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우울하군요.

글쓴이
10G  ()
등록일
2002-07-24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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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건
계속해서 이 곳에 들러 새로운 글을 보는 사람입니다.
감으로만 알고 있다가 이 곳에 들어와서 이공계의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 건 물론입니다만,
언제부터인지 이 곳에 들어와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암담함만 느끼게 되고는 결국 한숨밖에 나오질 않더군요.
 친구들과 모여 얘기를 할 때도 늘상 빠지지 않는 얘기가 이러한 현실얘기며, 진로를 고민하는 고등학생의 질문에 너무나 뼈아픈 말로 암울하게 답할 수 밖에 없는 제 자신이 밉기까지 합니다. 결국 그러한 일들이 그나마 이공계에 관심을 갖는 미래의 인물을 사전에 제거하는 데 결코 작지 않은 기여를 한다고 생각하니 허탈하기만 합니다. 현실에서 바라본 이공계에 희망이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러다가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이공계를 선택한 사람에게 있어서 좋은 방향을 제시한 글들을 한 쪽 게시판에 모으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답하는 말들이, 이미 이공계에 몸담지 않은 사람에게는 의사가 되라, 이공계에 발을 디딘 사람에게는 유학가라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시겠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런게 아니지 않습니까? 큰 희망을 바라는 건 아닙니다. 현재 상황에서의 최선책까지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그나마 좋은 길을 갈 수 있도록 제시해 줄 수 있는 걸 바라는 겁니다. 그래야 나중에 뒤돌아봤을 때, '그래도 나는 내 상황에서 괜찮은 길을 가고 있구나'하며 위안이라도 삼을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현재로서도 그런 글들이 이곳 저곳에 있습니다만, 많은 사람들의 푸념속에 묻혀서 눈을 씻고 찾아봐야 보일듯 말듯하다는 느낌입니다. 현상에 대한 질책도 좋습니다만, 그러한 질책이 없는 아니 그나마 적은 게시판이 하나쯤 존재한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지난번 제조 회사와 서비스 회사에 대한 연봉과 특징을 설명해주신 분의 글이 상당수의 이공계인들께 실제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제 생각에는 이런 글들이 많았으면 합니다만,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실지....... '베스트 게시물 리뷰'라는 게시판 또한 광범위하게 봤을 때 그와 비슷한 취지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래를 생각하는 글이며, 정책방향 제시라든가... 다 좋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몸담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만 모은 건 아닌 듯 싶군요. 사정이 나아지면 전반적으로 불만섞인 말들이 각 게시판에서 적어지겠지만, 그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게 느껴집니다.

 허허... 또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그나마 현상에서 괜찮다는 진로를 모으려는 취지로 게시판을 만들었는데, 아무도 글을 올리지 않으면 더욱 비참해질지도 모른다고...... 의식의 흐름이라고... 생각나는데로 두서없이 글을 쓰게 되었군요. 제가 올리는 글 또한 푸념에 지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래도 자유게시판이니...... 제 자신이 답답한 심정에서 쓰는 말이라는 걸 이해해 주리라 믿습니다.

  • 과학도 () IP :

      저는 올립니다. 미친놈이라고 욕먹어도 올립니다. 씨바 그렇게 잘난 미국. 미국이 처음부터 엔지니어들의 천국이었는줄 아십니까? 여러 분야에서 들어보셨을 깁스. 푸리에 효과에서 나오고 열역학에서 나오던 조시아 윌라드 깁스는 학교에서 돈을 안 줘 누이한테 신세지며 산 미국의 1세대 과학자였습니다. 그가 길러낸 제자들이 결국 오늘날의 공학미국이 있게 한겁니다. 순진한 사람들. 순진한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워싱턴이 추앙받는 이유는 그가 싸움에만 나섰다하면 줄행랑부터 치는 오합지졸들을 데리고 그런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도망만 치는 병사들이 답답한 나머지 적진으로 혼자 돌진하던 그의 열정이 미국을 오늘날처럼 만든겁니다.

  • 김진구 () IP :

      결국... 고양이 목에 방울을 거는 순진한 쥐가 누가 될것인지... -_-;;;

  • 과학도 () IP :

      마음속에서 밝은 미래를 조금이라도 꿈꾸지 않고 답답한 현실을 누가 타개해주리라고 의탁해서는 안 됩니다. 전 95년 나우누리에서 공대생들이 설움을 토할때부터 그들의 대변자가 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정치성향이 맞지 않음에도 준비를 해왔고 우리모두의 소칼방이란 곳에서 혼자 절규를 해왔습니다. 사실 이곳의 저를 전염시키는 암울함은 그냥 제가 제할일이나 하며 살자고 갈등하게 만드는 두려운 무엇이기까지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내 안의 소리를 이겨낼만큼 단념해서는 안된다는 사명감마저 가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님과 아랫분과 같은 희망을 가져보는 분들이 있어 다행입니다. 솔직히 한탄한탄하지만 저는 죽기살기의 각오로 이 문제에 천착해왔습니다.

