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Return of Tiger Woods

글쓴이
bozart
등록일
2010-04-08 01:55
조회
8,10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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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건
0. 드디어 꽃피는 4월이 찾아왔다. 이 말은 이번 주에 마스터스가 개막된다는 얘기다. 당연 최대의 관심사는 타이거 우즈의 귀환이다. 지난 겨울부터 시작된 타이거 판 막장 드라마의 종착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1. 미디어란 무엇인가?

나는 언론을 하이에나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말하지만, 언론을 비하하거나, 비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그 이유는 언론이 사회의 이슈를 먹고 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일반인들의 이목이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록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

블로그 (특히 프로) 들 역시 언론과 다름이 아니다. 그들은 철저히 자본 논리에 의해 움직인다. 대체로 이런 낚시성 기사들에는 이런 제목들이 달린다.

"10 thing I hate about XXX"
"10 reasons not to buy XXX"
"10 products can rival with XXX"
...

물론 이런 블로그들의 아래에는 비판적인 댓글들이 주렁주렁 달린다. 하지만 상관없다. 클릭수만 늘어나면 그만이다.


2. 미디어의 광기

나는 "우리들의 영웅"이라는 글에서 타이거 우즈와 스티브잡스 얘기를 한적이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들 두 영웅들이 지난 몇 달간 미디어들을 달군 주인공이 되었다. 하나는 좋은 쪽, 하나는 추한쪽으로. 그 결과, 타이거는 순식간에 세상에서 가장 손가락질 받는 인물이 되었다. 그럼 결과는 어찌 되었는가?

미디어들이 먹잇감으로 선택한 타이거의 사생활을 들추는 동안, 수조원의 골프 산업전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사람들의 관심이 골프에서 멀어지면서, 많은 골프장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골프 장비시장도 추락하고 있다. 그뿐인가? 방송 시청률은 반토막이 나버렸고, 광고료는 급속히 줄어드는 부메랑 효과를 가져왔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미국은 골프장에 주택을 지어 파는 경우가 많으니, 골프 인기하락은 부동산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미디어는 먹잇감을 잘못골랐다.

솔직히 요즘 타이거의 복귀를 보도하는 언론들의 행태를 보면 구역질이 날 지경이다. 하지만 비난할 생각은 없다. 이것이 그들의 비지니스의 본질인 것을 어쩌겠는가.

3. 미디어의 힘

미디어 매체들은 그들의 영향력으로 대중들을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자기들이 힘을 합해서 바람을 잡으면, 사람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믿고 따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언론들이 장난치고 있는 아이패드 관련 분위기 바로 대표적인 예인데....

나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본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잘 새겨 듣기 바란다.

"미디어는 대중들을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는 움직일 수 없다."

언론들이 "대중"들의 관심을 끌게 하는데 기여하는 것은 분명히 맞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4. 무엇이 소비자를 움직이는가?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하는 본질은 좋은 상품이다.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다.

골프산업을 일으키고, 유지하는 것은 타이거 우즈이지, 그를 보도하는 언론이 아니다. 아이폰이든 아이패드를 팔리게 하는 것은 애플이지, 애플을 보도하는 언론이 아니다. 착각하지 말자.

여러분도 표면적으로 보이는 현상 (주로 인터넷, 신문, 블로거에서 얻은) 에 빠지지 말고, 그 안에 숨겨진 본질을 보아야 한다. 내가 쓰는 글들은 우리 사회의 변혁이 일어나는 본질적인 원인들에 대한 clue를 제공하고 있다. 내가 계획에도 없던 이 지겨운 글들을 쓰게 만든 이유이다.

5. 마스터스

나는 타이거가 멋지게 컴백해서, 마스터스 우승을 하기를 바란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퍼팅을 성공하고, 특유의 Fist pump를 보여주기를 희망한다. 그 fist pump는 자신의 추락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미디어를 향한 것이리라.

(원래 쓰려고 한 미디어 진영의 비지니스 모델에 대한 얘기는 어쩔 수 없이 다음 글로 넘겨야 겠다)

  • 아나로그의추억 ()

      기사도 돈으로 흥정하는 미국 언론 시스템!!! 정말로 구역질이 납니다.

    언론 자유도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을 느낍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아나로그의추억 ()

      언론도 여론시장에 참여하는 여러 세력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리드버터는 이를 표지석(거대언론)과 조약돌(블로거)에 비유합니다.

  • bozart ()

      저의 글이 단지 미국의 언론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충분히 언급되었기 때문에 더이상 다루지 않을뿐이지요.

    솔직히 말하면 한국의 경우는 더 심하다고 봅니다. 대한민국 언론 그룹들이 대기업과 각종 이해 관계로 얽혀있을 뿐 아니라, 대기업은 광고비를 미끼로 언론을 그들의 나팔수로 전락시켜버렸습니다. 

    경쟁력을 잃어버리고, 갈길을 찾지못하고 방황하는 대한민국 IT의 현상황은 상당 부분 언론과 기업의 지나친 유착에 있다고 봅니다.

  • 아나로그의추억 ()

      공감합니다. 100%.

    저는 그래도, 인터넷 덕분에 우리 사회가 많이 깨끗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때문에 더 혼탁해졌다고 평가하는 분들도 물론 있습니다.

    고대 김기창 교수는 "공무원과 기자 정치인이 모두 썩었다"고 말합니다.

    저는 물론 동의하지 않습니다. 묵묵하게 자신이 맡은 일을 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매일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bozart님 글을 통해 기술세계를 이해합니다. 열심히 피드백을 드리는 것은 고마움의 표시입니다. 다른 뜻은 없습니다.

    널리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지지지 ()

      낚시성은 나쁜 건 아닌 것 같아요. 나쁜 건 정보의 왜곡..
    한국과 미국이 너무 자본가들에게만 좋은 프로파간다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 건 사실인 듯.

  • 아나로그의추억 ()

      1. 미디어는 한 사회를 가장 정직하게 번영하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예쁜 것과 추한 것 모두 미디어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싸이엔지도 미디어입니다. 저는 이곳에 소개되는 글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를 배우고 있습니다.

    2. 저는 기본적으로 미국식 자본주의를 신뢰하는 편입니다. 타이거 우즈가 미디어에 소비되는 것을 보고 '미국식 자본주의가 얼마나 추악할 수 있는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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