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표절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글쓴이
루목유
등록일
2012-04-05 15:16
조회
24,8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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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건
석사 2학기 째이고, 논문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쓰고 있습니다. 결과는 거의 다 나온 상태이고
논문을 영어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수능 보고 처음으로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글로
쓰면 이렇게 멘붕을 겪지는 않겠지만 하루 하루 멘붕의 연속입니다.

결과내는 것도 힘들었는데 이걸 정리하려고 하니 만만치 않더라구요.
endnote도 이제 써보기 시작했구요.

그래서 하고 있는 짓은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비겁함을 모토로 삼아
참고했던 논문 pdf 20여개 정도를 띄워놓고 문장을 살짝 살짝 바꾸거나 그대로
옮기고 있습니다. 두 세 문장이상은 옮기지는 않구요.
 
결과 쓰는 것까지는 아직 가지 못 했고, mathematical
model이나 numerical process 정도를 쓰고 있는데, 이렇게 써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교수님이 고쳐주시겠지만, 그래도 찝찝함이 침전되어 있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연구실 친구들은 모니터 반은 워드, 반은 논문 pdf 켜져 있는 걸 보면,
이새끼 또 표절하고 있네 그럽니다.

시뮬레이션 논문인데, 결과는 표절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작업을 하고 있는 그룹이나 논문을 본 적은 없습니다. 연구실 특성이 다르니,
똑같은 논문이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equation이나 boundary condition
같은 건 새로울 게 없어서 딱히 문장을 만들어내기가 난감합니다. 교수님은
얼렁 얼렁 달라고 하시구요.

제가 역량이 부족해서 그렇겠죠? ㅠ
영어 논문 쓰는 법이라도 따로 공부해야 할까요.

답변 미리 감사드리며, 맑은 날씨만큼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outsider_JM ()

      영어가 달리는 이상... 웬만큼 써본 사람 아니면 이렇다할 방법이 없는건 어쩔수 없더라구요.
    예전엔 영문->한글번역->시간 좀 지난 후에 원글의 영어가 사라질 즈음 한글번역 내용으로 다시 영작 이렇게도 해보고..-_-;;
    근데 이리 쓰나 저리쓰나 위에 갖고 올라가면 대판 깨지고 싹 고침당하고...

    따로 공부할 성질의 것은 아닌거 같습니다. 근데 체득엔 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영어교정하는데에 맡겨 봐야 이건 고친건지 아닌건지 내용을 이해는 하고 있는건지 의심스럽고...

  • KJS ()

      저는 그래서 우선 한글로 적고, 그걸 영어로 번역해서 작성하는데요..작성하고, 학과 친한 외국인 교수에게 문장 봐달라고 하면, 외국인 교수님이 읽어보면서 이상한 표현 바꿔주고, 전체적으로 문장 손봐주더라구요.

    그런데 외국인 교수님은 처음부터 아예 영어로 작성하라고 하시더군요. 한글로 적지말고....

    님도 교내 외국인 학생이나, 외국인 교수님 있으면 교정 부탁드려보세요.

  • 훌륭한과학자가될래요 ()

      문장을 그대로 옮기는건 조금 위험하구요. 어순이나 중요 어휘(동사)들도 바꾸는 게 쉽지가 않지요.. 그게 가장 확실하고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표현일 수도 있으니까요.. 보통 문장을 그대로 인용하면 참조한 논문의 citation 번호를 끝에 붙여주면 됩니다. 그 말이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인데 이 논문에서 했다.. 라고 알려주면 되고요..
    그림 같은경우 똑같은걸 쓰고 싶으면 본인이 직접 ppt 켜놓고 다시 그리세요.
    equation이나 boundary condition 같은건 어차피 기존 내용을 그대로 참고하려고 넣은거 아닌가요? 원 논문 저자도 그대로 옮겼을수도 있고요..
    10페이지도 안되는 컨퍼런스 논문에서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말, 지어낸 말은.. 몇문장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장 자체를 구글링을 해보시면 비슷한 어휘를 사용하는 문장이 많이 있을 겁니다. 그러면 다들 사용하는거니까 사용하셔도 무방합니다.

    요즘 누구처럼 문장 전체를 copy하지만 않으면요..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더 넓은 세상을 보라" - 아이작 뉴튼

  • 훌륭한과학자가될래요 ()

      참고로 저도 논문 읽을때 intro나 background 같은 경우는 맘에드는 문장이 있으면 장바구니에 담아 둡니다. 그리고 조금씩 고쳐 쓰지요.

