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 해프닝의 재구성

글쓴이
nanobioman
등록일
2005-12-06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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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아래 내용은 검증된 사실이 아님.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을 토대로 구성.
저도 이제 판세예측에서 발 빼려오. 시비걸기는 사양하네요. 


1. 발단: 황교수 연구팀에 있던 누군가(1인 이상)가 PD수첩에 무언가 무시할 수 없을만한 제보를 함. *현재 연구팀 내부에도 제보자가 있다는 소식임*
아마도 이 제보는 "사이언스 논문에 실린 2, 3, 4번 줄기세포주 중 4번은 존재하지 않음. 4번은 2, 3번과 다른 줄기세포여야 했으므로 미즈메디의 수정란 줄기세포를 가져다 썼음" 이었을 것으로 보임. 서플의 5~12번은 논문 본문에 실리지 않았으므로 이번 논란 초기 "4번이 없다" 라는 말이 자주 노출된 배경으로 여겨짐. 제보는 추가적으로 "미국에 있는 김연구원이 사진을 모두 찍었는데 2, 3번 세포주의 사진들이 여기저기 사용되었다" 라는 내용도 담고 있었을 것으로 여겨짐. 왜냐하면 PD수첩팀이 미국에서 김연구원을 만났을 때 상당히 구체적으로 표적 질문한 것으로 보임.*연합뉴스 녹취록*

2. PD수첩측의 기초조사: 제보를 바탕으로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한지 논문 등을 면밀히 조사. 언론인의 특성상 이 단계에서 이미 BT전문가 몇명을 극비리에 섭외하여 제보 내용을 알려주고 확인 작업에 들어갔을 것으로 여겨짐. 이때 이미 서플 사진의 오류 등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음. 내부자의 제보 내용과 논문 등에 드러난 약점이 치밀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제보가 단순 원한관계가 아닌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 있음. 시사고발 프로그램이라고 하나 주단위 프로그램으로 몇 개의 팀이 돌아가며 팀당 길어야 한달 정도의 취재기간을 갖는 것이 일반적일 것임. 이 아이템으로 수개월간 취재한 것은 PD수첩팀 전체, 나아가 MBC 시사교양국이 제보에 거의 확인이 있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음. 

3. 미국 취재: 3인의 연구원중 김선종 연구원을 만나 사진에 대해 캐물음. 이때의 협박 분위기가 결정적 자충수였음. 내부인밖에 알 수 없는 specific한 질문이 나오자 김연구원이 크게 당황하여 횡설수설 자포자기 이말저말 한 것으로 생각됨. 제정신이 아니었을 것임. "2, 3번 세포주 사진을 많이 찍어서 10개정도 만들자고 했다. 이것을 다 사용하면(다른 시료 사진이라고 사용하면) 학자적 양심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증언을 함.*연합뉴스 녹취록* PD수첩팀은 이것을 '결정적 증언'이라 부름. 이 단계에서 4번 줄기세포주가 실존하는지, 미즈메디에서 왔는지, 사진으로만 있는건지 취재팀도 섣불리 가정 못할 상황에 빠짐. 박을순 연구원을 만나서는 난자제공에 대한 질문을 함.

4. Shatton의 결별선언: 3인의 연구원은 증언 내용(줄기세포주 사진 관련, 연구원 난자 관련)에 대해 섀튼에게 보고함. Shatton은 결별 이유를 즉답하지 않았으나 추후 흘러나온 얘기로는 "연구원 난자 제공과 science논문의 technical한 문제" 라고 답함. 여기서 technical 이란 한국에서는 '근본적 문제가 아닌 사소한 실수'로 어감을 두는 듯 하나 이는 면전에서 듣지 않고는 판단이 어려움. 'ethical'과의 댓구로서 'technical'로 보면, 윤리상의 문제와 기술상의 문제 두 가지가 대등하게 작용했을 수도 있음. 이후 Shatton은 "science지 논문에서 우리는 제한적 역할만 했으며 공저자가 아님"을 science에 통보함. 한국 언론은 Shatton의 결별선언 직후 미국과의 파워게임으로 다루다가 난자문제가 잘못되면 Shatton 연구팀이 문닫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함. 'technical problem'은 중요히 다루지 않음. 

