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휴대폰 핵심기술 중국 유출 사건을 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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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등록일
2002-09-2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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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재산권은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 반드시 보호받아야 할 핵심적인 자본재이다. 이번에 발생한 기술유출사건이 지금 우리를 무섭게 쫓아오고 있는 기술 경쟁국인 중국을 상대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듣는 이를 섬뜩하게 한다.

이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벨웨이브'는 촉망받는 정보기술 벤처로서,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화려한 인적구성으로 장래가 주목되는 회사였다. 따라서 부도덕한 벤처 사기꾼이나 기술유출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회사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현실적인 결과는 기술유출 혐의와 임직원의 구속으로 나타났다. 범법행위가 사실로 밝혀지면 이는 관계법에 의거 엄벌을 처해 마땅할 것이다. 여기서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은 이 사건에 대한 공정하고도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하며, 이와 덧붙여 다음과 같이 촉구하는 바이다.

첫째, 기업의 지적 재산권과 연구원의 지식은 별개이다. 지적재산권은 특허등으로 법적 제도적 보호를 받으며, 기업의 소유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연구원의 두뇌에 들어있는 지식과 경험은, 그것이 기업에서 일하며 더욱 함양된 것이라 하더라도, 기업의 소유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의 지적재산권이 침해당했는지, 연구원들의 지식과 실력의 산물로서 벨웨이브사의 자체기술인지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언론 보도만으로는 실상을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자칫 대기업의 시각에 경도되기 쉽고 개인에 대한 보호에는 취약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둘째, 지식기반 경제체제에 있어서 연구개발의 산물인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대폭 제고해야 한다. 첨단기술의 해외 유출을 적극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산업스파이 방지 관련법(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등)을 보완하고, 적절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또한 행정부는 물론 입법부와 사법부에도 첨단 과학기술 보호를 주요 국가 전략과제로 인식하여 해당 전문가들을 적극 보강해야 한다.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비전문가들에 의한 주먹구구식 대처로는 안된다. 

셋째, 연구개발 종사자들의 지적 재산권 획득을 장려하여 연구원이 기업을 떠나 경쟁업체로 가버리지 않도록 연구환경 개선에 적극 힘써야 한다. 모든 것을 연구원의 도덕성에만 책임지우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도 안된다. 기업 소유의 지적 재산권에 대한 개발 연구원의 지분을 인정하고, 불평등한 기밀유지 강요, 전직금지 계약을 폐지하라. 자유경쟁을 막고 시장경제 원칙에 반하는, 전직 직원과 소속사에 대한 보복 관행도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도, 외부의 유혹에 굴하지 않고 연구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연구원의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신기술 개발로 기업이 엄청난 이익을 챙겼을 때 해당 연구원에게 합당한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도록 법령을 정비하라.

이공계 두뇌의 해외유출은 이미 시작되었다. 지금까지는 미국이민 등의 형태로 일부 선진국에 국한되었지만, 앞으로는 이공계 연구인력에 대해 파격적 처우를 보장하고 있는 중국 등의 국가로 다변화할 조짐이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기업은 두뇌 유출이 곧 기술 유출임을 자각해야 한다. 또 이번 사건의 진행 상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술과 자본의 국제간 이동에 있어선 국적과 국경이 무의미하다.

 두뇌 유출과 기술 유출을 방지할 효과적인 대책이란 것이, 강제적이고도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는 불평등 고용 계약, 출퇴근시 몸수색, 이메일 검열이란 말인가?  근본적이며 최선의 대책은 스스로 남아있게끔 만드는 연구개발 환경 조성과 회사와 임직원간의 신뢰관계구축임을 자각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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