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민여동생

글쓴이
bozart
등록일
2009-09-20 22:0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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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원조 국민 여동생
문근영 얘기가 아니다. 일본의 원조 국민 여동생 "히로세 료꼬" 얘기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일본 사람들이 무지 좋아했다. 그녀가 나온 1996년 광고를 한번 보시라. 요런 이미지로 오래동안 NTT Docomo의 간판역할을 했다.

http://www.youtube.com/watch?v=lExWToreK-w


1. i-mode
i-mode는 1990대말 시작한 일본 NTT docomo 핸드폰을 이용한 데이타 서비스다. 당시의 상황에서 핸드폰으로 생활정보와 계좌이체등이 가능하게 한 문자 그대로 혁신적인 서비스였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모든 데이타 서비스의 효시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나는 i-mode 얘기가 나오면 히로세 료꼬가 생각난다. 그녀가 나오는 NTT docomo의 광고를 TV에서 하루에도 열두번씩은 봐야만 했으니...


2. 갈라파고스
전에 아나로그님이 올린 “왜 일본의 휴대전화들은 국제화되지 못 했나?”라는 뉴욕타임즈 번역글이 있었다. 다시 한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특히 그 글에 나오는 아이모드의 창시자인 "다케노 나쓰노"씨의 말은 하나 하나 새겨들을만 하다. 이 글에서 그는 하드웨어에 대한 집착이 세상과 고립된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사실 이번 글은 이 글에 대한 답이다. - 이만큼 내가 게으르다는 얘기다.)

http://www.scieng.net/zero/view.php?id=sisatoron&page=1&category=&sn=off&ss=on&sc=on&keyword=%B0%A5%B6%F3%C6%C4%B0%ED%BD%BA&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7072


3. 아이모드의 성공요인
아이모드 (한국의 네이트, 머 그런걸 연상하면 된다) 는 핸드폰 네트워크이라는 좁은 대역폭, 핸드폰이라는 제한된 인터페이스에 최적화된 맞춤형 데이타 서비스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성공요인은 NTT Docomo의 3rd party 개발자들에 대한 서비스제공으로 단시간내에 많은 에코 시스템을 이룰 수 있었던 사실이다.

"성공요인"을 다시 정리해보자.
최소의 데이타 용량, 맞춤형 인터페이스, 개발자 에코시스템....

자 이제 여러분은 무엇이 연상되는가?  


4. 아이모드, 아이폰, 앱스토어  
"... 다케노 나쓰노 씨는 자신의 아이폰 3G를 작동시키면서 ”이게 내가 만들고자 했던 그런 전화입니다." 라고 말했다..."

아이모드를 만들 때의 그의 이상은 지나친 하드웨어의 집착한 일본 (그리고 한국) 에서 갈라파고스라는 고립을 초래해 버렸다. 엉뚱하게도 그의 꿈이 애플을 통해 현실이 될 거라는 사실은 다케노씨도 애플도 몰랐을 것이다. 애플이 따라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현실의 최적화 된 솔루션으로 자연스럽게 진화한 것 뿐이다.


5. 우리의 미래는?
통신 서비스는 "토속적"인 성격이 매우 강하다. 그 나라의 역사, 토양과 문화에 맞게 진화할 수 밖에 없다. 한국에 계신 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SK가 미국에 수출하려던 사이월드와 힐리오 모두 망했다.  

일본과 한국시장이 애플이 원하는데로 탈바꿈한다는 일을 있을 수 없다. 이미 늦었다. 결국은 현재 존재하는 모바일 데이타 시장이 애플의 앱스토어 형식으로 다시금 "진화"하게 될 것이다. 그게 자연의 섭리이다.
다케노씨가 이 말을 들으면 좀 위로가 될까?

  • 노숙자 ()

      bozart 님의 글이 다시 시작되니 좋네요 ~

    마지막에 나온 "토속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표현에 동감하구요. 저는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이해라는 관점에서 보고 있습니다.

    세계 시장으로 가려면 미국시장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가 중요한데요... 저는 제품이든 서비스든 세계화 / 현지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한가지 들어 보겠습니다.

    요즘 외국 신용카드로 한국 쇼핑몰에 주문하려면 거의 불가능하죠. 외국 신용카드는 Charge Back 신청하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에 아예 막아버린 사이트가 많은 모양입니다 ~

    이해는 갑니다. 물건 배송까지 다 했는데 나중에 Charge Back 들어오면 어쩌라는건지, 정말 악질 소비자도 많은 모양입니다.

    기업의 손해를 줄이기 위해 소명자료 제출은 물론, 증거로 개인정보 수집까지 별의별 아이디어를 다 짜야 하구요, 전화 항의, 변호사 자문, 블랙리스트 검토 등 할 일이 태산이라, 우리나라에서는 외국 카드 사용을 차단하는 걸로 간단하게 끝내는거겠죠 ~

    그런데 중요한건 미국 회사들은 그런 악조건에서도 영업을 하고 있다는겁니다. 똑같이 당하지만 대응 방식이 달라서, 우리나라는 아예 외국 신용카드 사용을 금지하는 편한 식이구요, 다른 나라는 개별 고객에 대한 거래 중단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거 같아요, 대개 ~

    여기부터는 추정인데요, 세계적 지명도의 신용카드를 외면하고는 고객을 잡기 힘든 시장과 그래도 괜찮은 시장으로 나뉘는거 같습니다. 미국 시장은 전자, 한국 시장은 후자 ~ 뭐 이렇게 보는거죠 ~

    시장에 대한 적응력이 문제라는 말씀입니다. 수영장에서 일등하던 사람이 바다에 처음 가면 일등하기 어렵죠 ~ 상어가 뭔지, 어디쯤 있는지, 당해본 적도 없는 사람은 죽지 않으면 다행일걸요, 아마 ~ ㅎㅎ

    그러니 소비자에 대한 연구나 토착화 노력이 얼마나 있었는지 먼저 자문해야 할 일입니다, 통신서비스는 특히 ~



     

  • bozart ()

      제 글을 읽는 분들 중 현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계신 것 같아서 힘내라고 긍정적으로 써보았습니다.

