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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하나가 빠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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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하는 사람. () 작성일2002-02-2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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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에 10년이상 종사하다가, 지금은 과학과 관련한 인문학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5년이상 전문연구요원을 했었지요. 지금은 몰락한 한 과학기술관련 시민단체의 회원이기도 했구요. 예전에 저희 단체에서, 과학기술자를 결합할려고 많은 노력을 했었는데, 지금 이곳의 수많은 사람들의 성원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헌데, 어쩐지, 방향이 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과학기술의 권익보호를 위한 노력은 좋은 데, 한가지가 빠져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단독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과학기술과 사회의 문제입니다. 예전에 한겨레신문에서 한 분이, 인문학의 회복과 과학기술자의 제대로 된 자리매김은 중요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올린 메일을 접한적이 있는 데,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저도 회사생활을 근 6년 간 연구원으로써 해 보았기 때문에, 이공계 연구원이 어떻게 회사내에서, 그리고 사회적으로 어떻게 위치하고 있는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기술개발에 종사했던 개인적인 경험을 들추어 보면, 고생은 연구원들이 거의 다하고, 공은 대부분 다른 곳(상사 연구원 혹은 영업)에서 가져가지요. 특히 문제가 발생하면, 연구원이 뒤집어 쓰기 일 쑤 이구요. 특히나, 중견간부로 성장하는데 있어서, 연구능력보다는, 관리적인 능력, 사교술, 경제에 대한 관심이 더 중요하고요. 로렌조오일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늙은 연구원처럼, 평생을 연구직에서만 보낼 수 있는 여건은 한국의 회사문화에서는 존재하지 않지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써, 한겨레 게시판 그리고, 이 웹사이트에서 많은 분들이 글을 올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어쩐지 잘 못된 방향으로,  혹은 바퀴의 한쪽(과학기술과 민주주의)이 빠져 있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과학기술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과학기술지상주의. 이 느낌 밖에 들지 않군요. 자본가, 정치가의 이해에 종속되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과학자들의 현주소를 해결 하기 위한 방법은 결코, 떡 좀 더 달라는 논리로써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왕왕되면 떡을 더 받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과학기술자들의 현실은 변함없을 것입니다. 특히나, 연구특례개선 및 봉급의 상향등은 다른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비교할때,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지요.

 

현 과학기술자들이 가진 사회적 제관계를 해결하는 데 가장 우선시 해야 할 것은, 과학기술내에 그리고 과학기술로 부터 비롯되는 정치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소위 과학기술자들은 과학기술이 가치중립적이라 보고, 과학기술의 사회적 효용에 대해 무관심합니다. 그건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제이다라고 하고 제쳐 두지요. 실제로 과학기술의 [가치중립성]으로 부터 비롯된 [객관성]의 이미지로 부터, 득을 보고 있는 사람들은 과학자들이 아니라, 과학자들을 부려먹고 있는 자본가, 정치가, 금융주들이지요. 그들은 지금까지 외부로는 "객관성"으로 포장하고 내부로는 그들의 "이해관계"를 관철시켜 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기술자들의 사회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과학기술이 지닌 정치성에 대한 무관심은 보다 더, 그들의 가혹한 현실을 심화시키는데 일조를 합니다.

 

이러한 이데올로기의 격파없이, 현재 논의 되고 있는 이러한 노력들은 결코 우리나라 과학기술자들의 천민 자본주의 사회속에서의 제위치를 개선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혹여 이 글을 읽는 독자중에는 저의 이러한 이야기가 오히려 과학자들의 위상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다라고 우려하는 분도 있을 것이나,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류와 사회를 위해 올바른 봉사하면서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이 될 때, 과학기술자들도 자기보람을 찾을 수 있고, 어린 고등학생들도 과학을 좋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천민자본주의의 개혁과, 과학기술의 정치성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히 국가 경쟁력에 대한 봉사에 대한 댓가 운운으로는 과학기술자의 현실은 개선되지 않을 것입니다. 과학기술과 민주주의는 충돌하지 않으며, 회사내, 사회내, 그리고 과학기술자체내의 민주주의에 대한 노력없이 현재의 과학기술자 제 몫 찾기운동은 허황된 꿈에 불과합니다.

 

댓글 3

이공인님의 댓글

이공인

  옳소! 화두는 기술이 무엇인가 부터.. 인문학은 무엇인가 부터.. 

Star님의 댓글

Star 50.♡.248.77

  Posts like this brighten up my day. Tahkns for taking the time.

Fleta님의 댓글

Fleta 80.♡.24.181

  I thank you humbly for sharing your wsiodm JJW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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