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학/공학인들의 문제점

글쓴이
과학도  ()
등록일
2002-07-24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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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써내려가 거친면이 많이 있을것 같습니다.)

시스템 문제도 있지만 제가 보기엔 우리나라 과학/공학자(도)들에게도 문제가 많습니다. 평소 생각해 온 것 몇가지를 들어봅니다.

1. 책을 안 쓴다. 이 문제를 먼저 듦에 의아할 분도 있겠지만 사실 이것 하나로 많은 면들이 살펴질 수 있습니다. IEEE 같은델 보며는 정말 어마어마한 양의 책이 출간됩니다. 같은 주제에 대해 중복된 책도 무척 많아 언듯 낭비요 비효율적인걸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제가 보기에 미국 교수들(개중엔 책을 유독 많이 쓰는 학자들이 따로 있기는하겠죠.)은 몇가지 이유로 서적집필을 자신의 중요한 연구활동 중 하나로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경제적 문제도 없지는 않을겁니다. 팔릴 수요와 가격은 서로를 감안하여 유동적으로 매겨지니 어느 정도 인세를 보장은 해주는 것 같더군요.

두번째는 해당 커뮤니티에 자신을 알리려는 목적도 있을겁니다. 사실 연구업적이 비슷한 사람일 경우
책을 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인지도가 차이가 날건 당연하겠죠.  화려한 참고문헌목록은 자신의 열심을 과시하는 효과도 있겠고요. 아울러 그 학교의 인지도도 함께. 우리나라 학자들이 실력에 비해 국제학계에서 인정을 못 받는건(과학,공학도 이런 외적인 요소가 있다고 사회학에서는 트집잡듯 얘기하는 모양인지만 사실 비난받을꺼리는 아니라고 저는 봅니다.) 커뮤니티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수단을 논문과 학회발표로만 제한한 자업자득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번째로는 자기자신을 위한 목적도 있을겁니다.그동안 공부한, 또 연구한 분야를 집필작업을 통해 머리속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하는것이니까요. 또 그 책을 통해 우수한 학생을 받을 가능성도 있고.. 네번째로는 커뮤니티에 대한 헌신이겠죠. 이 부분이 우리가 사실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일종의 공명심이라해도. 사실 대가들도 찬사받기를 즐기는 사람이 많으니 유치하다고 비난할건 아닙니다.) 이런 성격이 없지는 않습니다. 하여튼 책을 집필하는건 논문을 내는것과는 다릅니다. 인지도를 높이는 면에선 훨씬 효과적인게 당연합니다.

그럼 우리나라 과학기술자들은 왜 책을 안 쓰는가. 제가 생각해본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지나친 겸손. 유교적 영향으로 겸양이 몸에 밴 때문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책을 쓰는 사람들은 다 대단한 사람들인데 내가 어떻게.." 뭐 이런 생각말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라고 할 수 는 없겠죠 왜냐하면.. 우리나라 특유의 튀는 놈 깎아내리기. 서구학자들은 우리가 보기엔 참 경솔하게도 전체를 일별하는 개론서도 잘 내고 별로 대단치 않은것도 뻥튀겨 잘 냅니다.(특히 미국학자들) 그러나 사실 개론서일수록 우리나라는 모두가 공인한 대가..나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 고쳐야 합니다. 좀더 당돌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정 그러면 책을 써도 안 부끄러울만큼, 책 좀 써달라는 사정을 선진국에서 할만큼 자신있는 분야를 가지는 전문가들이 됩시다!

둘째.. 글을 못 쓴다. 이건 부분적으로만 맞을겁니다. 사실 과학기술자 분들. 박사정도되면 웬만한 인문학 전공자보다 글 못 쓰지 않습니다. 유려한 표현같은것이 뒤져서 그렇지 전공서 집필할 정도론 손색이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집필의 습관이 들지 않았다는 겁니다. 익숙하지가 않은데 1년에 한권 정도가 나올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문제는 더 가혹하게 말할 수 있는데 표현력 자체가 부족합니다. 한국출신 과학기술자들은 수학에 대한 능력은 민활합니다. 하지만 책은 식만으로 쓰여지는게 아니죠. 솔직히 이 부분은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체계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은 떨어진다고 인정해야 합니다. 과학은 상당부분 상당히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언어적 의사소통과 기록에도 의존하는 면이 있습니다.