  • 과학도 () IP :

      물론 저는 드러내고 나서지는 않을거지만 글로라도 제 생각에 동조하는 분들을 더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밝은 미래를 보고있지만 가만히 있을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운영자님이 이분의 제안처럼 방을 만들어주신다면 노력해보고 싶습니다. 단 자유로운 의견개진을 위해 운영진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 과학도 () IP :

      제 주위엔 저보다 더 순수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끄러울 정도로.. 그 사람들은 이곳에 가지 말라고 합니다만 저는 옵니다. 새로운 세대에게서 희망을 봅니다. 한국팀 서포터들처럼. 완전히 자발적이고 굴하지 않는 희망을 가진 새로운 세대가 있습니다. 당신들의 유산에 고마움을 그들은 표하겠지만 당신들 역시 그들에게 빚졌다고 고백할 날이 올것입니다.

  • 박상욱 () IP :

      저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운영진들의 공식적인 입장도 "세상살이가 이게 아니구나!' 싶더라도 의대가라 미국가라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런 얘기 하려면 나라걱정한답시고 이런 모임이 만들어지지도 않았을겁니다. 이공계는 분명 메리트가 있는 진로이고 우리가 이 시점에서 좋은 역할을 한다면 미래도 분명 희망적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힘과 능력이 있음을, 다양한 성공가도가 있음을 스스로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의 논리'에 의한 굴종에서 벗어나는 것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 박상욱 () IP :

      '희망 게시판' 또는 '밝은 미래 게시판'을 현시점에서 만들어야할지는 논의를 거쳐야 할 것 같습니다. 투쟁대상이 하두 꿈쩍두 하지 않다보니 우리같은 모임이 선명하고 투쟁적일 필요도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의 조짐이 있다면 얼마든지 합리적으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게 과학기술인 아니겠습니까?

  • 이공계2 () IP :

      긍정적인 글들과 입장은 늘상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만은.. 한동안 비관적인 글들이 주류를 이루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낫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왜냐면 과학기술자들은 사회적인 관점에서, 심지어 경제적인 면에 있어서도 자신들의 위치나 대우도 생각해본적이 없기때문에 어떤 이야기라도 다 도움이 된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이학문이 좋아서 하는 경우는, 다른 사람들의 비관적인 말에 귀가 얇게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비관적인 생각도 이겨질정도로 귀가 두꺼워지고 나면, 좀더 자신의 일이 명확해보이고, 투지도 생기고 더 과학기술에 대한 애정도 생길 것입니다.

  • 이공계2 () IP :

      다르게 이야기하면, 생각없이 그냥 "직장은 잡겠지"하고 진학한 분들도 꽤 있기때문에 현실에 대한 알림은 더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분들은 금융계로 갔으면 합니다. 사실상 내부의 문제점으로 작용할때가 많습니다. 고민을 많이 해봐야 자신의 철학도 생기고, 이공계의 발전도 있다고 봅니다. 옳은 예일지 모르지만, 또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의대는 본과진학과 더불어 물리적, 폭력적(?) 체벌이 선배들로부터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런 방법에 어이가 없어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하여 의사의 길을 다시 생각해보는 사람들도 꽤 많았었습니다. 고민을 많이 만들수록 걸러져야 할 사람들은 걸러진다고 봅니다.

  • 이공계2 () IP :

      사실 이런 역할은 이공계 교수님들이 해줘야 하는데 그러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공계에 소질(?), 애정(?)이 없는 사람들은 과감히 과락을 시켜서 유급을 하게 하던지, 전과를 유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재 하는 만큼의 대우도 못받는 현실에 대한 타파는 이런 관점과는 다른 면의 이야기입니다만은..

  • 불확실한 미래 () IP :

      뉘 말대로 의약분업때 의대교수와 약대교수는 열심인던데 상황이 이 모양인데 이공계교수들은 뭘하는 건가?

