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남편은 개발자

글쓴이
Wentworth
등록일
2009-07-09 09:20
조회
7,56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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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oulfly.tistory.com/entry/%EB%82%98%EC%9D%98-%EB%82%A8%ED%8E%B8%EC%9D%80-%EA%B0%9C%EB%B0%9C%EC%9E%90

...

남편이 개발자로 물이 오르기 시작하던 3년차부터 지금까지 나는 계속해서 남편을 봐 왔다. 처음엔 지인이었고 시간이 흘러 연인이 되었으며 이윽고 부부가 됐다. 일 없을 때 하루 14시간 가량, 일 쏟아지면 24시간+알파 만큼 회사에 체류하는 데다 한 번 일에 돌입하면 먹고 씻는 것 모두 잊은 채 굴뚝같이 담배를 피워대며 일하는 모습. 뿐만 아니라 과고-서카포-학위 코스를 밟으며 어린 시절부터 집을 떠나 오직 '공부병기'로 키워졌기 때문에 삶의 매너나 디테일, 사회성 같은 것도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이것이 개발자다. 개발자의 아내로 살아가기 위하여 나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모토를 항상 생각한다. 남편에게서 포기하는 점을 걸러내고, 주목하고 집중해야 할 점에 시각을 맞추며 살아간다.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개발자고, 개발일은 내 남편이 가장 즐거워하며 하는 일이다. 그 일은 내 남편에게 가족, 그리고 아내만큼 크고 가치있는 존재인 것이다. 일단 그 사실 - 뱀이 나를 물 수 있다는 사실, 개발자는 일이 주어지면 10일 이상 집에 못 들어올 수도 있다는 사실, 남편은 개발일을 좋아하며, 남편의 일은 우리집의 소득을 창출한다는 사실 - 부터 인정하고 나머지를 채워야 한다.
예컨대, 근래 3개월 간 남편이 집에 머문 평균 시간은 하루 5시간 가량이었다. 그나마 회사와 집이 걸어서 7~8분 거리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남편이 잠깐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눈을 붙이고 오겠다며 무리하게 자신의 작업을 쥐어짰기에 주어진 시간이었다. 나는 남편의 사정을 이해하고 남편은 가족과 조금이라도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이것이면 족하지 않은가, 모든 것이 화합하여 선을 이루기에.
...


슬픈 자화상입니다

  • 아하아하^^; ()

      .....슬프네요...

  • 훌륭한과학자가될래요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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