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기자 블로그 - 한반도를 떠도는 유령, 실체를 드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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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하여
등록일
2010-11-2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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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태에 관한 글 중 가장 침착하게 막연한 생각들을 명쾌하게 정리한 것 같아서 퍼 옵니다. .
북한이 잃을 것이 훨씬 적다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글 전체의 요지는 전면전이 안 일어난다고 해도 국지전만으로도 우리는 얼마나 대가를 많이 치러야 하는지 이번에 실감했다는 것, 그리고 국지전을 일으킬 동기가 북 지도부에는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잃을 것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도, 단순히 경제규모 차이 때문이 아니라 북한 지도부 입장에서 군인 사망이 우리 통수권자 입장에서의 군인 사망과 얼마나 가치 차이가 있는지 라는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 결정은 직접 동기가 있고 포장 명분이 따라오기 마련인데 북한 지도부의 도발 동기를 줄이는 방향은 솔직히, 그들이 잃을 것을 마련해 주는, 햇볕정책 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원문의 일부. 간단하나마 수식 사용이 특이하네요. 연구 개발 팀에서 리스크 목록 관리할 때 쓰는 위험성 우선순위 계산법과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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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칭적 위협이나 비대칭적 전쟁 등의 얘기는 익숙할 것이다. 정규군이 아닌 테러집단의 위협이나 그런 세력과 전투를 벌일 때 이런 표현을 쓴다. 비대칭적 위험이란 양쪽이 안고 있는 위험의 수준에 현격한 차이가 나는 것을 말한다. 바둑으로 따지면, 꽃놀이패에 해당한다. 패싸움에서 질 경우 한쪽은 돌 하나 잃는 데 그치지만, 상대방은 대마가 죽어 바둑에서 지는 그런 패를 말한다.

돌 하나밖에 피해가 예상되지 않는 쪽은 수많은 선택지를 갖게 된다. 돌 하나 이상의 이득을 얻을 수 있으면 어떤 수도 가능하기에. 반면, 반대쪽의 선택지는 극히 제한된다. 패를 잘못 쓰면 바로 지기 때문에.

좀더 이해를 분명히 하기 위해 수식으로 나타내보자.

실제 위험의 정도를 D라고 하고, 그 위험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P, 위험에 따른 피해의 규모를 S라고 하면,

D=c*P*S 라는 식이 성립한다. 여기서 c는 위험계수다. 위험이 현실화할 가능성과 그 규모의 곱이 실제 느끼는 위험의 정도가 된다. 위험 현실화 가능성은 남북이 마찬가지다. 그런데 피해의 규모는 절대적으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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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촌 ()

      이런 글에 달리는 댓글을 보면 "퍼주자는 거냐" "그럴 수는 없다."
    "퍼주면서 비굴하게 살지 말자"
    이런 어린 애들 같은 댓글들이 올라 옵니다.
    철들이 안들어서 그렇다는 생각이구요. 퍼줘서 안전을 담보 받을 수
    있으면 그렇게 해야 하는(다른 방법이 없거나 다른 방법을 찾을 때까지)
    것이 정상입니다. 또는 퍼주는 것이 근본 처방책일 수도 있겠구요.
    깡패들이 와서 자릿세 내놓으라고 해서 자릿세 주기 싫어서 장사를
    포기하는 것은 바보들이거나 책임의식이 없는 행위입니다.
    깡패들에게 자릿세를 주는 한이 있어도 일단은 장사를 해서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것이 가족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할 일입니다.
    힘으로, 장사하는 자리도 보존하면서 깡패를 물리칠수 있으면 다행이
    지만 힘도 없고 싸울 의지도 없고 실제로 싸움나면 앞장 서지도 못할
    사람들이 입만 살아서 하는 말들입니다.

    애들이 철들이 없어서 그러는데요. 이 세상에 돈보다 힘센 권력은
    없습니다. 돈으로 해결할수 있으면 그게 최곱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상납하는 사정이 뒤바뀌
    어서 깡패들이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월급 타가는 사정으로 바뀌게
    되는 겁니다. 한마디로 깡패를 부하로 거느리게 되는 거지요.
    깡패 두목들이 물리적 힘만 세다고 해서 깡패 두목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질적인 깡패의 두목은 돈입니다.

