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대학원? vs PKS 대학원 재수?

글쓴이
낙대장
등록일
2013-11-05 03:3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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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건
안녕하세요. 저는 컴퓨터공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27살 청년입니다.
현재 4학년 마지막 학기중에 있는데요.
매일 비회원으로 눈팅만 하다가 몇일 전에 가입하고 첫 글 올려봅니다.
요즘 인생일대의 큰 슬럼프를 맞이하고 있어서 답답한 마음에 여기에 적습니다.
쓴소리 절대 마다하지 않으니 많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먼저 말씀드리자면, 제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한 이유는 사실 별 것 없었습니다.
친형이 컴퓨터공학과에 재학중이었기 때문에 아무런 정보도 없는 다른 과를 가기보다는
컴퓨터공학과에 가면 형 도움도 받아가면서 공부할 수 있겠다 싶어서 진학하게 되었죠.
원래는 수학선생님을 꿈꾸는 사범대 지망생이었으나, 2번의 수능 실패로 인해 공대로 전향했습니다.

그리고 대학 1학년 입학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나름요?)
대학을 재수해서 들어온터라 남들보다 1년 늦기도 했고
그렇다고 소위 명문대라는 간판도 아니고해서
(나이+지잡대) 라는 열등감이 엄청 심했었거든요.

그래서 어영부영 인생 살았다가는 정말 큰일나겠구나
정말 인생 악착같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겠구나 라는 생각에
부리나케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그렇게 달려온 지난 4년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 학점 : 4.33 / 4.5
- 석차 : 1 / 147
- 토익 : 785
- 오픽 : IL
- 교내활동 : 동아리 회장, 동아리연합회 임원
- 대외활동 : SK Sunny 대학생 자원봉사단
- 연구실 : 임베디드시스템 학부연구생 1년
- 인턴활동 : 아시아나IDT 2개월
================================================

나의 꿈? 내가 하고 싶은 것? 이런 것은 저에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어찌됫든 열심히해서 재수한거 따라잡고 좋은 스펙을 가지고서
대기업에 취업해서 돈 잘벌고 잘 살고... 그냥 이런 삶을 생각했죠.

높은 학점, 학과 수석, 무난한 영어 점수, 활발한 교내 동아리 활동,
대기업 대외활동, 1년간 학부연구생으로서의 생활, 그리고 대기업 인턴..
저는 적어도 학교에서 만큼은 누구나 다 부러워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제 주변사람들은 저를보며 넌 뭘 하든 잘 될 것이다. 당연히 좋은 데 취업할 수 있을 것이다.
칭찬일색이었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었고요. 이번 여름방학때 인턴을 하기까지만 해도
저는 정말 남부럽지 않는 행복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름방학부터 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인턴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회사일이란게 뭔가 제가 공부한 거와는 상관없는
무미건조, 단순반복의 작업이었던거죠. 선배들을 봐도 일 하는데 막 뭔가 생기도 없고
다들 빨리 퇴근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있고, 그냥 그렇게 다들 살더군요.
이래서 취업한 선배들이 취업하면 대학원 가고싶단 말을 하는 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7월 중순에 카이스트 대학원 공고가 딱 떴습니다.
학점도 자신있겠다, 지원자격도 되겠다, 자신있게 지원을 했지요.

그러나 4학년 때 인턴준비한다고 너무 전공을 안들여다본 탓에
그리고 여름방학때도 인턴생활 한다고 시간이 너무 부족했던 탓에
면접에서 제대로 말 한번 못해보고 탈락을 한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인턴도 정규직 전환에 실패를 해버렸습니다.

아시아나 정규직 탈락, 카이스트 대학원 탈락
그리고 9월을 맞이하였습니다. 원점에서부터 하반기 공채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4년간 쉴새없이 달려온터라, 그리고 탈락의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터라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전공과도 관련없는 인적성 준비, 한자성어 외우기, 시사상식 공부하기, 자소서 및 면접 준비 등등
이미 인턴을 준비하면서 질릴만큼 했는데 이것을 다시 또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미칠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대학원을 가려니 텝스도 없고, 포공은 토익 800 이상부터 지원가능 하다고 하고,
연고성한을 가려니 뭔가 아쉽고... 그냥 뭐하나 하고싶은게 없었습니다.

