을거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제쪽 전공에 대한 이야기이니 생명공학은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겨우 학부나 석사과정에서 쓰이는 원서 교재가 뭐 대단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용이 엄청나게 심오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SCI 논문도 수준이 떨어지면 인용을 거의 하지 않는 것은 매 한가지인 것처럼, 질을 높이는데 있어서 영어가 선결조건은 아니지 않을까요?

  • 보스 ()

      어! 저는 대학의 영어공용화에 대해서는 중도 입니다. 할 수 있으면 하고 못하겠으면 하지 말라는 겁니다. 처음에 언급한 글은 누군가에 의해 강제에 의한 것이라고 하지않습니까? (뭐 대학 임용될때 영어 수업해야한다고 계약했으면 해야겠지요. 못 하면 재계약 안될테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좋은 평가 받을려면 성적은 잘 주어야 겠군요.) 원글을 쓰신 분도 영어 강의를 하셨다고 쓰셔서, 계속 쓰시라는 겁니다. 최소한 외국에서 온 학생들에게는 영어 강의가 문제가 없었나 보군요. 아니면 한글 강의는 0% 이해력에 비교해 10%(최저 추정치)라고 알아 들을 수 있는 영어 강의에 대해 불평을 안 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만...

    재미있는 것은 초중고 애들은 돈 더주고 영어로 하는 수업을 배우려고 하는데, 대학생들은 그 비싼 등록금내면서 영어 강의를 두려워 하더군요. 뭐 한국 사람이 하는 영어 강의가 아니라 외국서 오신 외국인 교수 강의 말입니다.

    그리고 초중고에서 영어 교재라고는 영어과목 밖에 없다가, 갑자기 대학 들어와서 영어로 된 전공과목의 교재를 교수 도움없이 읽어서 이해할 정도면 한국의 초중고 영어교육은 성공한 겁니다. (말을 제대로 못해서 그렇지, 그 이상을 할 수 있쟎습니까!)

    그런데 이게 대부분 안된다는 겁니다. (저도 경험이 있습니다. 이거 극복한게 미국가서 공부하면서입니다. 인도에서 온 동료 유학생에게 자극받고 말입니다.)

    대학교때 안되는 영어가 대학원 올라가면 되나요?

    압니다. 선영님이나 다른 분들이나 그리고 원글을 쓰신 분이나, 다 답답하시다는 것을요. 누가 잘못했다 누구가 옳다는 것도 아닙니다.

    실력이 있어야 경쟁력이 있습니다만 그것을 표현할 수 없다면, 경쟁력이 있는지도 알 수도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 대학과 대학원에서 실력을 키우는게 아니고 이미 각종 고시준비와 공무원과 같은 취직 시험준비나, 대학원 실험실에서는 테크니션만을 교육시키는 것 같아 답답해 그렇습니다.

    외국에서 공부하셨다고 외국어 잘 하는 것 아닙니다. 외국에서 테크니션처럼 실험만 하고 오신분 꽤 됩니다. 위에 BTman 이 쓰신 글이 저에게는 너무도 와 닿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언어라는게 안쓰면 잊는다는 겁니다.

  • 남영우 ()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영어과목하고, 전공수업을 영어로 듣는 것 하고는 꽤 차이가 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유학반을 따로 운영하는 학교에서 일반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지 어떤지 모르겠는데, 예를 들어 고등학교에서 생물이나 수학을 (고등학교 내용을 유지하면서) 영어로 강의하는 것을 immersion 교육이라고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영어로 전공을 수업하는 것은 영어를 습득하는 의미에서는 immersion 교육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 사전준비도 없이 다짜고짜로 선택의 여지도 없이 영어로 수업한다고 하면, 학생입장에서는 피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최소한 동일 과목을 우리말 강의와 영어강의 두 개의 반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영어 강의를 듣는 준비과정을 학생들에게 전부 떠 넘기면 안된다고 봅니다.

  • 돌아온백수 ()

      많은 분들이 이 문제를 상당히 고상한 시각에서 보는데....

    대학원 유학 만으로 영어 잘 못합니다.
    제가 주변에서 봐온 유학파들 (쟁쟁한 학교들), 영어 말하기는 수준 이하입니다. 영어로 자신을 표현할 수준의 말하기가 안됩니다.

    지금 많은 분들이 이 점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않는데,
    이 문제의 핵심을 잘못 헤아리는 겁니다.

    100% 영어 강의, 그 다음에는 교수 평가가 영어 실력으로 가게 되어 있죠. 이것은 누가 더 외국에 오래 살았는지가 거의 대세를 결정합니다. 미국에 가보세요. 청소하는 흑인들, 영어 잘합니다. 히스패니쉬 꼬마들, 영어 잘 해요. 범죄자들 교도소 가보세요, 영어 엄청 잘합니다.

