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평생 임금 인문계보다 집한채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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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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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평생 임금 인문계보다 집한채 손해?
[조선일보 2004.06.25 17:26:57]
       
 
 
[조선일보 김태훈 기자]일본 요코하마시 아오바구의 주택단지에 살고 있는 시스템 공학박사 니시무라 도쿄대 명예교수는 주차장 증설로 동네 녹지가 훼손될 위험에 처하자 증설 반대운동을 시작한다. 법률이나 행정을 잘 아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인문계 출신의 동지를 찾았던 그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주차장 건설 찬성파도 반대파도 자신과 같은 이공계 출신일 뿐이고, 예전에 같은 단지에 살았던 인문계 출신의 보험회사와 은행, 대기업 임직원들은 모두 비싼 단독주택으로 이사가 버렸던 것이다. 그는 일본을 ‘인문계 왕국’이라고 정의했다.


올림픽에서부터 시작해 부동산 가격 폭등이 주도한 거품경제, 이어진 10년에 걸친 장기 불황 등 좋고 나쁜 여러 경험을 우리보다 앞서 치러낸 일본은 한국의 엘리트들이 여전히 이공계를 선망하던 1980년대 후반에 이미 이공계 기피 현상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본 이공계 푸대접의 현황과 그 개선책에 대해 쓰고 있는 이 책은 최근 그들과 같은 고민을 시작한 한국 사회가 참고할 만한 사례와 문제 해결의 힌트들을 가득 담고 있다.




이 책은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2002년 1월 1일 신년 기획으로 시작해 2003년 4월 26일까지 장기 연재한 ‘이공계 백서’ 시리즈를 묶은 것이다. 딱딱하고 재미없을 것 같은 주제이지만 신문 연재물 특유의 생생하고 현장감 있는 사례들과 짧게 이어지는 쉬운 문장들 덕에 강연을 듣는 듯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오사카대 대학원의 마쓰시게 교수는 인문계 출신과 이공계 출신의 평생임금 총액을 비교했다. 비슷한 커트라인 선상에 있는 국립대 이공학부와 인문학부 졸업생의 임금을 분석한 결과 평생소득 격차는 집 한 채 값인 5200만엔(약 5억2000만원). 그런데 묘하게도 30세 이전 직장인의 평균 임금은 이공계가 오히려 높았다. 이는 승진에서 이공계가 밀리는 것도 한 이유로 분석됐다.



이 책의 1부에서 책은 정·경·관계의 고위직의 인문계 대비 이공계 출신 비율을 분석하고, 이를 공산당 집행부 전원이 이공계 출신인 중국이나 과학보좌관 제도를 두고 강력한 과학 드라이브 정책을 펴는 미국과 비교하며, “이대로 가면 전후 일본의 번영을 일구었고 21세기를 책임져야 할 기술과학 일본의 미래는 없다”고 경고한다.



이어 2부에서는 얼마 전 청색 발광 다이오드 개발로 연간 1000억엔의 막대한 매출을 올려줬음에도 개발보상금 20만원과 연봉 1억원이란 형편없는 대접을 받았던 나카무라 슈지씨의 사례를 소개한다. 이 같은 이공계 푸대접이 이공계 위기의 한 원인이란 것이다.



책은 이 밖에도 인력 수급에 실패한 교육정책의 문제를 짚어보고 패거리문화, 성희롱, 여성 과학자의 승진 차별(여성 연구자들은 이를 눈에 보이지 않는 진급 상한선이란 의미로 ‘유리천장’이라 부른다), 여성 연구자의 가사노동 강요 등 이공계의 반성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또 일본의 BK21이라 할 수 있는 ‘톱30’을 도입해 위기탈출을 시도하는 일본 이공계의 전략을 소개하고,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조급한 성과를 요구하는 경쟁주의를 배격하는 연구비 분배시스템 도입을 역설한다. 더 나아가 이공계와 인문계가 파이를 놓고 다투기보다는 두 문화의 융합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그 사례로 신상품 개발에 감성공학을 활용한다든가, 기술자와 디자이너가 아이디어를 합쳐 새로운 상품을 만든 사례를 소개한다.



일본 과학기술계 석학들의 진지하고 날카로운 조언들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대학은 막대한 정부 예산을 사용해 얻은 지적 재산을 대학 안에 쌓아둘 뿐이었다. 이것을 사회에 환원하지 않으면 연구비를 얻을 수 없고 결국 대학은 무너진다.”(모리시타 류이치 오사카대 교수) “돈이 없으면 안 되는 연구란 없다. 필요한 것은 호기심,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이다.”(하라다 야스오 전 히로시마대 총장)

(김태훈기자 scoop87@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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