내가 정말 컴퓨터공학과를 왜 왔을까? 이게 정말 내가 하고 싶은게 맞긴 한건지,
컴퓨터공학으로 내가 앞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 학점만 높지 잘하는 건 하나도 없는데,
대학원 가는 게 맞는 걸까? 그냥 취업안되서 도피성으로 가는건데,
나처럼 공부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학벌 컴플렉스 + 취업준비 목적으로
대학원에 간 들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진정 연구를 즐기고 잘하는 자들과 경쟁이 될런지,
그렇다고 취업을 하면 과연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학사 출신으로서는 38선 과장이상 못간다는데,

오만가지 생각에 멘붕만 벌써 2달째네요. 9월, 10월 ㅋㅋㅋㅋ
아무것도 안한채 고민만 2달했습니다 정말 한심하게도 하하하핫

지금 성균관대 일반대학원에 지원을 한 상태고요. 랩실컨택도 사실 다해놓앗고,
저번 주 토요일에 면접을 보러가긴 했는데, 설령 합격하더라도 고민할 것 같아요.

올해 그냥 성균관대 대학원을 가야하는 건지,
아니면 다시 한번 재수해서 카포서 대학원을 준비해볼 지,
아니면 그냥 다시 취업 준비를 할 지,

물론 선택은 제가 하는 것이고, 그에 따른 책임도 제가 지는 것임을 잘 압니다.
주변에서 아무리 뭐라한들 너가 하고 싶은 거 해! 이게 답인 것도 잘 압니다.
짬뽕이냐 짜장이냐 문제만큼이나 쉬운 문제이지만....
하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한 이유 자체가 하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고,
뭔가 첫 단추부터 잘못낀 느낌도 들고,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게 대체 뭔지 모르겠습니다.

성균관대 대학원? 대학원재수? 취업재수?
대체 뭘 해야 할까요.........
  • 물리학도 ()

      후..정말 올해만 그런지 앞으로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진짜 환장하는 시기입니다. 성균관대에 그 학점으로 카이스트가 떨어지나요

    5년전만해도 그 스펙이면 대기업 골라갔을텐데...

    도대체 나라가 어쩌자고 이러는지. 서울대 경영에 학점 4점 텝스 900넘는 친구가 공기업 전패하지 않나...

    답변이 못되서 죄송하네요.

  • 낙대장 ()

      사실 제 학부는 단국대학교 입니다. 서류는 붙었지만 면접을 너무 못봤어요...

  • 직장인 ()

      제 생각에는 PKS 대학원과 다른 곳은 차이가 꽤 있다고 봅니다. 님이 그걸 아깝게 여길 수 있는 학점이라서 더 그런 면도 있어 보이네요. 반년 후에 다시 한번 지원해보셔도 될거 같네요. 반년치의 위험은 감당할만한 것 같습니다.

  • 알새우칩 ()

      제가 1년전에 했던 고민과 흡사해서 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네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저는 그 길에서 취업을 미리 선택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한번 제대로 해보고 싶었기에 선택을 했습니다.

    일단, 님이 말씀하시는 학사 출신으로는 대기업 38 과장선 틀린 얘기입니다.

    저도 학력에 관심이 많기에 메일을 통해 제철 P그룹사 임원들의 학력을 자주 검색하곤합니다.

    그럼 학사출신많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학교들이 대부분 SKY입니다.

    님이 어떤길로 가든 열심히만 한다면 전부 의미가 있는 선택이 될것입니다.

    결정은 본인이 하시고 타인의 말은 참고를 하되, 어떻게 내가 이 길에서 잘 할것인가를 고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왜 서포카를 제외하시고 연고성한 중 성을 지원했는지가 궁금하긴하군요.. 물론 연구실 마다 차이가 있지만 학교만 봤을때  컴퓨터 공학 이라면 성한보다는 연고가 나을텐데 말이죠.

