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글토론] 교수들 대충 연구하면 진급 없어

글쓴이
긍정이
등록일
2006-07-1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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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서남표 교수 기사가 나왔는데.. 결론은 돈이 없다인데..

펀딩을 어떻게 받을지가 궁금하군요...

아니면 정부 돈을 더 받을 수 있을까요?

귀추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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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만에 한국 복귀 KAIST 서남표 신임 총장 `교수들 대충 연구하면 진급 없어` [중앙일보]
MIT 고학으로 졸업 … 안 해 본 일 없어
연구 못할까봐 미시간대 총장직도 거절
KAIST는 잠재력 커 … 돈 없는 게 약점 
 
청소부와 대학 기숙사 전화 교환수,도서관 사서 보조 등 세 가지 아르바이트를 한꺼번에 하면서 대학을 고학으로 마쳤던 서남표(70) 전 MIT 석좌교수가 한국을 떠난 지 52년 만에 KAIST 총장이 돼 돌아왔다. 그는 13일 13대 총장에 취임했다.

1990년대 미국 미시간대 총장, KAIST 총장을 고사했던 그가 마음을 바꿔 로버트 로플린 후임으로 KAIST호의 선장이 된 것이다. 그의 인생 역정과 철학, KAIST에 대한 비전을 들어봤다.

◆첫 영어 수필 빵점 맞아=서울대 교무처장을 지냈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갔다. 비자가 나오지 않아 아버지보다 4년 늦게 서울사대부고 2년을 마치고 미국에 도착해 고교에 편입했다. 처음 에세이 숙제를 해냈으나 빵점을 받았다. 선생님이 빵점의 '0'을 공책 한 면이 다 차도록 크게 써 준 기억이 난다. 그 선생님은 이후 오셀로, 시집 등 명작을 한 주에 두어 권씩 읽혔다. 그해에 MIT에 입학했다. MIT에서 대학을 고학으로 졸업한 사람은 한국 사람 중 나 혼자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하버드대 교수가 됐지만 어머니가 아파 학비를 댈 수 없었다. 그래서 안 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다. 그러나 고생스럽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인종 차별은커녕 특별 대우 받아=대학을 졸업하고 구두를 만드는 기계 생산 회사인 미국 USM에 들어갔다. 그 회사가 이전에 개발에 실패한 기계를 3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그때부터 경영진이 나를 잘 본 것 같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공부를 더하라고 당부해 박사과정을 밟기로 했다. 회사에 사표를 내려고 했더니 박사과정 동안 월급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학비와 교통비 등을 모두 대주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아내도 믿으려 하지 않을 정도의 특혜였다. 그래서 박사과정 때는 조교수보다 수입이 많았다.

박사과정을 끝내고 다시 회사에 돌아갔지만 회사에서는 당초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옵션이나 계약도 쓰지 않게 했다. 그 회사에서는 그런 경우가 처음이다.

◆미시간대 총장보다 MIT 기계과 학과장 택해=91년께 미시간대 총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이 들어왔다. 그러나 총장을 맡으면 샘솟는 아이디어를 연구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당시 MIT 기계과 학과장을 맡아달라는 제안도 함께 있었다. 학과장의 경우 연구를 병행할 수 있겠다 싶어 수락했다. 지금까지 많은 제자를 길러냈지만 제자들 모두 전공이 다르다. 나 역시 학부나 대학원 때의 수업에서 배운 지식을 가르치거나 논문을 쓰지 않았다. 대부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깊이 연구해 새로운 이론을 만들었다. 플라스틱 제조공정과 마모이론에서 중요한 업적을 내고, 공리적 설계 이론을 창안할 수 있었던 것도 과거의 지식에 얽매이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미국 모든 대학이 주목한 기계과 혁신=교육은 젊은이들을 잘 가르쳐 성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기계공학만으로는 20년 앞의 패러다임을 수용할 만한 지식을 가르칠 수도, 가르칠 교수도 MIT 기계과에는 없었다. 그래서 정년 퇴임으로 자리가 비는 곳을 전자공학이나 컴퓨터.생명공학.광학 등 타과 출신으로 채웠다. 지금은 기계과 교수의 약 40%가 타과 출신이다. 기계과 출신을 교수로 뽑지 않자 처음에는 학과 교수들이 들고 일어났다. 나의 은사조차 그랬다. 그러나 거기서 포기하지 않고 학과장 재임 기간인 11년 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지금은 가장 일 잘하는 교수들이 타과 출신이다. 이런 변화는 미국의 전 대학으로 퍼졌다.