5. 검증요구: 황교수팀을 만나 줄기세포를 요구. 이 당시 상황도 아직 clear하지 않음. PD수첩팀이 취재결과를 어느정도까지 흘리면서 압박을 했는지 알 수 없음. 그러나 이 만남 이후 김연구원이 황교수와 통화를 하고, PD수첩팀에 "4번 줄기세포주는 존재하며 사진도 다시 작업했다고 한다"*언론보도내용*라는 전화를 걸어 증언을 번복함. 이는 4번 줄기세포주와 사진에 대해 애초 부정하는 증언을 했었다는 반증임. 연합뉴스에는 "4~12번 세포주는 서울대에서 charaterization 했다" 라고 발언함. 결국 김연구원은 2, 3번 세포주 이외에는 사진을 찍지 않았음이 확실함. 4~12번 세포주의 사진파일(jpg 또는 tiff)의 메타데이터를 확인하여 카메라 기종을 확인하면 어디서 찍은 사진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음. 구식 현미경이라면 인화필름 제조일자만 확인하면 됨.

6. 검증: 황교수팀에서 5세트의 시료를 PD수첩에 넘김. PD수첩이 검증작업을 했으나 1개 불일치 1개 불확실 3개 분석실패 등*언론에 알려진 내용* 명확치 않은 결과만 나옴. 그러나 PD수첩은 이지점에서 더욱 강하게 확신하게 됨. 그 이유는 제보에 의하면 줄기세포는 2, 3번 세포주 뿐이라는 것이므로 황교수가 내 준 시료 5개중 2:3 또는 2:0 이 되면 이긴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임. 그러나 체세포 시료, 영양세포 시료 등에서까지 결과가 안나온 것에 대해 "과학적 검증을 비과학자가 했기 때문"이라는 신무기에 엄청난 역풍을 맞게 됨. 황교수팀에서 줄기세포의 DNA 변이, 잘못된 고정액 사용으로 인한 DNA 손상, 쥐 feeder cell이라는 트로이목마를 맞추지 못한 점, 보유중인 줄기세포 손상 등 다양한 내용으로 'PD수첩이 의뢰한' 아이디진과 전남대*언론보도*의 실험을 '비과학적'으로 규정. 그러나 일부 전공자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주장이 DNA fingerprint를 안나오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 

7. 상황의 전개: 진위논란은 너무 거대한 일이므로 PD수첩도 다룰까 말까 고민이 많았을 것임. 첫 방송 후 너무 심하게 때려맞으면서 복수심 비슷하게 들고 나온 것으로 보임. 처음에는 매우 자신이 있었으나 논란 초기 "줄기세포의 진위여부" 라는 식으로 보도되면서 대중들이 "우리한테 복제 줄기세포 기술이 없다는 말이냐" 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짐. "논문의 데이터 오류" 라고 했다면 분위기가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었을 것으로 여겨짐. 이 사이 science지는 분화에 성공한 줄기세포가 7개가 아닌 3개이며, published본과 달리 teratoma와 EB 두 가지 방법 모두로 검증한 것이 아니라고 표를 수정함. 이는 논문의 심사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수정이 아니고 엄연히 출판된 뒤 6개월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의 수정임.