  • 물리학도 ()

      아 성대 대학원 지원하신다고 해서 자대가 성대인줄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

  • 낙대장 ()

      @물리학도
    - 죄송할것 까지야 ^^; 학부공개가 뭐 부끄러운 일도 아니데요 뭘

    @알새우칩
    - 제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운영체제, 컴퓨터 시스템 분야 인데요. 카포서 밑으로 생각할 때에는 네임벨류보다는 제 분야에 맞는 연구실에 지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친형이 성대출신이라 형 이야기를 많이 들은 것도 있고요. 성대같은 경우는 컴퓨터 시스템 랩과 교수님만 6~7분이나 되셔서 연구도 굉장히 활발하고 실적도 좋다고 들었습니다. 삼성전자로 입사도 많이하고... 그런 이유에서였죠.

  • dk ()

      지금 임원들은 학사가 박사만큼 귀할 때 입사했죠. 거기다 공학사면 기본 160단위 이수해서 연구나 설계 업무 맡기기에 더 적절했습니다. 지금 그 정도 되려면 pks석사는 나와야 합니다.

  • pushTheEnvelope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pushTheEnvelope ()

      도대체 38선 과장은 어디서 주워들은 풍문입니까?

  • 세마대 ()

      ㅇ 하반기 취업이 되면 최선이고, 안되면 이미 컨텍한 성대 대학원 진학을 추천 합니다.

      - 취업이나 대학원진학을 위한 재수는 비추천.

      - 님상태에서 pks 진학을 위한 재수는 적극적으로 말리고 싶습니다.
        . 자대가 아닌 경우, 2-3년을 준비하는데, 재수한다고 해결될 상황이 아님.
        . 코스웍이 학부수준(상대평가)으로 적응이 힘들 경우, 오히려 역효과.
       
      - 성대 석사만 되도 취업하는데 학부때보다는 도움이 될것입니다. 

  • 낙대장 ()

      @pushTheEnvelope
    - 아시아나에서 한 과장님께서.. 부장승진은 거의 석박이라고;

    @세마대
    - 2,3년 씩이나 걸리나요? 카이스트 서류는 붙은 스펙인데... 전공 면접준비 잘하면 다시 노려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취업이 목표이긴 하지만 한학기정도 투자해서 pks간다면 더 좋은건 아닐지.. 사실 대학원 재수쪽으로 마음을 정하고 있었는데, 다시 좀 혼란스럽네용..

  • 세마대 ()

      ㅇ 2,3년 걸린다는게 학부2,3학년부터 준비한다는 뜻 입니다.

    ㅇ 6개월차이로 pks 간다면 더좋은건 맞지만 가을학기는 to가 거의 없어 힘들기 때문에, 재수를 하려면 1년을 잡고 하시기 바랍니다.

  • EEE ()

      목표의식 없이 달리다보면 그런 상황에 많이 처하게 되죠. 참고로 제 친구 중에 단국대놈 3명이 있는데 이번에 두명은 카이스트, 한명은 서울대 진학했네요. 제가 볼땐 그래도 재수해서라도 pks 가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대신 목표의식 갖고 면접 준비 잘하세요. 붙은 친구들 다들 대학원 하나만 바라보고 준비 열심히 했던 친구들입니다. 물론 보란듯이 붙었구요.

  • 긍정이 ()

      아시아나 말고, 해당 분야에서 1등으로 군림하고 있는 대기업들 지원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대학원은 나중에 가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이 악물고 취업 도전하시길 추천드리며, 아시아나 인턴 탈락을 왜 했는데, 고찰해서 보완 후 지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스펙이 아닌 사유로 떨어지는 지원자들을 보면 계속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결국 어딜 가나 보는 사람들의 눈에 문제점이 보이는 것이겠죠.

    학교에 눈 돌리지 말고 큰 기업 생활 먼저 하길 강하게 추천드립니다.

  • 문원장료 ()

      아.. 진짜 멋진분이네요..ㅋ 제가 조언은 해드릴수 없지만, 사회에 먼저 나가 있는 사람으로서, 글쓴이는 어딜가나 출세까지는 몰라도 제 몫을 다 하실 수있는 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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