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Ultimate Driving Machine

글쓴이
bozart
등록일
2009-08-26 05:10
조회
8,53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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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기- Lexus

Lexus 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숙성과 싫증나지 않는 디자인, 뛰어난 내구성으로 단연 최고의 차로 꼽힌다. 외부와의 소음, 진동을 가장 완벽하게 차단하기 때문에, 운전해 보면 그야말로 "날으는 융탄자"에 탄 느낌이다.

그런데, 한참을 운전하다보니 언제부턴가 피곤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았다. 내가 찾은 이유는 차가 워낙 주변과 격리되다 보니까, 차가 가는지 서는지, 빨리 달리는지, 느리게 달리는지를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무슨말이냐하면, 브레이크를 밟아도 눈으로 주변 환경이 멈추어 서는 것을 보아야 하고, 속도를 알기 위해서는 계기판의 눈금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그러니 운전하는 동안 신경이 곤두서고, 온몸이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는 말이다.


1. BMW - The Ultimate Driving Machine

"Ultimate Driving Machine"은 내가 좋아하는 BMW의 광고 카피이다. Audi 의 "Never Follow" 란 카피도 좋아하긴 한다. BMW의 정체를 모르고, 좋다는 말만 듣고 산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데, 장거리 여행 갔다가 엉덩이가 아파서 혼났다는 말을 한다. 사실 BMW의 딱딱한 서스펜션, 시끄러운 엔진, 좁은 실내공간, 절제된 실내 인테리어를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럭슈어리 차와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BMW에 열광하는가?

"디자인"이라는 틀에 맞추어 설명해보자.


2. 디자인은 Function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자동차 회사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표가 있으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철학을 갖고 있다. 때로는 같은 목표를 갖고도,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BMW의 앞바퀴의 위치를 유심히 보라. 다른 차에 비해서 헤드라이트의 가깝게 위치한다. BWM는 inline 6기통 엔진을 종으로 바퀴의 축 위에 얹으므로써, 최적의 중량 배분과 핸들링 성능을 높이면서도, 실용성을 잃지 않았다. 수십년이 지났고, 새로운 모델이 나와도 이 기본 구조는 변하지 않는다.
 
포로쉐도 같은 목표를 추구한다. 하지만, 포로쉐 박사는 엔진을 뒤에 두는 방법 (RR) 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 닛산의 Skyline은 V형 엔진을 앞바퀴와 운전석 사이에 놓는 방법(FM) 으로 중량배분의 문제를 풀었다.

제대로 된 디자인이라면, 외양은 기능의 지배를 받을 수 밖에 없다.

3. 궁극의 인터페이스.

누군가는 자신의 BWM가 잘나간다고 자랑한다. 미안한 얘기지만, BMW는 빠른 차가 아니다. 말을 잘듣는 차이다. 자동차를 빠르게 만드는 건 어렵지 않지만, 운전자의 의도에 최적으로 반응하는 차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디자인의 궁극의 목표는 사용자와 제품이 일체가 되는 것이다. BMW와 같이 잘 만든 차를 운전하게 되면, 자동차로부터 전달되는 수많은 정보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차량에서 전달되는 엔진 소리, 바닥의 진동이 몸으로 느끼게 되면 굳이 눈으로 계기판을 보지않아도, 주변 상황을 인식할 수 있다. 여기에 운전자가 원하는 의도대로 움직이므로, driving machine의 경지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간과 기계와의 의사소통...
이것이 궁극의 Human & Machine Interface가 아닐까?
 

4.   애플의 Minimalism.

예전에 LG의 쵸코렛 폰을 써본 적이 있다. H/W와 S/W가 아주 예쁘게 디자인이 되었는데, 얼마안가서 다른 폰으로 바꿀 수 밖에 없었다. 메뉴기능이 너무 복잡하고, 비논리적이어서 불편해서 쓸 수가 없었던 것이다. 투박해 보이는 Nokia폰의 메뉴가 그렇게 좋아보일 수 없었다.
  