다음은.. 앞서 집필습관이 부족하다고 했는데 한국사람 자체가 기록 남기기를 귀찮아 합니다. 이건 뭐 일본과 비교해볼때도 확연하고..

끝으로 정보공유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정보는 공유될때 파급력과 함께 예상치 못한 이익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지식을 커뮤니티를 위해 concrete하게 하고 확산시키는건 꼭 교수급 학자에만 해당하는게 아닙니다. 일반 연구원이나 심지어 생산현장의 근로자도 스킬들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고려청자의 도공들이 당시에 대단한 사회적 지위나 가졌던가요.) 드물게 우리나라에서 이런 집필이 국내적으론 활발한 분야가 컴퓨터 쪽이겠는데 아시다시피 고등학생,대학생들도 책을 냅니다. 이런 풍조를 최초로 만든게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출판사 사장분이 초기에 집필을 고사하는 필진들을 끈질기게 찾아가 졸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분이 불을 지피지 않았다면 서점의 그 많은 컴퓨터 관련책들이 전부 번역서로 찼으리라고 말 못 하겠죠.

글쎄.. 책출간이 적다는 문제 하나로 많은것이 나왔지만 좀 더 있습니다. 아참.. 위와 같은 식으로 한국 엔지니어들이 쓴 책이 점차 알려지고 호평을 받으면 신뢰도 올라가고 경제적인 면에도 적지 않이 기여할겁니다. 꼭 외국을 겨냥하는게 아니라도 과학/공학 저변확대 및 사회로부터의 인정을 얻는데도 큰 도움이 될겁니다.(하긴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는 일단 외국에서 짜~한 명성을 얻어야 인정을 받는 풍토이긴 하군요.)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히딩크의 나라 네덜란드는 직접 저술뿐만 아니라 주요 학술지에 발표되는 논문에 대한 접수료,심사료와 지적재산권으로도 톡톡이 벌어들이는 나라입니다. 제가 알고있는게 맞다면 물리학에서 가장 많은 논문들이 발표되는 피지컬 리뷰 레터스의 판권을 네덜란드 회사가 가지고 있을겁니다. 보다 확실한 건 얼마전에 제가 네덜란드에 대해 썼던 글에서 어느분이 지적해주신 엘세비어. 이 회사는 앞으로를 주름잡을 인공지능,패턴인식 분야의 학술지들을 모조리 선점해버렸습니다. 두고두고 돈이 들어올건 당연합니다. 솔직히 이런 여건이라면 해당분야에서 네덜란드 연구자들이 약간의 메리트를 갖는다해도 이상할건 없을겁니다.(최소한 불이익은 안 당하겠죠. 하여튼 국가적 인지도는 핸디캡을 제거하기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2. 이공학 공부는 냉철한 이성을 주로 요구합니다. 그런데 이 냉철함과 비관을 구별 못 하고 비관주의에 젖어버리기 쉽습니다. 사실 밝고 경쾌한 태도는 직업을 초월한 윤활유같은 요소인데 이 점이 좀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과학기술자들은 보통 사람들이 비관적 태도라 불리는 어떤 면이 상당히 강합니다. 하지만 스스로는 내성이 있어 잘 견딥니다. 그러나.. 결국엔 비관주의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은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면은 scieng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여튼 이공학도들이 대수롭지 않은 수준이라 여기는 날카로움과 회의적 태도에 일반인들은 어울리기를 거부할 정도로 괴로워한다는 사실을 아십시요. 적절히 밖으로는.. 필터링합시다.

3. 과학역사가 짧다보니.. 과학에 있어 문화적 배경을 간과합니다. 한겨례 게시판에 이점을 지적한 분이 계시던데 확실히 과학적 사고가 생활속에서 몸에 배여야 따라갈 수 있는 하드코어 과학쪽에서는 어느 한계이상은 자라온 환경과 문화로 인해 서구학생들을 추월하기 힘듦을 느낍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점을 축적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박약합니다. 즉 내가 이런 어려움에 있었으니 내 다음세대는
좀 더 나은 환경(조언도 되겠고 경험도 되겠죠)을 제공하는 노력이 전무합니다.(적어도 이때까지는)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저명한 학자들이 이런점에 대해서 쓴 책들이 많은걸 봅니다.(히로나카 헤이스케의 책이라든가..) 파인만이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동료들의 도움으로 출판된 몇권의 책들은 이게 과학도, 공학도가 되는 교육이구나 싶은 점들을 알려줍니다. 그들 내부에서 이런식으로 계승해나가는거죠.