  • 빨간거미 ()

      요즘은 영어때문에 reject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왠만하면 전문 번역/검수 기관의 도움을 받길 바랍니다.

  • 서시 ()

      전체 문장을 새로 쓰셔야할 것 같습니다.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구술 방식이 그처럼 Copy and Paste로 가버리면, 아무리 quotation을 했다고 해도 표절입니다. Academic writing 책을 혹시 구하실 수 있다면 아무거나 보셔도 뒷 부분에 표절과 표절이 아닌것, 즉 paraphrase의 정의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 논문 쓸 때 그런 실수를 저질렀는데,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더군요. 배우지 못한 죄였습니다. 석사학위 논문은 그래서 열어보기가 겁이 납니다. 제가 쓴 글을 스승님이 제 옆에서 밤새시며 다시 고쳐주시긴 하셨는데, 그래도 겁이 납니다. 혼내시는게 아니고 불러서 옆에 앉혀두고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고쳐주셨기에 더 무서웠습니다. 이게 한 곳의 기관장 정도 되시는 분이 밤새시며 고쳐주실 만큼 큰 문제구나 하구요. 과거 한국에서 글쓰기와 독해위주의 교육을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는데 사실 그렇지 못하구요. 대학에서 Academic writing을 제대로 교육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 훌륭한과학자가될래요 ()

      서시님 말 들어보니 저도 겁이나네요... 반성해야겠습니다.. 왜 제 지도교수님은 논문 지도를 안 해주시는걸까요?

  • 행운아 ()

      지도교수님 탓을 하지 마세요.
    우선 초안을 들고 가서 어떻습니까 하고 물어보는 것이 정석입니다. 그 다음에 어떻게 지도하는지 그 스타일은 개인마다 다른 것이니, 서시님의 지도교수님같은 케이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케이스도 있을 수 있는 겁니다.
    잘 일이 안풀릴때 [왜 저 사람은 나에게 이렇게 안해주나..]하고 생각하면 네거티브의 스파이럴로 빠져들게 됩니다.

  • 훌륭한과학자가될래요 ()

      정석대로 안한건 아닙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좀 게을렀던거 같기도 하네요. 네거티브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 언제나 무한도전 ()

      20개 정도의 논문에서 copy & paste를 하셨다면, 틀림없이 여러 사람들의 글이 섞여있어서 글이 부드럽지 않을겁니다. 거기서, 자기 말로, 매끄럽게 만들려다보면 사용하는 단어뿐만 아니라 결국 구조도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일단 다 붙여 놓으신 후, 원문을 보지 말고, 바꾸시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서시 ()

      언제나 무한도전님 말씀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렇게 베낀 글은 누더기같아요.

  • 빨간거미 ()

      제 경험상 석사생들은 한글로 글쓰기도 잘 안되더군요.
    문장간의 연결 이전에 주어 동사가 안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 단문(장문이면 안됩니다)의 한글로 작성해보시고,
    영작하길 추천합니다.

  • 루목유 ()

      감사드립니다. 뭔가 해야할 일이 명쾌해진 느낌입니다. 이 일을 몇 년씩 하시고 논문 계속 쓰고 계신 선배님들이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 빵봉투 ()

      참고로 몇 년이 아니라 십년이상 해도 논문을 쓰는 것은 힘든 일이고, 사실 그런 논문이라 해도 원어민 고등 영어 수준에서 보면 학부생 수준  이하가 태반입니다.

  • 빵봉투 ()

      언어에 특별한 분들이 아니고선, 대부분의 전세계의 과학공학자들의 공용어는 어눌한 영어입니다. ^^

  • 푸른등선™ ()

      동시에 열어놓고 논문을 쓰면 자연스럽게 똑같이 따라 쓰게 되죠..내용을 완전히 이해한다음에 눈으로 보지 않고 머리속에서 생각나는 대로 쓰면 새로운 문장이 만들어집니다...

  • 석사생.. ()

      저도 논문 겨우 끝냈는데요. 항상 참고문헌 보면 제 내용이 표절인지 맨날 찜찜하더라고요.. 그래서 웬만하면 영어논문은 원어민 교정 한번 받는게 좋아요. 문체도 훨 깔끔하게 해주고 paraphrase를 해주고 reference 부분도 확인해주니 표절걱정도 덜어지고요.

    저번에 essayreview.co.kr 라는 곳에 맡겨봤는데 저렴하고 잘해주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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