    이 문제는 너무 뻔히 보이는 수작이에요.
    외국의 석학들이 대한민국 대학에 강의하러 오겠습니까? 천만의 말씀!
    결국, 조기 유학 갔다온 사람들이 자리를 잡게 되어있어요.

    영어 강의 열풍, 그 속을 제대로 들여다 봅시다.



  • mhkim ()

      돌백님은 지배층의 심모원려를 너무 통찰력있게 뚫어보고 계시는것 같군요. 천기누설을 하면 신변에 위협이 있을텐데... ^^; 누군가가 이야기 하던군요... 우리 나라는 지배층의 근간이 통일신라 이후로 바뀐적이 없다고... 저도 영어 강의의 본질은 돌백님과 같은 의견입니다.

  • 임호랑 ()

      영어강의 문제를 학부와 대학원을 구분해서 접근하는 것도 대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학원 과정에서는 어차피 영어로 논문쓰고 발표해야 할 일이 많고, 전공개념도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이니까 영어로 하고, 학부는 여건에 따라 일부만 영어강의를 우선 도입하는 형태로 하면 어떨까 합니다. 광주과기원이 영어강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학원만 운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학원 영어강의 도입은 유학가는 것하고 언어환경 차이를 해소한다는 의미에서 일본식 접근(대학원 부실화)보다 국제경쟁력이 있는 제도라고 생각됩니다. 20년전에는 실력있는 사람들이 국내 대학원을 진학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지금은 왠만하면 유학들을 떠납니다. 이 현상을 해결하는데, 영어강의가 분명 근본적인 해결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실력으로는 국내에서도 충분히 되는 분야를 굳이 외국에 나가는 분위기, 이로 인한 교육분야 서비스 수지 적자는 국가적인 문제화 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초등학생들도 영어를 배우기 때문에, 학부에서 일부 과목을 영어로 진행하더라도 충분히 소화가능한 학생들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전공선택 같은 과목을 우선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일종의 언어 선택권을 학생에게 주는 것이죠. 그러면서 사회현상을 분석해가면서 조절해나가는 단계적 접근이 어떨까 합니다.

  • 돌아온백수 ()

      영어 강의 도입해서, 언어 환경 차이가 해소된다고 치고, 국내 학위자들이 유학파에 비해 차별이 줄어든다는 보장이 있을까요?

    원조 좋아하고, 명품 조아라 하는 대한민국 국민성에 비추어 보면, 더더욱 영어 원조에서 조기 유학하고 오는 쪽으로 바람이 잡힐겁니다. 꼭, 뜨거운 물에 데어 봐야만 아나요?

    편가르기 좋아하고, 남 흉보기 조아라 하는 국민성이 교수 영어 말투로 흠잡아 때리는 것이 학생들 사이에 보편적 안주꺼리로 씹힐것이고..... 왜냐하면, 아그 들은 맨날 헐리우드 영화에다 헐리우드 티비 씨리즈로 눈높이 팍 높여놨거든요.

    차라리 미국에 가서, 여러지방 사투리 들어보고, 여러나라 사람들 본토억양 섞인 절름발이 영어에 익숙해진 사람들 보다도, 대한민국 학생들 귀가 더 까다로울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입니다.

    이 헤프닝의 결말이 어찌될찌는 지켜봐야 겠지만, 한국인에게서 영어강의 듣기를 바라는 대학생들이 외국인 교수를 선택할 수 있을때,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생각해 봅시다.

  • 소요유 ()

      좀 다른 접근인데요, 전 대학이 영어 강의를 해야 한다는 것에 심정적으로 이해됩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대학이 영어 강의를 늘리는 것은 학문적인 이유라기보다는 대학졸업후에 취직에서 영어가 필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요즈음 어느 입사시험이든지 아니면 승진시험이든지 영어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지 않는 예가 없습니다. 그 일이 영어가 필요하든 말든 영어 시험 성적이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영어 강의 문제는 단순하게 대학교 내의 문제나 유학파와 국내파의 차이 해결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 소요유 ()

      제 회사 내부적으로 몇몇이 승진에 필요한 영어시험을 빼버리는 문제를 제기했었지만 그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결국 '변별력'을 이유로 여전히 영어시험이 남아 있습니다.

    시험 만능 사회에서 해당 전문직의 일과 관계없이 거의 관습으로 굳어진 영어시험을 '변별'이란 이유 때문에 제외시키기란 쉽지 않을 듯합니다. 

    사실 우리가 스스로 생각해봐도 이공계통 어떤 분야의 사람을 뽑을 때 그 전공분야 실력, 그리고 약간의 상식, 태도 등 면접시험 이외에 영어 이외에는 별로 떠오르지 않는 것도 이러한 관습에 심히 굳어진 탓일지도 모릅니다.