4. 다음.. 타 전공간에 대화를 안 하고 크로스오버를 꺼린다. 정말 확연하고.. 이 문제가 극복되지 않는한 한국 과학/공학이 창조적인 단계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습니다. 또한 다른 누구를 탓하기 힘든 사항이기도 합니다. 유학파들, 특히 미국 유학파들은 이 점에 있어선 많이 개방적이고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시스템에 가로막혀 첩첩이 국지화, 배타화하고 있습니다. 정말 너무 막막해서 별로 쓰고 싶은 말이 생각이 안 나는 사항입니다. 반도인들은 정통성에 집착한다고 하던데 그것과 연관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5. 학벌 카스트가 강하다. 이 점, 한겨레 토론방에서도 문제가 되더군요. 학벌 카스트. 정확히 말해 학부카스트는 상당히 강하게 상존합니다. 한마디로 좁은땅에서 시야가 좁다보니, 또 유교의 영향으로 모든걸 수직적으로 파악하는 영향이라 하겠습니다. 미국의 경우를 보건데 우수한 학문적 업적을 거둔 학자들이 학부는 들어보지도 못한데를 나온 사례가 허다합니다. 이 문제는 경험해본바로는 젊은세대에서도 별로 다를 바가 없어 심각합니다.

6. 반면 모두가 최고만을 지향합니다. 쉬쉬하지만 각자 학문내에서 가장 어려운 분야. 인정해주는 분야들이 있을겁니다. 우리나라 과학/공학도들은 전부 이것만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것에 도달하지 못하면 이내 포기하고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거나 때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까지 합니다. 외국을 보면.. 그 분야에 대한 애정이 있어 자신의 능력이 허락하는 위치에서 적합한 롤을 택하려 합니다. 최고수준의 연구에 전념하는 사람. 교육과 홍보에 힘쓰는 사람. 앞서 말했듯 책을 주로 쓰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고.. 그러다보니 자연히 분야의 모양새가 조직되고 효율적으로 움직여집니다. 정말 저런일을 하면서 교수인가 싶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일을 하는 이들이 있고 결국 세계에서도 특수성을 인정받습니다. 솔직히 그 사람들도 열등감이랄까하는게 없지는 않을겁니다만 그걸 상쇄할 만큼 과학/공학에 대한 애정이 더 큰것 같습니다. 결국 나라가 돈이 많으니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7. 자부심이 부족하다(사고 전문가로서의 자각이 없고 단순히 특수화된 장인으로 스스로를 생각한다)
과학/공학도 인문계의 기초학문 못지 않게 보편적인 사실들을 말해줄 수 있는, 보편적 주제에 관해서도 사고능력이 뛰어나다고 주장할 수 있는 면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암기교육탓인지 이런 점에 대해 인식이 그다지 깊지 않습니다. 그저 좁은 한 분야에 대해 능통한 전문인으로서만 자각하는 과학/공학도들이 많습니다. 요즘에 들어서야, 인문학에 대해(저는 무조건적으로 인문학도들을 적대시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사회가 건강하려면 좋은 인문학의 토양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과학/공학도 나름의 교양적 지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솔직한 심정으로 아직은입니다.. 이상희 후보의 경우에서 보듯 아직은 그들과 직접 말싸움을 하기엔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이 주제가 다소 핀트가 안 맞는것 같은데 아무튼 공돌이라는(저 개인적으로는 친근하게 생각하지만) 비하적 늬앙스를 담은 호칭속에 쟁이로서의 전문성에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8. 끝으로 이재와 기술을 연결시키는 태도가 아직 부족합니다. 과학뿐만 아니라 공학도 좀 더 그러해야 된다고 봅니다. 앞으로의 시대에 이공학도가 항상 뻗고 있어야 할 안테나 중 하나는 기술의 상업적 응용일겁니다. 구체적으로 말해 마켓 익스텐더, 마켓 크리에이터가 된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대중과 시대의 니드를 읽고, 항상 어느 정도의 경영마인드도(개인차원의, 또한 기업가 정신도) 함께 가져야 합니다. 이 점을 구세대에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 사실 앞으로의 이공학도들이 더 혹독한 환경속에 서 명심해야 할 점이기도 합니다. 물론 모두가 성공하지는 못하겠지만 보완을 위해 상부상조랄까 성공한 이공학도들은 가능성 있는 후진 및 재기자들을 위해 일정 비율씩 펀드를 조성하는 풍토도 필요합니다. 흑인들이 떼부자가 많아도 인종 전체로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선례를 밟지 않기 위해 어느정도의 9. 생산적 안전망을 이공인들 스스로, 자발적으로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 포닥 () IP :