  • bozart ()

      좀 더 풀어서 설명을 하면...

    한국과 일본은 오랜 시간에 걸처 나름대로의 모바일 서비스가 정착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통신 후진국들 처럼 급격한 변화를 받아 들일 수 없습니다. 마치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이미 있는 그림을 지우고 다시 그리는 것 보다 훨씬 쉬운 것과 같은 이치지요.

    한국처럼 (정부의 용인하에) 서비스 업체가 주도하는 통신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맹목적으로 이들이 던저 주는 서비스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에코시스템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내에서 점진적으로 애플의 서비스를 모방하는 쪽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에게는 잃어버린 10년이 되는 거죠. 본인들은 깨닫지도 못하겠지만.

  • Wentworth ()

      저는 이어령의 [축소 지향의 일본인]이 생각나는군요. bozart님이 말씀하신 '하드웨어에 대한 집착이 세상과 고립'이란 부분에서 일본 문화의 자취가 느껴지네요.

    한편으로는 아이팟의 성공도 미국의 'new frontier' 정신이 담겨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iTunes라는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mp3 시장의 선두에 올라섰죠.

  • 돌아온백수 ()

      어... 저 아가씨 뽀뽀야에 나왔던 그 아가씨 아닌가요? 철도원인가 하는 번역제목이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흠....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영화보면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 돌아온백수 ()

      잃어버린 십년이면 다행인데.... 두고 봐야죠.
    웹과 앱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한쪽을 보지 않고 살게 되는 셈인데요.

    보이지 않으니까, 사는데는 지장이 없겠죠.

    제가 어려서 어른 되는게 두려웠던게, 보이는 걸 보지못하는 어른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감수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살고 있습니다만, 역부족일때도 있고요.

    대한민국이 그렇게 늙어가는 거죠.  그속에서 보지못하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늙어가는 과정이죠.

  • bozart ()

      웹이냐 앱이냐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한국의 모바일 데이타 시장은 미국에 비해 훨씬 성숙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모바일 정보 제공업체들이 스마트 폰의 성숙에 맞춰, 쉽게 앱 형태로 탈바꿈하게 될 거라는 게 제 얘기죠. 이미 한국 업체들이 앱을 내놓고 있어요.

    문제는 좀 더 근본적인 데 있습니다. 사용자가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수준과 한계의 문제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아이폰을 허용하지 못하는 이유가 LBS (위치기반서비스) 규정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Unrban Spoon, Yellow page 같은 사용자 위치에 맞는 정보 서비스를 애플이 못하게 하는거죠. 근데 한국 이통사는 되거든요. 한국에 서버가 있으니까요. 일단 펜스를 쳐놓고 순차적으로 비슷한 서비스를 도입할 거라는 거죠.

  • bozart ()

      여기에 한가지 더 추가로 WiFi을 허용하냐, 마냐하는 황당한 문제도 있죠. 이통사들이 데이타 흘러가는 길목을 다막고, 통행료를 받겠다는 말입니다. 미국에서 공짜로 즐기는 서비스를 한번 억세스할 때마다 500원, 1000원씩 내야한다는 겁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소비자만 불쌍한거지...

  • 언제나 무한도전 ()

      사이월드와 힐리오가 다 망했다고 말씀하셨는데 망한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미국 내 한국인들은 힐리오를 꽤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한 5시간 거리에 한국인이 많은 도시가 있는데, 그 곳에서 장사하시는 분의 말을 빌리면 많은 한국인이 힐리오를 사용한다는군요. 그것도 토속이려나...

  • 언제나 무한도전 ()

      오늘 아침엔 이런 뉴스도 나왔군요.
    위치정보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는군요.
    <a href=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377923.html target=_blank>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377923.html</a>

  • bozart ()

      SK가 미국에 도입한 힐리오는 한국 사람 타겟으로 한 건 아니었지만, 결과가 그렇게 된거죠. 그러니 당연 실패한 것이구요. 비슷한 예로 기아의 아만티가 있습니다. 한국에 비해 워낙 가격이 싸서 (24천불) 한국 사람들이 주로 타고 다녔는데, 결국 이번에 철수한다고 하더군요.

  • 돌아온백수 ()

      아이폰 한국에 출시하는 모양이군요. 차라리 대박이 나서, 한국의 웹환경이나 뒤집어 놓았으면 하네요.

    지난주 풋볼 구경갔다가, 스탠드 같은줄에 앉은 사람들 중에서 아이폰 꺼내들고 있는 사람들이 4명 있었습니다. 아이폰을 가지면, 축구 보다가도 손에 들고 있어야 하는 상태로 습관이 변합니다. 안써보면 절대 알지 못하는.....

  • Wentworth ()

      아만티.. Cheap luxury?의 대명사...

  • Ex. Special Age… ()

      한국으로 문자메세지 보내는 것 때문에 유학생들이 힐리오를 많이 쓰죠.

  • New Blue ()

      SKT는 vodafone의 예전전략을 슬금슬금베껴먹는 바퀴벌레같은 친구아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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