    1970년대에 멍청했던 고등학생 & 선생 사이에 격언이 하나 있었는데 그게 "이과는 독어, 문과는 불어"라는 제2외국어 선택 문제 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도 않는 것이었는데 영어 역시 그런 것 중 하나인지도 모릅니다.

  • 보스 ()

      좀 답답합니다만, 저도 처음에는 우스개 소리로 미국가면 영어 못하는 사람 없다며 심지어는 구걸하는 사람들도 영어 잘한다고 한 적 있습니다. 심지어는 3~4살난 애기들이 30~40 먹은 재미교포들보다 표현이 더 좋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맞다고 생각하구요.

    하지만 위에 언급한 예는 그냥 말만 한다는 겁니다. 거의 문맹에 가까운 사람들이란 거죠. 뭐 구걸하는 사람이 대학 나와서 구걸할 수 도 있지만 말입니다.

    한국에서 얼마전에 재미있는 상황이 있었죠. 미국에서 호텔에서 근무하던 고등학교 졸업자가 한국의 대학 영문학과 교수로 들어갔던적이 있었죠. 아무도 모르다가 교수들이 계속 이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가 이상해서 결국 들통이 났죠. 그래도 대학생들에게는 이사람의 강의가 아주 좋았다고 했던것 같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말입니다.)

    한국어로 하면 아무리 똑똑해도 면접때 기존에 들어가 계신 정규직(교수)들이 우습게 보는 것 같은데, 영어로 말하면 이게 아시아 사람이건, 서양사람이건 대적을 못하더군요. (이건 일본에 가서도 느낀 거지만, 일본 사회에서는 영어 쓰면 엄청 대우를 해 주는데 반해, (대)학교 사회에서 영어를 쓰면 그냥 아무렇지 않게 영어로 대화가 됩니다.)

    이번에 재미교포가 미국서 범죄를 저지르고 미국서 쫒겨나서 한국에와서 영어 학원 강사를 꽤 오랫동안 하였더군요. 미국서는 갱단 소속이었다라고 나온던데요... 이들이 경찰서에 잡혀서 하는 말이 죽였습니다. 자신이 영어를 가르키는게 서울대를 나온 사람들보다 더 잘 가르친다고 큰 소리 치더군요....

    일상 대화를 영어로 할 수 있는 것과, 그 일상대화를 일반인에게 가르키는 것은 굳이 미국서 대학교 나온 사람이 가르칠 필요는 없습니다만, 한국 대학교에서 소위 영문과 교수로서 대학생을 가르치는데, 단지 그가 영어로 대화를 했다고 그 교수를 뽑을때 아무런 이의제기가 없던 사회입니다. 전공을 영어로 말하고, 읽고, 이해하고, 쓰는것은 일반적인 일상 대화와는 다릅니다. 이거는 미국사람이 대학 졸업했다고 그냥 할 수 있는 것 아닙니다. 특히 자연과학쪽에서는 말이죠. (공대포함)

    미국의 대학에서도 한 분야의 대가들이 꼭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인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국 출신이지만, 자기 분야에서는 알아주는 사람들이면 대학교에서는 잡으려고 합니다만, 학부생 강의는 잘 안 줍니다. 대신에 대학원 강의만을 주로 주죠. 이유야 당연히 학부생이 강의 못 알아 듣겠나고 아우성 치거든요. 그래도 학교에서는 굿굿히 그 교수를 잡고 있습니다.(당연히 연방 정부 펀드도 잘 따오죠.)

    외국서 대학원 학위 했다고 영어 강의를 하라는 것은 좀 그렇죠.

  • GongDol ()

      세계대학순위를 발표하는 미디어 중 선정기준에 영어수업 비중, 외국인 학생 유치비율 등이 포함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기준을 따르자면 당연히 영미권 대학들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데, 중앙일보는  그대로 '국제화'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됩니다.

    영어강의... 잘만 된다면이야 안하는 것 보다 하는 것이 좋겠지만,
    우리말 강의도 성실하게 준비하지 않으시는 교수님들(극히 일부라고 믿고 싶습니다)이 영어강의를 얼마나 성실하게 준비하실 지 의문입니다.

    의사전달만 되어도 무리가 없는 교양과목은 그렇다 치고, 깊이 있는 이해와 토론이 수반되어야 하는 심화단계의 전공수업에서 수식 하나에 담긴 철학을 깊이 있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강의능력을 지니려면 교수님들도 영어공부 많이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선영 ()

      결국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돈>취업>대학교>고등학교>중학교>초등>유치원 순으로 쭈욱 이어져있는 사슬인것 같습니다. 취업을 위해서 대학교 교육이 짜여지고,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고등학교가 존재하는식의...

