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수다떨기] '티맥스'의 포부가 공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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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
등록일
2008-03-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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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수다떨기] '티맥스'의 포부가 공허한 이유   
 
 
 
   
 
 
 
 
 
티맥스소프트가 임베디드 운영체제와 서버 운영체제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내년에는 PC용 운영체제 시장은 물론 오피스 소프트웨어와 웹 브라우저 시장에도 뛰어든다고 밝혔습니다.

티맥스소프트 박대연 사장과 티맥스소프트의 관계사인 티맥스코어 안일수 사장을 비롯해 티맥스소프트 연구개발센터 코어 본부 김대승 본부장 등도 참여해 홈네트워킹분야와 버추얼머신 개발 지원 분야에 대한 시연도 선보였습니다. 

행사장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티맥스소프트 박대연 사장은 "올해 100억원, 2009년 300억원, 2010년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공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윈도를 조만간 몰아내겠다"고 목소리도 높였습니다.

하지만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코어 측의 답변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우선 티맥스코어라는 회사의 정체가 불분명했습니다. 티맥스소프트 측은 티맥스코어가 관계회사라고 밝혔습니다. 티맥스소프트가 지분을 투자하지는 않았지만 박대연 사장이 지분을 투자했다는 겁니다. 정확히 얼마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누가 투자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인원 구성도 베일에 쌓여있습니다.

티맥스코어의 매출 목표를 묻는 질문에 안일수 티맥스코어 사장은 머뭇거렸지만 박대연 티맥스소프트 사장이 나서서 2010년까지 1000억원을 하겠다고 했고, 2010년 이후에는 해외에도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거침이 없는 답변이지만 어떻게 달성하겠냐는 질문에 "할 수 있다"는 말만 나왔습니다. 정작 그 회사를 책임진 사장은 아무런 말을 못하고 박대연 사장이 나선 것이죠.

티맥스OS로 명명된 운영체제 사업을 위해 칩 업체나 서버 업체, 수많은 하드웨어 업체와의 협력과 디바이스드라이브 인증 문제에 대한 질문에도 "인증 없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황당한 답변이 날아왔고, 서버OS에 대한 베타 버전의 공개에 대해서도 "차후 일정이 잡히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그러면서도 "6개월 후엔 티맥스OS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식적인 서버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임베디드 OS와 관련해서도 일전에 기대한 '생태계' 조성은 전혀 언급되지도 않았습니다. 내년 3월 PC 운영체제를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그 운영체제 출시에 앞선 협력 관계도 앞의 답변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임베디드 운영체제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분야는 그렇다 쳐도 서버OS나 PC용 OS시장은 수많은 하드웨어와 기업용 솔루션 업체들과의 협력이 절대적입니다. 티맥스가 자신의 운영체제 위에 자신의 DBMS와 미들웨어, 그 위에 자사의 ERP와 CRM 등 자사 제품을 모두 끼워서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라면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마이크로소프트나 IBM에 이어 유일하게 3대 시스템 SW 원천 기술을 모두 보유한 세계적인 기술기업으로 주목받고 있고, OS 기술의 국산화는 물론 향후 글로벌 버전을 출시해 전세계 시장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를 대체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는 것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는 생각입니다.

어떻게 하겠다는 그 과정이 너무나 허술하고, 그 포부에 고개를 끄덕이게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이 빈약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을 공개하겠다고 나서는 판입니다.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자사 제품에 대한 로드맵을 공개합니다. 어떤 버전이 언제 출시되고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밝힙니다. 왜 이런 일을 할까요? 회사의 연속성을 지속적으로 시장과 고객에게 알리면서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대연 사장은, 티맥스의 운영체제 시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기자들을 향해 "연구개발 인원이 많은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일에 얼마나 미친 사람이 많으냐가 중요하다. 데이터베이스 시장에 뛰어든다고 했을 때도 그런 시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잘 팔리고 있지 않느냐, 올해가 지나면 DB 시장에서 티베로의 성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박 사장의 말에 대해서도 딴지를 한번 걸어볼까요. 약속을 어기고 신뢰를 저버린 것은 고객이나 기자들이 아니라 티맥스소프트 바로 자신이었습니다. 박 사장은 '티베로 1.0'을 발표할 때도 "올해 시장에서 오라클을 몰아내겠다. 오라클 시대는 끝났다. 얼마 얼마의 매출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 후 티베로에 대해 물어도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는 말만 있었고, 약속한 매출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어디에 얼마나 팔았는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티베로 3.0을 출시했습니다. 티베로 3.0이 출시됐을 때도 티베로 1.0 출시 당시와 판박이 멘트가 나왔습니다. 예의 '외산 DB 업체 타도'를 내세웠습니다. 모든 과정은 생략된 채 "외산 업체가 장악한 소프트웨어 시장에 국산 업체가 나서겠다는 데 왜들 그러냐"라고 하면 정말 할 말이 없어집니다.