      아주 중요한 문제를 지적하셨습니다. 책을 출판하고 유통시키는 과정에 숨겨진 비밀을 파악해 내신 다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열쇠를 얻으시는 것이나 다름없답니다.

  • 포닥 () IP :

      자, 미국의 책값이 장난이 아니지요? 미국의 무료 공공도서관의 숫자도 장난아닙니다. 미국의 대형서점들이 그 비싼 책들을 어떻게 팔아서 운영하는 것일까요?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책들이 어떻게 소화되며, 그 책값은 어떤 시장의원리로 결정이 되는 것일까요? 참고로 그 유명한 타어거 우즈의 근간 골프서적은 칼라판에 엄청난 크기에도 불구하고 단돈 18 불정도에 할인판매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이공계 전문서적은 아무리 허접해 보이는 것도 100 불 수준입니다. 그 비밀을 풀어내신다면, 이공계 문제의 해결점에 매우 접근하신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과학도 () IP :

      글쎄요.. 저는 그 정도까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지 않으면 (별거 아닌것 같아 보이는, 교재의 의존만해도) 유학만이 대안으로 받아들여지는 학문적 종속 상황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일종의 지배력의 선순환을 그들이 가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 논리 () IP :

      미국에 모 학교에서 보면 60이 넘은 노교수가 주말마다 새로운거 찾는다고 저널을 첨부터 끝까지 정독을 하는 분이 있슴다.. 벌써 저서만도 열권가량 되는데... 그 중 두 세권이 국제적으로 공학도들의 교과서로 쓰인다고 함돠.. (저희나라 포함). 물론 미국이 교수 평가나 연구실적 부족한 교수가 짤리기 쉽기때문이라지만 물론 그것이 아니라도 그토록 나이지긋하신 분이 평생에 걸쳐 쌓고 쌓은 학문의 노하우는 그만큼 가치가 있을것입니다.

  • 논리 () IP :

      저희나라에서도 K에 계시는 분 중에서 '저서'라고 옛날에 낸 것이 있는데, 보면 왠만한 그림들 외국text에서 허락없이 붙여놓고 여러논문이다 모다 전부다 짜집기만 해놓고 '편저'도 아닌 '저' 라고 본인 이름뒤에다 붙이는거 보고 한숨이 쉬어진적이 있었슴다...

  • 논리 () IP :

      저희나란 보면 넘나두 학문하시는 분들의 연구토픽이 자주 바뀌는것도 전문성있는 책을 출판하는데 문제가 있는듯 싶슴다... 물론 fund를 따라가는것이 인지상정이지만 학문의 깊이를 위해서라면 특정부분을 깊숙히 오랜세월동안 연구하는 '학풍' 또한 아쉬운게 사실입니다...

  • 소요유 () IP :

      아주 좋은 글입니다.  아주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하나 추가하면 혹시 책을 쓴다하더라도 '설렁성렁' 쓴다, 따라서 원서보는 것이 낫다 입니다.

  • 준형 () IP :

      무엇보다도 조그만것 하나라도 기록하는 습관에서 책을 출판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거겠죠, 제 교수님들도 참 글 많이 씁니만 조그만 생각에서부터 책 한권이 써지는걸 바라 볼때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는 안 듭니다.

  • Simon () IP :

      타이거 우즈의 컬러 화보집은 많이 팔릴 수 있으니까(volume, quantity) 18불에 팔아도 되고, 교수들이 쓴 책은 양보다 질, 즉 수요가 적으니까 100불은 받아야 되는 거 아닐까요?