  • 보통상식 () IP :

      저도 이 글 전체에 흐르는 맥락에는 찬성하는 쪽입니다. 이곳의 방문자는 '닳고 닳은' 경험자도 있지만 새내기들도 있읍니다. 근래 자유게시판의 분위기가 너무 어두운쪽으로 흐르고 있는것 같읍니다. 저번에 저는 FAQ란의 신설을 요청했었는데 운영자분들께 load를 더 주게 되겠지만 긍정적인 내용의 또는 guide를 할수 있는 내용의 글을 담은 게시판의 설치를 주장합니다. 고수분께서 건의를 한번 해 주시지요.

  • 소요유 () IP :

      이공계2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현상황이 비관도 낙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문제가 터지기 전까지  사실보다 너무 낙관적인 정보만  들어왔기 때문에 현실이 비관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요는 우리가 여기서 낙관적인 면만 부각시켜 보여줄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 것은 개인에게나 전체적으로나 현상황의 문제를 직시하지 못할  위험성을 갖고 있습니다.  전개인적으로  이공계 기피 문제를 '좋은 말로 설득'하여  해결하는 방법에 반대합니다. 물론 이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가능한 범위내에서 가능한 길을 '희망적으로' 보여줄 필요는 있습니다.

  • 소요유 () IP :

      즉 우리포럼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우리 (있다면)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다양한 면을 갖는 길을 제시해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우리 포럼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희망적인 길'을 찾아  제시해주는 상태로 내려앉을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정작 가져야 할 것은  우리자신이 현 상황이 희망적으로 보여지기 보다는  '현 상황 극복이 희망적이냐'가 더 중요합니다.  현 상황 자체는 비관적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관적인 현 상황을 극복할 '긍정적인 의지'가 없다면  그게 더 문제입니다.

  • 배성원 () IP :

      초심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시죠. "대덕의 아빠"들이 이제 웃고 사나요? 게시판의 분위기가 비관적으로 흐른다고 해도 제대로 고민하는 사회 초년생이나 수험생은 따로 또 물어보기도하더군요. 사실 학생들이 글들을 읽고 그대로 진로를 결정하겠습니까? 부모님과 상의를 거치지...부모들은 우리보다 더 분석적으로, 자기 자식에 대한 데이터와 종합된 해답을 내립니다. 우리는 다만 참고할 사항을 주는 것일 뿐. 참고할 상황에 과장도 하지 말아야 하며 제생각엔 오히려 가혹하고 실패할 경우의 경각심을 주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공대에 올 실력 밖에 안되는 학생들에겐 각오를 다질 기회도 되구요. 요는 비관적으로 쓰더라도 올사람은 온다는 거지요. 얼마나 우수한가가 문제라면...이미 예견된 문제고 결과가 이미 있지요

  • 배성원 () IP :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근원적으로 이공계기피의 해답은 어떤 우수한 많은 학생이 이공계로 와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당장 장및빛 이공계의 미래를 보여준다고 우수한 학생들이 오면 그들을 훌륭히 키워낼 토양조차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한국의 실정이 더 문제라는 거지요. 요즘도 그 토양이 되어 있는 곳으로 계속 몰려가고 있는 이 상황이 해답을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관심과 올바른 대학간, 교수간 경쟁. 이런것이 토양의 역할을 하고 제대로 이공계 인력이 배출되어야 사회에서도 제대로 대접을 하고, 우린 그 대접을 당당히 요구할 수 있겟죠. 누구처럼 추한 모습 안보이고요.

  • 소요유 () IP :

      배성원님 의견에 해답이 있고 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좋은 연구결과를 내고 연구를 잘하는 사람들의  반드시 대학 입학성적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제가 나온 과의  80년이후 학번 교수가 3명인데 그 중 2명이 대학때 학사경고를 받은 넘들입니다. 그런데 그 2명이 제 분야에서 세계최고의 포닥장학금을 받았습니다.  제 분야를 바라다 봐도  대학때 학사경고, 대학입시 턱걸이 합격자와 같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입학성적보다 '성품'을  좀더 중시합니다.  그런의미로 '시험잘치는 넘'들이 다른 분야로 빠져나간다고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가 정말 필요하고 관심을 갖는 사람은 이와같은 어려움 속에서  이길을 가겠다는 의지와  현 상황을 극복해

  • 소요유 () IP :

      보겠다는 의지를 갖는 사람들입니다.  일단 물이 스며드는 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  구멍을 막아야 하겠지요. 새로운 세대가 해줄 것을 기대하지 말고 말이죠.

  • 강태희 () IP :

      이곳을 와보니 제가 평소에 듣던 이공계문제가 훨씬 심각하다는걸 알겠습니다. 정말 이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언론들은 도데체 뭐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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