시장 목표를 말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티맥스는 매년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매번 연초 약속한 매출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았습니다. 말을 아꼈더라면 지속적인 성장에 박수를 보낼만 하지만 약속한 매출을 지키지 못했을 땐 너무 의욕을 앞세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이번 운영체제 발표회장도 그동안의 행보와 너무나 똑같았습니다. 그 도전 정신에 누가 뭐랄 사람이 있겠습니까?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업체 중에도 저런 꿈을 꾸고 도전하는 기업이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지요. 국내 대기업들도 그런 꿈을 꾸고 지금 저 위치에 올라섰다는 걸 모르는 이들이 누가 있을까요?

하지만 오래 걸리더라도 시장의 신뢰를 얻으면서 나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운영체제 시장은 지금까지의 미들웨어나 데이터베이스, 전사적자원관리와 같은 분야와는 전혀 다릅니다. 개방적이고 표준화돼 있어야 하면 협력 업체들과의 협업은 운영체제 개발보다 더욱 중요합니다. 운영체제의 생존을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티맥스의 원대한 포부에 이번엔 정말 박수치며 격려할 수 없습니다. "할 수 있다"는 말보다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 Midnight ()

      역시 한국인은 남이 잘되는 꼴 눈뜨고 못보는군요.
    외국에서 이순신 장군에 대해 기록한 문서에서도 보면
    한국인의  고유 특성인 "downplaying others", 헐뜯기 끄집어 내리기,
    에의해 임진왜란 중 감옥에가서 죽을 뻔했다고 표현 합니다.

  • d.hong ()

      본 내용과는 조금 동떨어져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신뢰라는 주제에 부합될 듯 하여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네요.  다음과 같은 두 사람이 있다고 할 때 어느 쪽이 더 신뢰가 가나요? (여기서 언급하는 수치는 100을 최대로 보았을 때 이면, 같은 목표라고 가정했을 때 입니다.)

    A : 목표치 (50), 달성치 (50)
    B:  목표치 (100), 달성치 (70)

    저 개인적으로는 B타입 입니다만, 대부분 욕(?)을 먹지요 ^.^

  • 예진아씨 ()

      Midnight님 황구라를 옹호하던 것과 비슷한 논거 아닌가요. 욕을 먹을 만하니 먹는 거죠. 애국심 마케팅을 아직도 우려먹으려 하는 분들이 IT업계에도 있군요. 기술력으로 승부하면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디자인으로 승부하려면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건 빼고 열정과 애국심만 남으면 그걸 사기라고 의심부터 하는 게 정상입니다.

    우리가 익히 이름을 들어 알고 있는 외국의 정상적인 IT 기업은 보통은 베타나 부분적으로 동작하느 뭐라도 가지고 나와서 데모도 보여주면서 한답니다. 1년 후에 바로 나온다는 OS가 데모도 못 보여주는 걸 보면 100% 사기입니다. 소비자한테 베타테스트를 하냐고 독점기업의 폐혜라고 욕먹는 마이크로소프트도 그보다 일찍 데모를 보여주고도 출시일이 늦어지곤 합니다.

    우리나라는 데모도 없이 그냥 영업맨들의 말빨(구라?)와 좋은 게 좋은 거인 걸로도 소프트웨어 수주가 가능한 황당한 구조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이미 그 자체로 토양이 나쁜데 어찌 좋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나오길 기대하겠습니까?

  • 전자양 ()

      마소사가 자동차 회사 였다면 오래 전에 망했을 겁니다. 소프트업계의 괴상한 제품 특성이라고 할까요?

    제품 자체의 치명적 결함을 알면서 시장에 내놓고,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넘기거든요. 윈도우즈 NT 6.0 (?) 이라는 비스타도 가끔 죽네요.

    자동차로 치면 운행 도중 갑자기 모든 기능이 정지하는 상황이니까 재수없으면 사고로 사망하거나 중상 당할 수도 있거든요.

    이런 소프트웨어를 비행기에 넣는다면?

    업계에서 기술력은 쓰레기라고 평가받는 할리데이비슨을 이미지와 마케팅으로 포장해 제일 비싸게 팔아먹는 미국 할리데이비슨 회사의 신출귀몰한(?) 경영 전략.