  • Simon () IP :

      미국 책에 관하여: 그리고 대부분의 교수들 책은 자신의 이론을 정립한 것, 자신의 실험을 정리한 것, 자신의 논문과 동료 연구자 그리고 같은 부문의 친구들이 해 놓은 것들을 조합하여 쓰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자기 혼자 독불장군으로 써 내려갈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선 데이터 및 책의 신뢰성도 낮아지겠지요. "협력", 동료 교수와의 cowork, 제자와 선생과의 진정한 협력/동반관계(연구인으로서)...이런 관계가 많은 양의 책을 쓰는 "저자"를 양산해 낸다고 봅니다. 그런 책을 "읽게 만드는 사람"들 역시 같은 강단에 서 있는 많은 동료 (같은 학교 뿐 아니라, 같은 지역, 다른 학교, 다른 지역, 심지어 해외에 이르기까지)들이 "책장사" 역할을 해주죠. 그들이 책을 쓰면 또 다른 동료들이 책팔아주는 것이고..

  • Simon () IP :

      우리는 Permission from (someone)없이 그림/데이터를 마구 갖다 붙이지만, Permission from (명망있는 학자의 이름)은 곧 자신이 쓴 책의 신뢰도를 가늠하게 해 주는 척도가 될 겁니다. 자신의 책에 타인의 데이터를 싣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여러 모로 저자의 인적 네트워크와 학문적 수준을 대별해 주는 것이 될테니까요. 유씨는 유씨끼리 종놈은 상놈하고 논다고 ... 같은 배를 탄 사람끼리 서로 협력해서 output의 효과를 100배 증폭시키는 것 같습니다. 시도를 하지 않을 뿐이지, (타인에게 고개 숙이는 것 싫어하죠?) 막상 우리나라저자들도 훌륭한 학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 꾸준히 유지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훨씬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 Simon () IP :

      자신도 다른 훌륭한 학자들과 대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죠. "우물 안 개구리"를 자처하고, 일단 학위 따서 교수 되고 나면, "내가 세계에서 최고"라는 다소 폐쇄적인 생각에 정작 외국과의 교류를 등한시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교수가 외국에 한번 가면, 외국 교수도 우리나라에 한번 오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지요? 뭐가 무서운 걸까요? 무엇이 장벽이길래, 활발히 교류하기 힘들까요? 여기나 저기나 "business" 좋아하고 "사람만나기" 좋아하는 사람들 있기는 매 한가지 일텐데 말이죠.

  • Simon () IP :

      일관성의 문제도 있을 것 같습니다. 1995년도 일본에서 열린 국제 학회에 우리나라 학자들을 비롯한 여러 나라 학자들이 모였습니다.

  • Simon () IP :

      매년 각 나라를 돌며 개최된 conference에 1995, 1996, 1997 이렇게 잘 나가다가....1998, 1999, 2000 이 되면, 우리 나라 학자들의 참가자 명단은 0 가 됩니다(아마 IMF 때문에 해외 외유?를 스스로 꺼려 하거나 자제한 탓이겠지요?). 그 사이에 불과 3년 사이에 해당 학회의 모든 요직?과 chair 부문별 좌장은 1995년도 학회 Banquet 석상의 2nd, 3rd table 에 앉았던 유럽, 중국의 교수들이 전부 차지하고 말았습니다. Korean Professor들은 1995년 수준 그대로....2001년에 다시 만나 보니....자신들 보다 뒤쳐져 있던 해외 학자들이 자신이 있어야 할 위치를 점유하고 있었던 거죠.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일관성의 결여 !

  • Simon () IP :

      그럼 화가 나고 다시 분발을 해야할텐데, 적어도 국내에서는 본인(Korean Professor)의 위치가 흔들림없이 유지(?)되었기 에,....해외에서의 요직은 접어두고 내치(?)를 굳게 다지는거죠. 국내에서나 한자리 하고,...해외 저널/ 해외 conference는 후배나 제자들 키워서 ..... 뭐 이런 발상 아닐지?.......이런 식으로 하는데 어떻게 "star" 학자가 나올 수 있겠습니까? 한 분야에서 꾸준히...끊임없이 output 내고,사람 만나고, 돈 줄 찾아다녀도 될까 말까 한데말이죠. 결국 "자신의 안위"만 찾다가 당장 망하지 는 않지만, 서서히 망해가는 꼴이 되어버릴 겁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라도, "은근과 끈기"있는 투자와 "정직과 변함없는 연구"가 절실한 이 떄입니다.

  • 배성원 () IP :

      끈기있고 변함없는 연구는 이런 연구지원 체제에서는 대학에서나 정출연이나 어불성설입니다. 기업은 애초에 그런걸 하면 안되는 곳이고.....시장논리로 연구하는 나라에서 무슨 미래가 있겠습니까?

