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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이공계 토론실의 학생회 관여자의 글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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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 () 작성일2002-03-0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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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공계인들이 원하는 것은 부(富)가 아니라 최소한의 경제권과 안정된 생활입니다.
주위에서 보면, 경력 10년이 넘고 40대의 가장이 되어도 끼니 걱정과 전세금 대출 걱정을 하는 것이 다수 이공계인들의 삶입니다. 의사, 판/검사, 변호사 등 소위 '士'자 들어가는 직업인들이 이런 끼니 걱정과 돈 걱정하는것 보신적 있습니까? (음... 탈세한 것이 들키지 않을까, 어떻게하면 좀더 긁어모을까하는 걱정은 종종 하더군요)

법정 근로시간이란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공계인들은 법정 근로시간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겨우 일요일날 집에서 좀 쉴 수 있게되면 잘쉬었구나 하고 고마와합니다. 야근은 필수이고 철야 근무는 옵션인 속칭 노가다꾼이라고 자칭하는 분들도 종종 봅니다.

부모가 의사나 공무원이면 자기 자식들에게도 이러한 분야로 진로를 가도록 적극 권유/강요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자주봅니다. 그러나 엔지니어인 부모가 자식들에게 자신의 뒤를 이어서 훌륭한 엔지니어가 되길 바라는 부모는 본 적이 없습니다.

정부에서 이공계 지원을 하는 것은 의료계나 법조계 지원을 하는 것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릅니다. 의료계나 법조계는 정부의 한 가족이지만, 이공계는 정부를 위해 세금을 헌납하고 충성해야하는 제3의 단체일 뿐이라는 전제 하에 최소한의 아량을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나 의료계, 법조계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무턱대고 이공인은 불쌍하다, 힘을 키우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불합리합니다. 이공계의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서 다른 그룹을 험담하는 것도 올바른 방법은 아니라고 봅니다.
배울 것은 배우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겸허한 자세를 가집시다.
꿈과 이상이 밥먹여주지 않습니다. 밥먹고 사는게 뭐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하시는 젊은 이공인들이 계시다면, 이 분야에서 10년만 일해보십시오. 글 앞부분에 나온 끼니 걱정과 돈걱정이 끊일 날이 없을 것입니다.

차근차근, 합리적으로,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부터 변화시켜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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