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여학생 벤처CEO 김가영..."자본금 2천원, 그래도 우리 경쟁상대는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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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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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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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을 창업하고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벤처를 꿈꿨던 이상과의 괴리였습니다."

인터넷 및 솔루션업체 이누스C&C(www.inoos.com 이하 이누스)의 대표이사는 열일곱살의 고3 여학생 김가영(선린인터넷고 3학년)양.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의 말투속에는 2년 경력의 만만찮은 '대표이사'라는 무게가 짐짓 담겨 있었다.

"박장대소하지 마세요"라면서 그가 공개한 목표는 바로 전세계 1위의 IT기업이 되는 것. IT표준을 이끄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그의 경쟁상대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쉽지 않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다. MS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수억달러를 투자할 때, 그녀는 또래의 직원들과 함께 음침한 골방에서 자장면을 먹으며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프로그램을 짰다. 이미 MS와 학생벤처 사이의 보이지 않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빌게이츠도 고등학교때 창업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기자의 말에 김가영 양은 금새 웃음을 터뜨린다.

어쩌면 그녀에게 벤처기업 이누스는 '희망'임과 동시에 사회의 무서운 현실을 직시하게 해준 소중한 통로다. 세상살이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배우면서 3년차 CEO가 됐다.

해마다 '상전벽해'처럼 업계지도가 바뀌는 IT업계에서 2년의 내공이란 그리 만만하게 볼 수 없다. 아직까지 성인(成人)도 아닌, 고등학생이지만 말속에 묻어나는 그의 내공에서 CEO로서 2년의 시간은 그에게 많은 기회와 경험을 안겨줬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 2년전 2천원으로 첫 발을 내딛다

2002년 6월. 그는 갑자기 돈을 벌고 싶었다. 그가 왜 회사를 설립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지 그도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그야말로 순간 떠오른 생각이었다.

"갑자기 회사를 설립해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 났어요. 즉흥적이었죠. 아마도 나도 어른처럼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를 설립해야 하면 자본금이 필요할 것 같아서 호주머니를 뒤졌습니다. 2천원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이누스의 자본금은 2천원이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합니다."

호주머니 속의 2천원은 친구들과 회의도중 간식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그녀의 꿈은 실천으로 옮겨졌다.

첫 출발은 교내벤처였다. 회사라기 보다는 동아리에 가까웠다. 이름은 '인택트'. 서버와 PC를 학교에서 지원받았다. 이 동아리가 회사로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고등학교 1년 선배이자 이누스의 파트너인 조연웅 홈플 대표이사와 함병하면서부터.

합병이유는 교내벤처로서는 이렇다할 수익원을 확보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택트와 홈플은 2003년 3월에 합병됐으며 10월에 법인명도 이누스로 바뀌었다. 홈교육솔루션,홈페이지 구축 등 사업 체계를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이누스는 교내 벤처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차츰 실력으로 검증을 받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2003년 4월에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올해 우수 학생 창업동아리'로 선정됐으며 그해 10월에는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또 11월에는 서울중소기업청이 주최한 학생벤처기업운영에서 금상을 받았다.

올해 1월에는 숭실대 벤처관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비록 책상 4개가 바듯하게 들어갈 정도로 협소하지만 이누스만의 공간이 생긴 셈이다. 조만간 이보다 좀더 넓은 공간으로 옮길 계획이다.

◆ "벤처 창업의 가장 값진 것은 바로 경험"

학생벤처의 경쟁력이란 무엇일까?

학생벤처는 일반 벤처에 비해 경험도 미천하고 해당분야의 지식도 부족하다는 명백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학생벤처의 생존은 원론적인 데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이 참신하고 순수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첫 매출을 올렸던 2002년 8월 7일 회사가 설립한 날이다.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단순한 이유가 이누스의 신뢰를 쌓아가는 게 근간이 됐다.

"2002년 6월에 돈을 벌겠다고 다짐하고 사업 아이템을 찾아 나섰습니다. 돈도 없는 우리가 도전하기에 적합한 게 IT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이 분야에 뛰어든 것이지요.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게시판에 글을 올렸습니다. 나중에 학교 홈페이지를 개설해달라는 주문을 받게 됐습니다. 당시 작업공정이 3주하고 4일이 걸렸습니다. 작업공정을 맞추기 위해 밤샘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이 4일을 넘겼어요. 약속을 어기게 됐다는 점에서 조마조마했지요. 어쨌든 우애곡절 끝에 30만원을 벌게 됐습니다.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기 위해 사업자 등록을 했던게 8월 7일이죠."