  • 소요유 () IP :

      Simon님 말이 맞습니다.  학문의 국제경쟁력이란게  단순하게 실력만 갖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외교력이 필요하지요. 오늘 신문에 보니까 한국의 한 학자가 자동제어학회인가의 회장에 피선되었다고 나오던군요.  국내 학회에 지난 20년이상 참가해 본 경험은 외국에서 갓들어와서는 맨 앞에 앉아서  열심히 질문도 하고 코멘트도하고 그러는데 점점 뒤로 밀리다가 결국에는 조용히 사라지던군요.  나중에 학회에서 한자리 할때 다시 나타나고요.  외국학회에 가면 한국사람들 끼리 어울리죠.  저야 뭐 말이 안되니까 조용히 있긴 하지만....  나름대로 반성하고 있습니다.

  • Simon () IP :

      소위 신임 교수에 (전임강사/전임교수) 임명되었다는 분의 사고를 한번 바라봅시다(왜, 뼈빠지게 공부해서 교수되면 이따위 발상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꼭 꼭 숨겨두었다가, 조교수 임용 심사 있기 1년전, 2년전 쯤에 그 아이디어 가지고 해외 SCI 저널에 한 두편 정도 제출한 다음(SCI에 몇 편이상은 되어야 승진 목표 점수를 받으니까), 적당히 번역하여 국내학회에 날린다 ! <== 이걸 삶의 지혜, 조교수 및 연이은 부교수 승진까지의 소위 " 전략 " 이랍시고 주절이고 있읍디다.

  • Simon () IP :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곧장 눈문을 내는 것이 아니라, 기다렸다 시간 안배를 하여 논문 쓰고, 소위 "연구"하자...라는 취지이지요.

  • Simon () IP :

      저 따위 썩어빠진 자세로 강단에 선 자식들 때문에, 이공계 교수들(물론 일부 몰지각한 이들이 전체 물을 흐려 놓지만...)을 "이공인"이라 부를 수 없는 겁니다. 아래 누군가 언급하셨듯이 "나는 교수, 이공학과의 교수"이지. "이공인(Scientist, Engineer)"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죠. 박사 과정하여 학위를 취득하는 목적 ==> 교수 되기 위해서. ==> 왜 교수 되고 싶어? ==> 신분 상승 ! <== 이런 식이죠. 만화가 이원복 씨가 본인의 예를 들어 솔직히 했던 말이죠. "신분 상승". 학회 가서 골프 치고 싶으니까. 국내 업체 사람들에게 "대접 골프" 받고 싶으니까. <== 이게 최근 모 지방대학 이공학과에 전임급으로 임용된, 유학파 출신,  실존 인물의 "솔직한 생각"입니다.

  • Simon () IP :

      골프 치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업체로부터 대접 골프" 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나쁘다는 것이죠.

  • Simon () IP :

      자본주의/민주주의 사회에서 능력대로 노력한데로 학위 따서 "신분이 상승"되었다 칩시다. 고매한 신분/High Class가 되고 났을 때,Lower Class(이런게 존재하는 지 의문이지만)를 위해, 자신의 젖줄이 되어주고 밥줄이 되어주는 이공기업인, 연구소 직원,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이 사회에 어떤 보탬이 될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승된, 신분"을 이용해서, 지금까지 고생한 것" 보상 받자" 는 마음이지요. 그야말로 "천민 자본주의", 조선시대 "돈으로 양반직/관직"을 산 그런 넘들과 무엇이 다릅니까? 신분이 상승된 만큼, 인격과 인간됨/신조도 상승이 되었으면 좋았을 것을 !

  • Simon () IP :

      가문이 좋고, 배경이 좋고, 그래서 돈도 많고 학벌도 좋은 이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며 사는 경우도 있고, W Bush 같이 앞에선 고매한 척 하며 뒤에선 부사수/꼬붕(그것도 나이 많은, 아버지 꼬붕이었다 지 꼬붕으로 달라붙은) 딕 체니 옆에 두고 회계 부정/ 주식 사고 팔아 부자되기 나 실천하는 그런 놈들과 똑같은 거죠. 그런 맥락에서, ..., 미국 사람이라지만, 존 케네디가문이 개중 나은 것인지?....분명 우리나라에도 저런 "참 고위층"과 "왜곡된 고위층"이 상존하고 있을 겁니다. 문제는 Our Twisted Hero, mainstream은 대부분 "왜곡된 양반님"네들께서 점유하고 계시니까! 모름지기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른 것"이 미천한 이들의 인지상정인지...