    미국의 마소와 할리데이비슨이 성공했으니, 한국에서도 기술력보다는 적당히 포장하고 이미지 만들어 제품 만들고 고객 관리하면 티맥스도 성공할 수 있겠단 상상을 해봅니다.

  • 엔지니어투 ()

      여러가지 정치적인 의미가있겠죠. 일단 매출이 잘될것 처럼해야 주가가 상승할것이며 국산을 내세워야 어느정도 언론 플레이를 할수있으니까요? 일요일날 미팅을 잡아놓고 출근할수밖에 없는 회사에서 나올수있는부분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OS가 커널만 개발했다고 끝나는게 아니잖아요. 전체로 보았을때 개발이 3이면 고객 지원이 7입니다. 이런 작은 회사가 제대로된  AS를 할리도 만무할것이며 설령한다고 하더라도 검증을 받기까지 오오랜 시간이 걸릴겁니다. 예로  이오넥스같은 회사가 기술이 없어서 빌빌거리는게 아니죠.

  • d.hong ()

      예진아씨님이 지적하신 것 처럼, 평가의 척도가 무엇인지도 중요하겠군요. 계획대비 실적이거나, 영업이익라던지. 만약, 평가하고자 하는 대상이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라고 한다면, 그 평가 방법에 따라서 평가되어야 할 듯 합니다. 심심님의 글을 다시 읽어보니, 기술에 대한 완성도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으신건지, 아니면 사장이라는 사람의 다소 과장된 목표대비 실적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싶은신건지 저도 헤갈렸네요.

  • 바닐라아이스크림 ()

      Midnight 님// 다음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a href=http://kldp.org/node/92098 target=_blank>http://kldp.org/node/92098</a>

    티맥스의 OS발표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 국산제품은 낮게 평가하고 외산제품은 칭송하는걸로 성급하게 일반화 시키시는 것을 보니 안타깝네요.

    <a href=http://www.javaservice.net/ target=_blank>http://www.javaservice.net/</a> 여기 가셔서 티맥스 제품과 관련된 글을 좀 보시고요.

  • Midnight ()

      예진아씨, 바닐라아이스크림 //

    처음 도전하는 분야인데 완벽하게 계획을 세워 한단계 한단계 보여주리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사기일 수도 있지만 정말 사기치고 싶으면 거짓으로 데모제작 해서 보여 줄 수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제 생각에는 한국같은 이런 분위기에서는 제대로된 데모를 보여준다해도 사기꾼으로 내몰릴 것 같네요. 이러든 저러든 사기꾼으로 몰릴테니 딴데는 신경쓰지 말고 결과에만 집중해서 승부하는게 맞는것 같네요.

    정말 실력있는 초고수들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중소기업에 주로 있습니다. 이 분들 실력을 잘 알기에 일단 희망을 걸어보는거고요, 새로운 도전에 응원은 못 할 망정 조용히 있으면 하네요.
     

  • 빨간거미 ()

      Midnight님. //
    거짓으로 데모 제작해서 공개적으로 보여주면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죠. 상장된 회사가 그런 뻘짓을 할 이유는 없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그토록 짧은 기간에 그토록 적은 인원과 자본으로 윈도우와 100% 호환되는 독자적인 OS 만들 정도의 실력있는 초고수는 전세계를 찾아봐도 없을 것 같아요. 물론 남들이 만들어서 공개해 놓은 코드를 수정한 거라면 어느정도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만으로는 100% 호완을 장담할 수 없을 뿐더러 범용으로 팔 수 있는 상품은 못만들 것 같네요.
    MS에서 윈도우와 관련해서 공개하지 않은 부분들이 많은데, 그런것들을 모두 리버스 엔지니어링 해서 알아내는 것은 가능하다하더라도 이를 위해 필요한 시간과 돈과 인력이 엄청날 것 같군요...

    이래저래 생각해봐도 현재로는 크게 신뢰가 가지는 않습니다.

    다만, 실제로 현 시점에서의 그들의 준비가 충실해서 70%만 성공해도 좋겠군요. 그렇지 않고 뻥카라면, 그들은 황구라와 다를게 없는거죠.

  • Ex. Special Age… ()

      관계사의 정체가 모호한 게 문제입니다. 자사에서 개발한다면야 상관없지만 일부 경영진의 개인 주머니에서 나온 회사에서 개발하는 것은 예전에 대기업 총수 일가가 편법 증여에 써먹던 고전적인 수법입니다.
    그렇게 중요한 개발을 법적으로 관계 없는 회사에서 나팔불어주는 것은 영 냄새나는 일이죠.
    개발해보니 가망없이 이번에 나팔 불고 장외시장에서 비싼 값에 털어버릴 수도 있는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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