젊다는 것은 좌절에 굴하지 않고 이를 이겨낼 수 있다는 것. 짦은 업력의 이누스는 직접 부딪치며 소중한 경험을 쌓기도 했다. 특히 학생벤처는 이마에 새겨진 주홍글씨처럼 번번히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홈페이지를 구축했는데 어리다는 이유로 원래 제시된 가격의 1/10을 받았습니다. 200만원으로 약속된 금액이었는데 20만원밖에 못받았지요. 결국 사업에서 서류작성은 매우 중요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때부터 회사라는 게 단순히 돈을 버는 것보다는 다양한 게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소위 말하면 사회생활을 하는 '수업료'를 혹독하게 지불한 셈이다.

◆ "사회의 편견에 도전, 이제부터 시작"

벤처의 세계에도 정글의 법칙이 있다. 특히, 많은 업체들이 신제품을 쏟아내는 IT업계는 '약육강식'의 법칙이 더욱 냉정하다.

벤처의 목표는 '생존'. 학생벤처에겐 '제대로 일을 해낼 수 있겠느냐'라는 편견이 더욱 가득하다. 이누스의 생존과 함께 '학생들에 대한 불신'이라는 사회 전반에 깔린 편견에 도전하고 있다.

공동창업자인 조연웅군의 명함에 적힌 이름이 한자로 씌여졌다는 점에서도 이들의 조그마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과 벤처업체 대표이사로서의 두가지 일은 그녀에게 다소 벅차게 보인다.

"학교생활을 충실히 따라가지 못하는 저를 보면서 선생님들의 걱정이 많았습니다. 탐탁치 않게 보는 일부 선생님도 있었지요. 물론 제게 아낌없이 격려해주시는 선생님도 계셨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녀는 고등학교 '개근'중이었다. 1학기 성적도 한과목 빼놓고 모두 '수'를 받았다고 은근히 자랑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제가 얻은 가장 값진 것은 바로 김가영과 이누스에 대한 신뢰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값진 것입니다. 한편, 오랫동안 야근하면서 몸이 안좋아졌다는 게 아쉬운 점이지요."

그녀는 다른 여고생처럼 꿈이 많다. 일을 배우고 성취하는 게 재밌어서 지금 벤처에 몸을 담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보고 싶은 일이 많아 이것 저것 다양한 일을 기자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대학준비 때문에 올해는 사업내용이 다소 부실했던 게 사실. 내년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야무진 야심을 드러냈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2004.8.9 (월)

  • 이민주 ()

      그런데 도대체 위 회사에서 무엇을 하여 MS를 이긴다는 것인지.. 잘..  기사 내용을 읽어보니..  따로 지원해 주는 회사가 있고..

    저분들은 거기에 고용된 준 직원으로 보입니다만... 이런 광고를 하도 많이 봐서 순수성에 대한 의문이 잠시 들었습니다.

    아니겠지요..  건승을 빕니다.

  • tatsache ()

      이 기사를 읽으면서 생각나는 것이 김영문 계명대 경영정보학과 교수의 `쓰러지는 창업자들의 유형 10가지`입니다. 이런 기사를 읽을 때 항상 참고해야할 내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의욕을 꺽는 것은 아니지만 언론이 지나치게 포장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

    벤처 창업자의 10가지 실패유형

    ▲유형1: 판로개척 실패형
    나름대로 좋은 기술로 우수한 제품을 개발했지만, 판로개척에 실패했다. 사실 최근 벤처기업들의 가장 큰 문제는 기술이나 자금부족이기 보다 생산된 제품을 판매할 유통경로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백화점이나 할인점에서 주로 대기업 혹은 일부 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만을 취급하고 있으며, 벤처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의 입점을 외면하는 데에도 그 원인이 있다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많은 창업자들은 좋은 제품만 생산하면 저절로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통이 확보되지 않는 상태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짖는 것과 같다.


    ▲유형2: 수익모델 부재형
    창업은 했지만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다. 벤처기업들의 약 50%가 컴퓨터와 인터넷 분야에서 창업을 하는데, 매월 고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초창기 웹호스팅 서비스만으로도 상당한 수익이 보장됐지만 웹호스팅 비용이 점점 낮아지면서 서버 임대료도 제대로 지급 못하는 창업자가 많다.