  • Simon () IP :

      암튼 "제대로 된 책"을 쓰는 이들, "제대로 된 연구"를 하는 이들은 절대, 시간이 모자라서라도 "대접 골프" 받을 엄두도 못 낼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어딜 가나 "가라 들"이 "진짜 인 척"하는 게 문제겠으나, 과학/기술의 탁월한 발전 덕분에 그런 "거짓 지성인"들은 금새 탄로나는 세상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곧, "가짜 지식인" 바로 퇴출시키는 제도를 도입하기를 !!! 부디 ~

  • Simon () IP :

      배성원 님 모교에(제 예상이 맞다면), 저만 해도 "진정한 연구"를 하시는, 제가 정말 존경하는 교수님 계십니다. 전 그분을 잘 알고 있지요. 그런 분들이 이 시대 진정한 스타이고, 우리들이 "띄워야 할 그런 스타"입니다. YC Fung (중국인, Bioengineering 대가) 같은 사람도 알고 보면 제자들, 후학들이 "띄운 스타"이니까 !

  • Simon () IP :

      점심 식사 바로 마치고, 입가에 고추가루 하나 딱 낀 채로도,...해맑은 웃음으로 책장을 넘기며 학생들 앞에서...."자, 자....다음 topic은 뭐였더라?"라고 분주히 연구하려고 애쓰며 훌륭한 논문 꾸준히 내시는 그런 분 말이죠. 그런 분 우리들이 찾아내서 띄워줍시다 ! 기왕 "비리 교수 명단" 찾아내 뒤통수 치는 일이 힘들다면, 우리끼리 "이공인이 뽑은 The most Admired Professor of the Year"같은 분을 뽑아서....상금과 부상은 못 주더라도...."통보"라도 해드리자는 거죠. 어떤 게 더 훌륭한 상인가요?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학생들이 인정해주는 선생....이런 분이 진정한 스승 아닐지?

  • Simon () IP :

      분명 저런 거 만들면...또 학파끼리....학벌끼리 헤쳐 모여 자기 학교/자기 실험실 선생 추천할겁니까, 여러분? 그런 생각이면 그만두고요.

  • Simon () IP :

      fortune.com 에 들어가면,....Fortune 500 가 좌측 메뉴 최상단에 띄워져 있지요? 아예 우리 싸이트에도 게시판만 만들것이 아니라, 주별/월별 Scieng 100 같은 것을 만드는 겁니다(이공 분야 학과도 좋고, 교수도 좋고). The most admired, the most academic/scientific./...the most state-of-the art/...the most "basic/fundamental"...the most "valuable" ... 심사위원은 scieng의 간부들이 하든, 별도의 committee를 만들든지 말이죠.

  • Simon () IP :

      The most referenceed paper/publication....이런 데 당선되시는 분은 정말 뿌듯하겠네요.

  • Simon () IP :

      referentiated...sited...인지 암튼 "가장 인용 많이된 (우리나라 학자가 쓴) 논문/학술 논고 등 말이죠.

  • Simon () IP :

      cited...(인용된) 겠구나....오탈자 엄청 생기는 밤인 걸?

  • 배성원 () IP :

      제 모교니깐 제가 더 잘 알겟죠? 화공과에 강모 교수님을 저는 존경합니다. 학생들이 그 교수님 침튀는거도 불사하고 강단 앞으로, 앞으로 모이지요. 2시간 연강도 후딱 지나감다. 아...올 여름 휴가에 포항 가서 함 뵈야 겠습니다. 전 기계관데요, 억지로 논문 지도교수로 올려놓았더랬죠. 요즘도 한번씩 많은 지도 받고 있습니다.

  • 배성원 () IP :

      simon님 덕분에 잠깐 공부할때의 추억에 젖어 보았습니다..........

  • 직장인 () IP :

      한겨레의 이공계 기피현상 토론방에 제가 귀하의 글을 올렸습니다. 여러 사람과 공유되었으면 좋을 것 같아 제가 허락도 없이 올렸습니다. 혹시라도 문제가 된다면 제가 곧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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