◆대충 연구하면 진급 안 시킬 것=연구의 범위를 보면 기초 과학, 산업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그 중간의 쉽게 할 수 있는 연구로 나눌 수 있다. 상당수의 교수가 사회적으로 공헌도가 낮은 중간에 몰려 있다. 연구비를 주는 사람이 논문 숫자를 따지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다. 사회 공헌도가 높은 기초 과학이나 기술 혁신을 할 수 있는 분야를 연구해야 하는 데 안 하는 것이다. 앞으로 KAIST 교수들은 대충할 수 있는 연구를 해서는 진급하기 어려울 것이다.

◆돈 없는 게 KAIST의 최대 약점=목표는 KAIST를 세계 최고로 만드는 것이다. 10~20년 뒤에 이뤄지더라도 재임 기간에 그 초석을 다지려 한다. 그러나 돈이 없다. 좋은 대학이 되려면 교수와 대학원생 비율이 1대 7을 넘으면 안 된다. 그렇게 되려면 교수가 700명 정도 돼야 하는데 지금은 400여 명에 불과하다.

또 KAIST의 전체 예산이 1100억원 정도로 중국 칭화대 연구비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앞으로 최소한 지금 예산의 두 배 정도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러저럭 발전은 할 수 있겠지만 동북아 허브 역할을 할 정도의 일류 대학은 되지 못한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혜를 바쳐 KAIST 발전을 견인하고 싶다. KAIST는 발전 잠재력이 아주 크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 돌아온백수 ()

      서남표 교수님은 한국의 여러대학에서 모셔가려고 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KAIST가 운이 좋은 것인지는 두고 봐야겠죠. 서교수를 싫어하는 분들이 학계에는 더 많은 것으로 압니다.

    이분이 MIT 기계과를 바꾼얘기는 전설이 되어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워낙 유명하고, 박통시절부터 정부 인사들과 교류가 많았던 것으로 압니다.

    개혁적 성향이라서 반대세력도 만만치 않은것으로 들었습니다. 로플린보다 더 하면 더했지, 만만한 분이 아닙니다.

  • 로타리 ()

      이번에도 교수들이 반발한다면..... 더이상 한국문화를 모르니 뭐니 하는 핑계도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것을 두고 외통수라고 하지요. 비교적 국내에서는 상위권의 일 잘하는 교수님들이 분발하면서 교수사회의 문화를 바꿔 주기를 기원합니다.

  • 보스 ()

      음, 총장 vs. 교수들 인가요?

    자정작용을 바라신다는 것인데, 미꾸라지 한마리가 흙탕물을 일으켜 온 연못을 다 흐릴수 있다고 하던데, 그 미꾸라지가 너무 많으면 어쩌죠? 메기 한마리로 될까요?

  • 돌아온백수 ()

      글쎄요. 상당히 흥미 있는 관전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로플린처럼 연판장 돌려서 밀어낼 수 있을까요?

    로플린은 괴수하나도 못 짜르고 밀려났는데..... 서 총장님은 절반이상 물갈이 하실 분으로 보입니다.

    카이스트 교수들이 다른 학교로 전직이 활발해져야 교수사회에 변화다운 변화가 옵니다.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총장과 뜻이 안맞는 교수들은 빨리 짐을 싸시길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 tatsache ()

      글쎄요. 흥미있는 관전까지 갈까 의문입니다. 문제가 되면 교수들은 또 여의도의 H 국회의원에게 전화를 해서 과기부에 압력을 넣도록 할겁니다. 또한 대학원생들을 동원해서 여론몰이에 나설겁니다(내가 짐을 싸면 너희들은 다른 실험실에 가서 연구를 새로 시작해야 하므로 졸업은 생각도 못할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러면 로플린 총장과 비슷한 길을 가지 않을까요?

  • 조영달 ()

      로플린이 노벨상 덕분에 엄청난 이름값을 누리지만, 인간성은 형편없습니다. 미국 물리학회 소식에도, 로플린이 잘렸을때, 한국의 입장이 거의 그대로 실릴 정도로 미국 사람들 마져도 치를 떠는 거만한 사람이었습니다.
    리더 경험이 없이 잘난체하는 로플린과 서남표 교수님은 달라도 많이 다를거라 기대합니다.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답니다. (로플린 덕분에 악명인지 유명인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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