    ▲유형 3: 과도한 개발비 투자형
    한 바구니에 달걀을 한꺼번에 담지 말라는 말도 있다. 특정 사업분야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투자한 경우를 말한다. 물론 개발 및 마케팅에 성공한 경우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개발에 실패하는 경우는 회사의 존립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한때 채팅, 모바일(mobile) 혹은 게임분야가 각광을 받으면서 너도나도 뛰어들었지만 정작 성공한 벤처기업은 10%도 되지 않는다.


    ▲유형 4: 무경험형
    젊은 혈기만 믿고 무작정 창업에 뛰어드는 경우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하는 20대가 늘면서 지난 2000년부터 청년창업이 급증했다. 하지만 청년 창업의 42.6%에서 매출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강의실에서 배운 지식으로 무작정 창업 현장에 뛰어들었으나 정작 얻은 것은 가계파산과 신용불량자라는 딱지뿐이다.


    ▲유형 5: 고객감동 실패형
    창업을 한 이후 고객과의 끊임없는 마찰로 결국 고객으로부터 외면을 받는 유형이다. 최근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는 고객들로부터의 불평이나 의견을 듣지 않기 위해 아예 게시판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또 지나치게 영리만을 추구한 나머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값싼 자재를 사용하거나 고객과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유형 6: 법률지식 부족형
    비록 좋은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법률적인 지식이나 지적재산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낭패를 보는 벤처기업들이 많다. 많은 돈을 투자하여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였지만 국내에서는 법률적으로 허용이 되지 않아서 결국 도산을 한 경우이다.


    ▲유형 7: 경영관리능력 부족형
    벤처기업 창업자의 65.1%가 이공계열 출신이라는 통계도 있듯 벤처경영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창업자가 많다. 직원관리, 마케팅 및 유통계획의 수립, 재정관리 등에 있어 많은 문제가 드러나면서 회사 경영이 악화되는 경우이다. 특히 창업멤버간 갈등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회사 업무가 마비되거나 일부 직원들이 뛰쳐나가 경쟁 회사를 만드는 사례도 많다.


    ▲유형 8: 조기 시장진입형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도 시장 진입에 대한 타이밍이 매우 중요한데, 시장이 미처 성숙되기도 전 시장에 너무 일찍 진입해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이다. 하지만 뒤늦게 진입한 후속 기업들은 사업이 번창하고 있다. 사실 포털 사이트들의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후속 진입기업은 개발비용만 날린 채 수익은 거의 없다. 이러한 경우는 인터넷쇼핑몰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유형 9: 현실안주형
    기존에 개발한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새로운 기술 개발을 도외시하는 벤처기업들이 매우 많다. 1998년 홈페이지 및 인터넷쇼핑몰을 개발하는 기술로 벤처기업으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는 요즈음 대학교에서도 교육될 정도로 고급기술이 못된다.


    ▲유형 10: 창업분야 지식 부족형
    창업한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있거나 이해가 부족, 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본사를 창업하면 가맹점으로부터 가맹비와 더불어 원재료 공급으로 인해 많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본사 책임도 무겁다. 또 가맹점이 어느 정도 확보되지 못하면 물류 및 관리비용이 수익을 초과하여 결국본사가 도산하는 경우도 많다.

  • song ()

      MS가 홈페이지 만들고 웹호스팅 하는 업체인가요? ㅋㅋ
    아무튼 젊은이들이 꿈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은 보기 좋네요.

  • 김선영 ()

      너무 포장을 했군요. 솔직히 이런 무모함은 오히려 없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홈페이지 만드는 툴 다루는거 좀 하는거 같은데, 그것이 뭐 대단하다고 나오는 것도 그렇고, 아무리 벤처라고 하지만, 수익모델이 전혀 없지 않습니까? 무슨 의도인지 뻔한 기사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런식의 여론호도방식의 기사는 솔직히 좀 질립니다. 이젠 굴려먹을게 없어서 여고생을 굴려먹다니...

  • O2ni ()

      잼있네요.. 저도 저런일 친구랑 잠깐 했었었는데.. 저런거 하는학생이 한둘도 아니고.. 기자가 너무합니당~ 열심히 하는 모습은 보기 좋네요..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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