애플의 디자인이 예쁘다고 한다. Minimalism의 극치라고도 하는데, 이게 뭔말인지는 잘모르겠다. 나는 애플의 디자인이 심플한 이유가 인간과 기계 사이에 존재하는 군더더기를 제거하고, Interface를 단순화하여, 인간과의 일체감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5. 결론

예쁘게 만드는 게 디자인이 아니다. 기능을 먼저 생각하고 나서 어떻게 보일가를 생각해야한다. BMW 디자인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은 BMW에 대한 선입관이 그렇게 만드는 것 뿐이다. 더 멋지게 생긴 차들은 얼마든지 많다. 하지만 가슴을 뛰게 하지는 못하지 않는가...

  • 언제나 무한도전 ()

      1) 말씀하신 "운전자의 의도에 최적으로 반응하는 차"가 일반적인 독일차들이 일반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들었습니다.

    2) 그리고 말씀하신 것은 iphone과 같은 기기뿐 아니라 애플이 추구하는 software (OSX + other app) 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 맥북 사다가 윈도우 깔아서 쓰는 사람들을 이해을 못하겠더라구요.

    3)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 사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음 -

    - 10년을 입어도 1년 된듯한 옷, 1년을 입어도 10년 된듯한 옷 -

    이라는 카피가 예전에 한 양복 선전에서 있었는데,  *오래 써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 마치 BMW와 같이, 여기에도 한 표를 추가하고 싶습니다. 사실 이쁘기만으로 따지면 애플보다 이쁜 것들 많아요.

  • 돌아온백수 ()

      애고.... BMW 얘기를 하시다니.....
    혼다로 만족하면서 사는 서민인데.... ㅋ....

    주변에 BMW 타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별의별 얘기를 다 듣고 있는데, 제일 황당한 얘기가 차가 살아있는 것 같다는 거였어요. 열혈 BMW 팬이 된 분인데, 차가 살아있다고 자꾸 얘기를 하는 거여요. 328i  타고 댕기는 분인데...

    그 만큼 운전자와 일체감을 준다는 거죠. 살아있는 동물처럼 운전자가의 의도에 대해 반응을 해 준다는 얘기로 듣습니다.

    애플이 과연 그런 경지까지 갈 것인가? 아직은 아이폰이 살아있다는 느낌은 안드는데요. 그래도, 손에 없으면 큰일나는 물건이긴 합니다만.

  • bozart ()

      돌백님,
    자동차를 끼고 잘 수는 없잖아요 ... 아이폰 계속 써보시면 무슨 말인지 곧 알게 될 겁니다.

  • Wentworth ()

      이렇게 계속 뽐뿌를 주시면 돌백님께서 어코드 대신 5시리즈를 타게 되실지도 ㅋㅋ

  • Wentworth ()

      헌데 애플의 미니멀한 디자인이 '기능에 바로 접근'을 원할 때는 좀 불편하지 않나 생각해요. 아이팟과 아이리버의 mp3를 비교해도 그렇구요. 마이티마우스와 MS 마우스의 비교에서도 그렇구요.

    그래도 막상 '아이폰 바깥에 버튼이 여럿 달리는 걸'생각하면 좀 끔찍하네요.

  • 돌아온백수 ()

      애고... BMW 생각이 거의 없고요.

    전기차가 되던 뭐가 되던 신기술 쪽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자동차도 바뀔때가 되었다고 보고있어요.

  • Wentworth ()

      돌백님 Honda Insight는 어떤가요? 프리우스보다 연비에서 좀 밀려도 2만불 안쪽 이란 걸 포인트로 잡고 젊은 층을 공략하기로 한 것 같은데요. (실내에 Fit 의 느낌이)

  • 돌아온백수 ()

      인사이트는 혼다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미끼 상품 같은 거죠. 군살 쏙 빼고 하이브리드 만 가지려는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고요. 인사이트에서 나오는 데이타들이 고가 모델들에 피드백이 되는 것으로 봅니다. 즉, 진짜 물건들은 한참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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