    보면 사람을 뽑을때 아주 난감한게, 판단기준이 딱히 없다는 것입니다. 토익점수도 요령으로 땄을지 모르는것이고, 자격증도 덤프보고 땄을지도 모르고, 학위도 그냥 그럭저럭 시간때우고 교수랑 합의봐서 땄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더군다나 이런 것들을 다시 검증할려면 시간도 오래걸리기에 그냥 영어면접으로 때우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학생들도 딱히 내세울게 없는한 영어라도 잘해두자는 요령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 보스 ()

      GongDol님
    우리말 강의도 성실하게 준비하지 않으시는 교수님이 극히 일부겠지요.

    <a href=http://news.nate.com/Service/natenews/ShellView.asp?ArticleID=2006101807020964158&LinkID=7 target=_blank>http://news.nate.com/Service/natenews/ShellView.asp?ArticleID=2006101807020964158&LinkID=7</a>

    서울대에서는 시간강사 강의가 제일 좋은가 보군요. 이거야 뭐 기초교양이니까 전공과목으로가면 상황이 완전히 틀려질겁니다. 그런데 시간강사는 왜 교양과목에 목메서 강의하죠?

  • 안기영 ()

      그냥 요즘 유행하는 전시행정의 표본일 뿐입니다.
    별로 도움 안되지만 마치 뭔가 대단한 결단이라도 하는 듯 보이는 걸로는 최고죠.
    일선에서는 그냥 얘들아 강의평가 때 영어강의 했다고 해라,
    우리말로 하자 이러고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죠.

  • 로타리 ()

      우리나라 대학의 수업방식을 염두에 둔다면 저건 그냥 전시행정의 표본이란거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대학순위 평가항목에서 점수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라면 그거라고 밝혀야지요. 거기다가 국제화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학생들 영어 실력 운운할 일이 전혀 아닌 거 같습니다. 한시간 내내 강의하는 동안 교수에게 질문하고 토론하는 학생 몇이나 됩니까? .... 딱한가지 효과라고 할 수 있다면... 교수님들의 영어실력은 좀 늘겠죠. 단, 그 영어를 누군가 피드백 해 줘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혼자 영어가 돼는지 안되는지 모를 영어 씨부렁 거리는데 영어가 뭐 얼마나 늘지... 영어권에서 온 학생이 하나라도 있어서 영어의 기준을 좀 삼아주거나 하든지 해야 그나마 효과가 있겠죠.

    제발 실속없는 쑈는 좀 그만 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수업때 물리현상 이해나 좀 제대로 시키는 강의 하시라고, 그런거에나 교수님들이 좀 더 신경써 주시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 김선영 ()

      대학교 다닐때를 생각해보면 임용된지 딱 2년정도만 열심히 강의하시고 그 다음에는 기존의 교수님들과 별 다를바가 없이 변해가더군요.

  • sonyi ()

      저번학기에 들은 과목이 실제로 한명때문에 영어강의를 진행되었는데요.. 확실히 이해가 잘 안되더군요. 아무래도 천천히 말하다보니 전체적인 강의속도도 느리고, 그래두, 학회등을 다녀보면, 전세계 연구자들과 충분한 협의를 위해서라면 영어를 잘할 필요는 있겠다고 생각하고, 그 좋은 길이 영어강의라고는 생각합니다. 아직은 그래서 일장일단이 있다고 생각해서 ..

  • 돌아온백수 ()

      sonyi 님//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토플, 지아리 한번 쳐본 적도 없는..., 특별하게 영어공부라고는 고졸 이후 해본적 없는... ), 전공 분야에서의 의사소통이나 협의는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어린 사람들이 외국인 전문가들의 얘기가 안들리는 것이 영어때문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사실은 자기가 정말 모르는 것에 대한 얘기일 가능성이 훨씬 높아요.

    읽어서 알 수 없는 내용은, 들어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영어쓰기도 마찬가지인데, 논리가 맞지 않는 생각은 아무리 훌륭한 영어로도 좋은 문장이 될 수가 없어요.

    그리고, 나중에 외국에 직장을 잡게되어도, 전문가로 일을 시작하면, 비서들이 사소한 일들을 처리해 주기 때문에, 전문가가 비서들 처럼 영어하면서 일할 상황은 자주 발생하지 않습니다.

  • 한반도 ()

      본론과는 약간의 다른 내용의 얘기를 하자면,
    요즘 소위 명문대라는 곳에서는 다들 영어강의의 광풍이 불어닥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겁니다.  근데 그 영어로 강의하시는 교수님들중엔
    실제 영어를 할줄 몰라서 따로 영어과외를 받고 있는 분들이 적지 않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쯤되면 '영어강의'가 무익하다는 것 정도는 스스로도
    아마 잘 알고 있겠지요.  근데 어설프게나마 '영어강의'를 할 수 있게된
    순간 그러한 사람들도 상대적으로 영어강의를 할 수 없는 교수들에 비해
    우호론적인 입장을 취하는 변화를 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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