  • 훌륭한과학자가될래요 ()

      쩐의 전쟁이라는 만화, 드라마만 봐도 알 수 있죠... 돈앞에 비굴해지는 조폭들

  • 빨간거미 ()

      용어가 참 그렇죠.
    "퍼준다"라뇨..

    이런식으로 실제를 호도하는 단어들이 꽤 있죠.
    각종"폭탄"들도 그렇구요.(세금폭탄이라던가)

  • 긴머리청년 ()

      한나라당의 언어중추는 꽤훌륭. 종부세를 세금폭탄이라며 재미보더니 '명칭'에 유난히 신경. 인터넷실명제를 제한적본인확인제라 강변하고, 이번엔 '대포폰'을 '차명폰'으로 바꾸려총력. 언어의 마력을 아는이들 허나 허명으로 정명을 덮을수있을까
    - 한겨레신문 구본근기자

  • kn3 ()

      글쎄요. 깡패가 무서운 건 앞뒤, 물불 안 가린다는 데에 있었죠. 자기 몸에 별로 신경 안 쓴다는 것도요.  요즘은 좀 달라졌다고는 하지만요.

    좋은 글인 것 같기는 한데, 한겨레 기자들은 책상에 앉아서 저런 추상적인 글이나 쓰고 있지 말고, 취재나 잘 했으면 좋겠네요. 자기들이 대학 교수도 아니고.

  • 녹주석 ()

      여러 글을 읽고 있자니 이번 사태의 핵심적인 메시지가 잡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은 국지전 혹은 그 이상의 장기적 내전 상태를 각오할 준비가 되어 있다. 남한의 각오는?

    대충 이런 메시지?

    남쪽 사람들은 당장 환율걱정, 주가 걱정, 국가 신인도 걱정부터 시작해서 걱정할게 많죠. 인터넷이 끊길까봐 걱정해야 하고, 홈쇼핑에 주문한 물건 배달 안올까봐 걱정해야 하고...

    수십년의 성과를 다 포기할 각오를 다지는게 해답일까요, 아니면 잃을게 별로 없는 그들이 정신줄을 놓지 않도록 당근을 던져주고 해결책을 찾기 위한 시간을 버는게 해답일까요.

    한가지 확실한건, 알고보니 현 우파 정부는 그들이 단언했던 것과 달리 각오가 훨씬 덜 되어 있다는 점.

  • 통나무 ()

      북이 돈이 궁하면
    위장시킨 회사를 외국에 만들어
    주식이나 다른 금융거래를 터넣고
    가끔 포때려 짭짤한 이익을 먹을수도 있을것 같은데요.
    옵션은 다양할것 같은데요.

  • 위하여 ()

      전 "좌파" 정부의 복안은 적어도 말이 되고 출구가 있는 전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경협을 추진해서 북한측이 도발하지 않게 시간을 벌고 혹시 강경세력 입지를 약하게 할 수 있으면 더 좋고, 그 동안 수도 이전 등 인구 분산과 전작권 회수를 통한 자주 국방력/국지전 손실 완화를 추구한다. 한 10년 후 북한과 협상 테이블에서 (1) 보다 주도적으로 협상을 이끌 수 있고 (2) 북도 전쟁을 덜 원하므로 한반도 긴장은 서서히 완화되고 2국가 평화 체제가 정착된다... 제 생각에는, 현실적으로 힘들더라도 이 방법밖에는 희생 없이 매듭을 풀 길이 없어 보입니다.

    현 우파 정부의 전략은 강경 대응을 하되 군사적으로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북을 군사적으로 압도해서 망할 때까지 기다린다.. 뭐 이런 것 같은데 미국과 우리의 이해 관계가 일치하는 동안 단기 처방은 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해법에서 두 가지 문제가, 미국과 우리의 이해관계가 언제까지 얼마나 일치할 것인가가 첫째고 (미국이 민간인 희생 1000 명은 어쩔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리면?), 둘째 지금까지 60년 지나왔지만 이 조건에서 시스템의 "평형상태"는 장기적 적대적 분단일 것 같은데 언제까지 남북이 젊은이의 의무 복무에 시간을 낭비시켜야 하느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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