8. YTN과 MBC의 항복선언: 취재윤리 위반이 터지면서 항복. 진위문제 일단락국면. 대통령, 정치권, 과기부, 과학계 원로들까지 모두 나서서 사태 수습 작업

9. BRIC에 '사진' 논란 뜸: 익명의 게시자가 퀴즈 형태로 글 올림. 이런 글은 퀴즈형식보다는 질문형식으로(이거 이상하지 않나요? 류)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나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이 퀴즈형식으로 올림. 애초 PD수첩팀을 자문한 그룹에서 흘러나온 것일 수도 있음*순수 상상임* BRIC과 scieng을 중심으로 크게 이슈화되었으나 수습국면에 들어간 major 언론에서는 다루지 않음. 황교수팀에서 사진 오류는 "수백장의 사진을 다루다 생긴 인간적 실수" 라고 해명함. 그러나 사진의 동일성보다 세포의 동일성이 더 문제임. 사진이 완벽히 겹치지 않더라도 stain pattern으로 동일세포라면 '사진의 중복사용'이 아닌 '시료의 중복사용'임. plus, 종횡비 변경과 스케일바 삽입, 한 세포의 상하단 사진등은 설명이 어려움. 사진과 DNA fingerprint는 줄기세포주의 존재를 입증하는 핵심 data임.*사진배열상의 실수인지는 11개 세포주의 수백장 사진파일 원본 또는 적어도 supplement에 실린 사진들의 원본을 제공하면 바로 확인이 가능함. 이것은 "인간적 실수"라고 했으므로 과학적 사실에 대한 검증이 전혀 아님. 인간적 실수에 대한 검증임. science는 원본파일 제출을 요구해야 할 것임. 이부분은 개인의견임*

10. 사진논란 이후: 모든 이가 "그만 덮기"를 원하고 있어 사진 논란이 커지지 않고 있음.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science지가 사진 오류에 대한 회의를 열고 있다고 함. 김연구원의 최초 증언과 맞물려 약간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으나 황교수를 옹호하는 절대다수 대중은 사태 진행을 깊숙히 monitor하지 않기때문에 최초증언과 사진오류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고 사진오류 지적을 "과학자들의 서로 흠집내기"로 폄하하고 지겹다는 반응임.

11. 이후 전개 예상: science의 회의결과가 주목됨. 다만 science측도 김연구원 증언과의 연결고리는 발견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됨. 황교수팀에서 논문 투고 전 시점에 같은 기기 같은 조건에서 찍은 것이 분명한 새 사진들을 제때 보낼 수 있다면 science지는 실수로 인정할 수 있음. 황교수팀이 상대를 KO시켰기 때문에 언론에는 황교수팀의 해명만이 나옴. BRIC은 애초 과학자단체가 아니고 scieng 회원 일부는 문제제기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음. 논쟁 과정에서 MBC뿐 아니라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한겨레도 '공공의 적'으로 지목된 상태임. 아직 '안 찍힌' 한국일보의 김희원 기자가 균형잡힌 기사를 계속 내고 있음. 

12. 재연과 공개: 황교수팀은 대중과 정치권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우리가 줄기세포 기술 일등이다"이지 논문 data의 신뢰성이나 과학자의 양심이 아님. 검증이 아닌 '재연'은 논문의 진실성이 아닌 기술보유여부를 확인시켜주겠다는 것임. 이 시점에서 "황교수 부재로 줄기세포 손상 위기", "이미 줄기세포 손상되었다" 는 얘기가 황교수팀 교수들로부터 나옴. 줄기세포 '공개' 로드쇼는 과학계 senior 들의 황교수 지지확인의 장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임. 중립을 지키던 과학계는 판이 너무 커지자 이리되나 저리되나 국가적 손해라면 자신들이 죽지 않는 길을 택하는 것으로 보임. 이는 저번 글에서 지적한대로 "덮는 것이 게임이론상 차악책"이라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임을 뜻함. 젊은 혈기의 과학도중에는 끝까지 가보자는 사람도 있으나 생업을 가진 사람들부터 물러앉을 것으로 전망됨. 끝.     
  • 구경꾼 ()

      정리를 잘 해주셨네요. 씁슬합니다.. T_T

  • 노고지리 ()

      무엇이 이사람들을 이라도 열심히 하도록 하는 그 근원이 뭘까? ㅎㅎ 정말 재밌다. 이것을 기회로 사이언스 진영은 코리안들을 아주 싫어하게 될듯. 스웨덴 노벨상 위원회처럼. 쩝. 그정성으로 논문쓰면 뭐 하나 안나와? 나올게 있으면 이짓 하겠냐만.

  • 빨간거미 ()

      논문하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뢰성 회복"이 훨씬 중요합니다...

    노고지리님은 "눈문하나 쓰라는"말 하시기 전에..
    무엇이 더 중요한지 우선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 송세령 ()

      노고지리란 분도 무척 할 일 없으신 분인듯 한데.. 일일이 상대할 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 아침112 ()

      "..생업을 가진 사람들부터..."  이 멘트가 참..      -,.-;;



  • PKA ()

      훌륭한 정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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